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23일오후3시 청와대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일에 이어 재차 면담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계속 묵묵부답이다.
<세월>호가족대책위 김병권위원장은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41일째 단식을 하며 대화 한번 하자고 요구했을 뿐인데, 힘든 것도 아닌데 왜 대통령은 계속 면담을 거부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대통령은 우리 목소리가 들리면 제발 답을 해달라>고 호소하면서 <대답이 올 때까지 계속 농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후 김병권위원장과 김영기수석부위원장은 청와대에 <유가족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세월>호가족대책위는 <우리는 법안의 쟁점 하나하나보다 더 큰 진실을 밝힐 것이냐 숨길 것이냐 하는 쟁점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됐다>며 <<세월>호선내 CCTV기록이 8시30분경부터 일체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은폐하는 것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끝내 진실을 숨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심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서는 의혹이 커져만 가지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단원고학생유가족과 일반인희생자유가족 사이를 갈라놓아 얻으려는 것이 진실을 해산시키려 하며 가족들을 이간질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는 박근혜<대통령>과의 면담약속이라도 받아야겠다. 물론 그전에 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결단해준다면 더욱 좋겠다>면서 <단식을 이어가겟다는 유민아빠를 살리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계속해서 <진실이 두렵지 않다면 특별법 제정 결단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소 어려운 일이더라도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며 <다시, 여기에서 응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70명의 <세월>호유가족들은 박근혜<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며 2일째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님께 다시 한 번 면담을 요청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청운동사무소 앞으로 온 후 이틀째를 맞고 있습니다. 국회 본청 앞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 지 43일째입니다. 유민 아빠는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미음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41일째입니다. 팽목항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30일째입니다. 가는 곳 어디나 팽목항입니다. 어제 항의서한을 전달한 후 대답을 기다리겠다며 우리 가족들은 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경찰이 동사무소 앞을 뺑 둘러싸 출입을 가로막기 시작했습니다. 밤이 깊어가는 데 깔개를 들여보내지 않아 아스팔트 맨바닥에 눕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들여온 깔개와 비닐을 바닥에 깔려고 하자 경찰 수십 명이 들이닥쳤습니다. 갑작스럽게 달려들어 깔개와 비닐을 빼앗아가려는 경찰 때문에 가족들이 바닥을 뒹굴며 다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새벽녘 화장실을 다녀오려는 가족 3명의 길을 막아 한 시간 동안 길에 서있기도 했습니다. 밤사이 갑자기 비가 쏟아져 바닥에서 자던 가족들은 비가 그칠 때까지 쪼그리고 앉아있어야 했습니다. 대통령부터 장관, 국회의원들이 찾아와 인사하던 진도체육관과 비교하면 넉 달 사이 정부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몸으로 실감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차라리 편합니다. 하염없이 아이들을 기다리며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랐던 팽목항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겠다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알고 있습니다. 그 시작으로 우리는 특별법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전국을 순회하고 400만 명에 이르는 국민의 서명을 받고 대한변협의 도움을 받으며 특별법을 청원했습니다. 국회에서도 여야 양당 간의 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이 지지하고 가족이 원하는 법률안은 정작 국회에서 별로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여야 양당이 저들끼리 법안 합의를 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다행히 여야 양당이 재협상을 시작했지만 다시 우리에게 던져진 법률안은 가족의 의견을 무시하는 법률안이었습니다. 이 과정들을 겪으며 우리가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법안의 쟁점 하나하나보다 더 큰 쟁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진실을 밝힐 것이냐 숨길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세월호 선내 CCTV 기록이 8시 30분경부터 일체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은폐하는 것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끝내 진실을 숨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심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통령은 가족의 여한이 없도록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국정조사에 자료 제출조차 거부했습니다.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서는 의혹이 커져만 갑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가족들을 이간질 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단원고 학생 유가족과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사이를 갈라놓아 얻으려는 것이 진실을 해산시키려는 것임을 우리는 압니다. 그래서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 약속이라도 받아야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 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결단해준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유민 아빠를 살리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습니다. 우리는 유가족처럼 살고 싶습니다. 이제 볼 수 없는 아이들을 조용히 애도하며 울다가 웃다가 하는 일상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우리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님의 일상을 크게 해치는 일이 아닐 줄 압니다. 진실이 두렵지 않다면 특별법 제정 결단도 어려운 일이 아닐 줄 압니다. 다소 어려운 일이더라도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다시, 여기에서 응답을 기다리겠습니다. 2014. 8. 23.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
김진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