10일 서울노동인권영화제의 2일차 2번째 상영작은 베네수엘라를 다룬 단편기록영화 <베네수엘라, 실패한 쿠데타>와 기록영화 <투쟁의계절>이었다. <실패한 쿠데타>에서는 후안과이도의 <쿠데타>이후 한달만인 2019년2월의 베네수엘라를, <투쟁의계절>에서는 2019년의 베네수엘라를 보여준다. 서울노동인권영화제는 <실패한쿠데타>를 <전세계 수많은 언론이 <혼란에 빠진 베네수엘라>를 보도했지만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언론인 아흐메드카발로감독은 2019년 2월8일부터 6주간 베네수엘라에 머물며 99%의 언론이 말하지 않는 진실을 추적한다.>고 소개했다. <투쟁의계절>은 <카라카스근교에 위치한 7개의 꼬무나위원회 주민들이 모여 <알토스리디쎄(Altos de Lídice)>꼬무나를 건설해나가는 과정을 다룬 기록영화이다. 1년간 마을공동체구성원들이 자립적으로 의료, 문화생활, 공공서비스 문제를 풀기위해 시도하는 토론과 다양한 활동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에 주한베네수엘라대사 아르뚜로힐삔또씨가 참석했다.

아르뚜로힐삔또베네수엘라대사 | 무엇보다 노동인권영화제를 준비한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베네수엘라현실을 알릴수 있는 영화가 서울에서 상영된것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서 베네수엘라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기회가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영화는 베네수엘라가 어떤 어려운 조건에 있는지 그배경에 관한 내용이 충분히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영화는 첫번째 영화와 서로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어려운 조건속에서도 베네수엘라민중이 스스로의 힘으로 어떻게 극복해나가고있는지를 잘 담고있다.

베네수엘라마두로정권은 노동자・민중의 중앙정부, <꼬무나>는 민중권력의 기초단위

말도 어렵지만 사회를 건설하는 과정이 어렵다. <투쟁의계절>은 식량부터 시작해서 가스, 의료, 교통을 하나 하나 민중들의 힘과 지혜로 풀어나가는 베네수엘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볼수 있는 영화다. 베네수엘라대사를 통해서 베네수엘라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것과 참여한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하고있다. <투쟁의 계절>에는 아기와 어린 아이들의 활짝 웃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것이 베네수엘라의 미래가 아닐까.

관객질문 | 어떤 매체나 언론에서도 알려주지않는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알수 있는 영화를 본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도 권력이나 자본에 의해서 노동자들의 투쟁이나 힘들게 살아가는 민중들의 투쟁이 보이지않는 경우가 참 많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상대로 하는 베네수엘라민중의 투쟁을 생생하게 볼수 있는 영화제가 서울에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기회가 아닌가. 마두로정권에 대한 지지가 계급별, 계층별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것이 의미하는것이 무엇인지?

아르뚜로힐삔또 | 계층에 따라서, 속한 사회적 신분에 따라서 정부를 지지하는가 아닌가가 갈린다고 <실패한 쿠데타>는 말한다. 외국인감독이 잘봤다. 단순히 계급의 분열만을 의미하는것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운동이 가지고있는 그뿌리가 어디에 있는가, 반정부세력과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의 뿌리의 차이를 밝히고있다. 1999 볼리바리안 혁명이 시작됐다. 선거를 통해서였다.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선거였다. 우연이 아니었다. 보다 평등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원하는 민심이 반영된것이었다. 차베스대통령에게 투표를 하면서 사람들이 표면상으로 표현을 한것이다. 남코리아에 지내면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베네수엘라는 부유한 국가였다. 산유국으로서 많은 재원이 있었고 잘 살았지만 불평등한 나라였다>는 것이다. 재원은 있었지만 부가 제대로 분배되지않았던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정말 잘사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지않은 사람들의 차이가 컸다.

<투쟁의 계절>은 잘 못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사람들이 어떻게 사회의 주인이 돼가는지를 담고있는데 석유개발과도 관련이 있다. 원래는 농촌국가였던 베네수엘라가 석유개발을 하면서 경제가 석유중심으로 바뀌었고 많은 사람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를 하게 됐다. 그사람들이 두번째 영화에 나온 사람들이다. 어떻게든 도시근처에서 경제활동을 찾으려고 머물렀던 사람들이다. 1980~90년대에 베네수엘라가 정말 잘살았다. 하지만 소수에 국한돼있었다. 산유국으로서 만들어진 부의 결과가 대다수가 아닌 한줌도 안되는 소수에 돌아갔다. 석유기업에게 돌아갔고 다수에게 돌아가지않았다. 두영화에서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민중들이 스스로의 권력, 스스로의 존재감을 되찾은것이라고 본다. 꼬무나속에서, 꼬무나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그안에 있는 민중권력, 민중들이 어떻게 스스로 만들어나가는지, 그것이 가능하다는것을 느끼고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과정을 알게 된다는것이 중요하다. 또 한가지, 이사람들이 그전에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지못했다. 언론이 그렇게 다루지 않은것도 있고, 없는 존재로 대하면서 소수의 부자들이 그들만이 부를 나눠갖기 위한것도 있었다. 베네수엘라의 계급적인 분열은 역사적으로 있어왔고 볼리바리안혁명을 통해서 극복을 해나가는중이다. 아직도 완벽히 해결됐다고는 말할수 없다. 중요한것은 이것을 사람들이 인식을 했고 그것을 의식적으로 변화시켜나가려고 하는 과정에 있다는것이다.

베네수엘라를 안다고 할수 있는가, 민중이 주인된 베네수엘라의 현실

<투쟁의계절>에서 노동자들이 세상을 바꿀수 있는가를 현실적으로 증명하는 장면들을 봤다면 <실패한쿠데타> 영화는 그것을 한국가단위에서 실현하려고 할때 겪을수 있는 안팎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관객질문 | 베네수엘라정권 그리고 사회에는 내부적인 문제가 없는것이 아니라는 내용을 알수 있었는데, 베네수엘라가 풀어아야하는 나라안팎의 큰 과제는 무엇이며 어떤 국제적연대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아르뚜로힐삔또 | 두영화가 현실을 다루고있는데 베네수엘라 현실이 워낙 빠르게 바뀌어서 이것도 옛날이야기가 됐다. 국가권력과 민중권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급진적인 변화를 이끌어낼수 있는가가 과제다. 어려운것은 언제나 국가관료주의는 존재해왔다는것이다. 지금도 완벽하지않다. 꼬무나조직이 어려움을 느낄때마다 이두가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수 있는지에 대한 과제가있다. <투쟁의 계절> 후반부에 잘나온다. 문제가 생길때마다 정부를 쳐다보고 지시가 없으면 움직이지않는것, 스스로의 변화이기도 하지만 제도적인 변화이기도 하다. 지금 영화에서는 지역을 중심으로하는 꼬무나만 다루는데 노동자들의 모임을 만드는 사업장에서 꼬무나가 있다. 2012년에 차베스대통령이 세상을 떠나기전에 마지막으로 한 연설이 있다. <국가를 뿌리부터 바꿔나가야한다>고 꼬무나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셨다. 그러면서 장관들에게 <모든 권력, 민중들에게 한것을 제도화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지시했다. <투쟁의 계절>에서 <꼬무나없이는 아무것도 없다>고 민중들이 외치는데 이또한 차베스대통령이 2012년 마지막 연설에서 하신 말씀이다. 국제적인 과제는 민중조직간의 연대다. 주민들, 연대자들간 연대경험을 나누는것부터 시작해서 베네수엘라국내만이 아니라 전세계사람들과 연대를 가질수 있다.

관객질문 | 꼬무나가 지역행정에서 어떻게 역할을 하는지? 한국의 경우 지방에 구청, 시청과 같은 지방행정단위가 있고, 시의회와 같은 대의기관이 있다. 의회는 5년마다 선거를 치루고 지방의회와 행정기관이 여러가지 회의를 운영한다. 베네수엘라에서도 꼬무나와는 다르게 의회선거가 실시되는것으로 알고이있다. 꼬무나가 지방의회와는 어떤 관계이고 지방행정에서 어떤 의의를 가지고있는지? 보기에 분배중심으로 운영되고있는것같다. 교육과 연계된 부분도 영화에 나왔다. 또 노동자들, 작업현장에서도 꼬무나를 건설하려고 추진하고있다고 하는데 꼬무나가 생산수단과는 어떻게 관계가 있는지?

아르뚜로힐삔또 | 베네수엘라에서 꼬무나는 법제화된 상태이지만 완전하지않다. 기존의 체제와 어떻게 맞춰 운영될지는 진행형이라고 할수 있다. 법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꼬무나라는 새로운 행정제도에 권한을 준것이다. 민생과 관한 서비스, 생산과 관련된 권한을 주는것이다. 사기업의 지원까지 받을수 있도록 돼있다. 나아가 권한만 주는것이 아니라 기준이 있다. 민주적인 절차를 가져야한다. 몇가지 절차가 있다. 가스등 생산물의 분배에 관한것도 있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그런데 분배에 집중할수밖에 없었던것은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투쟁의 계절>을 보면 베네수엘라민중이 기본적인것도 누리지못하는 상황이었음을 알수있다. 알토쓰리디쎄, 카라카스, 수도근처 못사는 사람들이 많이사는곳은 일반적으로 식량과 의료 문제, 두가지 문제가 중요했다. 중요하지만 다르게 운영되고있다. 국가재정을 지역, 주마다 분배를 할때 부유한 주가 있으면 더 많이 지원을 하는것이 예전의 법이었다. 새로운 꼬무나법에 따라 평등하게 지원하고 50%는 교육과 의료, 주민들의 프로젝트에 지원하는것이 꼬무나의 성과중 하나다.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10년간 정부의 정책으로서 꼬무나단위를 통해서 400만호를 건설, 400만호를 무상으로 지급했다. 주택을 보다 민중친화·환경친화적으로 만들었다.

정책을 계획적으로 하는데 있어서 국가와 꼬무나만 있는것이 아니라 시의회도 있다. 꼬무나의 민중권력이 정책을 제안했을때 시의회 사업으로 받아들여야한다. 또 기업내에서 꼬무나를 조직할수있다. 지역단위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노조만을 생각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꼬무나는 노동자에 더해 민중들로 생각할수 있다. 꼬무나가 가진 개방성, 긍정성이라고 본다. 꼬무나마다 노동자들의 상황이 다른데, 최근 초국적기업들이 생산을 중단하고 자기들 나라에 돌아가는 경우,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경우 노동자들 스스로 공장을 다시 가동시키고 운영하면서 멋진 결과를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 예를 들어 켈로그 회사를 다시 꾸렸다. 꼬무나가 했다.

베네수엘라는 전시상태 … 국외적으로 미국의 제재에 맞서며 국내적으로 민중주권을 실현하는 투쟁

관객질문 | 베네수엘라경제 90%가 화석연료라고 하는데, 분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아르뚜로힐삔또 | 베네수엘라경제의 90%이상 원유와 연료를 생산하고있다. 이조건은 좋지않다고 생각한다. 좋아서 유지하고있는것은 아니다. 이전부터 그랬고 이렇게 이어져온것이다. 생산을 중단하지않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가. 석유개발로 얻는 재원이 어마어마하다보니 대신할수 있는 다른것을 찾는것이 쉽지않다. 그런데 재원이라는것이 국가에만 한정된것이 아니기에 복잡하다. <투쟁의 계절>에 길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석유관련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석유생산을 줄인다는것은 이사람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끼치는것이다.

19세기에는 커피와 카카오가 대부분의 생산을 담당했다. 베네수엘라가 농업국가에서 산유국가로 전환한게 1940년이다. 원전을 발견한게 문제였다. 농업으로 벌던 돈과 원유로 벌수 있는 돈의 차이가 너무 크다보니 농민들 대부분이 돈을 벌수 있는 도시로 이전했다. 볼리바리안혁명의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가 석유수출중심에서 내수중심경제로 발전시키는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석유개발이 해외기술에 의존해서 개발된것이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한가지가 아니라 다양한것들을 더욱 더 느끼고있다.


볼리바리안혁명은 <원유로부터 나오는 부를 어떻게 분배하는가>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볼리바리안혁명전에는 자본주의적구조로 기업이윤을 분배하고 세금을 내는 정도로 끝났다. 볼리바리안혁명 이후에 석유법에 따라 기업에 더많은 세금을 물리고 부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식이 만들어졌다. 베네수엘라에서 생산하는 석유는 무척 무겁다. 베네수엘라석유가 가진 특질때문에 차베스정부 이전에는 석유로 인정하지않았다. 석유가 아니니 세금을 물릴 필요가 없다는것이다. 공식적·합법적으로 세금을 갈취해갔다. 수익의 단1프로만 세금으로 냈다. 지금은 32프로로 올라갔다. 그렇게 함으로써 석유업에 대해 세금을 공정하게 걷었다. 사회적인 투쟁이 그런 정책들을 실현시켰다. 그렇게 늘어난 국가재정을 착취나 불공정하게 발생한 사회적부채, 구조적부채를 국가적으로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는데 외신에는 <포퓰리즘>, <혼돈상황>으로만 보도됐다. 어느것이 진실인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또 한가지, 복지제도도 대표적인것이 연금문제가 있다. 코로나19 위기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어서 베네수엘라정부도 국민지원금을 배분했다.

아르뚜로힐삔또주한베네수엘라대사의 설명은 다름아닌 자립적인 민중의 경제를 건설해나가는 과정이다. 국가의 부를 어떻게 재분배하는가, 그리하여 사회경제발전・민중생활향상을 도모하는 방도가 무엇인가하는 문제에 있어서 베네수엘라의 사례는 훌륭한 교재가 된다. 민중권력 <꼬무나>는 그힘을 발휘해 민중이 정치의 주인, 경제의 주인이 되도록했다. 그것도 미국의 경제제재 아래에서 말이다.

아르뚜로힐삔또 | 베네수엘라가 처한 객관적 어려움을 베네수엘라민중이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있는지 그것을 지켜봐주는것이 중요하다. 2021년 올해 베네수엘라 생산량이 증가했고 경제를 혁신해나가고있다. 다른 나라들보다 더 심각한 제재 속에서 달성해낸 성과다. 미국의 제재, 경제봉쇄 이런게 얼마나 여러운것인지 상상이 되는가. 예를 들어 한국기업과 국제사회가 교류를 하면 국제범죄가 되고 만다.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부분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한 열쇠는 민중주권이라는 <꼬무나>, 체제의 힘이라고 본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전시상태에 있다. 경제전쟁 중이다. 베네수엘라 경제위기를 생각할때 이러한 조건임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제제봉쇄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민중들이 일상적인 생활을 할수 없는 상태를 만든다. 일례로 우리정부는 이미 선입금을 했는데 백신을 보내지않는다. 그럼 돈을 안 받아야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중국의 도움을 받아서 백신공급을 해결했다. 외교적인 차원에서 해결되는것이 아니다. 전쟁으로 가고있고 민중에게 피해가 가고있다. 왜 이렇게 베네수엘라에 대한 왜곡보도를 많이 하는가 생각해보면 두려움을 심으려고 하는것같다. 정의와 평등이 실현된 현실을 공개하는것이 그들에게 두려울것이다. 베네수엘라와 관련한 보도를 접할때 새로운 관점으로, 보도가 어디서 왔는지를 찾아보는것이 중요할것이다. 베네수엘라의 민중권력이라고 했을 때 그에대해 두렵다고 생각하지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