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대선후보가 핵심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박후보는 최근 연일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는 기업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피력하자 경제민주화공약을 총괄해온 김종인행복추진위원장이 박후보에 대해 “후보가 되고나서 변했다”는 등 수위높은 비판을 내놓으며 선본내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박후보는 지난9일 부산 부경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후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해법 등을 둘러싸고 김종인위원장과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동안 얘기해 온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박후보의 이러한 입장은 앞서 8일 경제5단체장간담회에서 “기존 순환출자부분에 대해서는 기업자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고, 앞으로는 순환출자를 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언급한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박후보가 연이틀 비슷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등으로 의견이 모아졌던 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의 경제민주화 공약초안이 대폭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김종인위원장은 박후보의 발언이후인 9일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재벌이 순환출자를 통해 모든 계열사를 장악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지금과 상황이 똑같은데 그래 가지고서 무슨 경제민주화를 하느냐”며 “(재벌이 순환출자를 통해) 옆으로 퍼지다 보니까 중소기업의 설 자리도 없어지고, 골목상권까지 침해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박후보가 여태까지 국민들에게 강하게 경제민주화를 피력했기 때문에 저는 솔직히 그 자체를 믿고 지금까지 온 것”이라며 “그런데 새누리당 주변에 경제민주화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고, 거기에 (박후보가) 많이 동화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박후보는 물론 이한구원내대표 등 측근들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되기전과 후보가 된이후의 상황이 변하는 과정으로 치부할 수 밖에 없다”며 “사람은 변할 수밖에 없는 거고, 한때 필요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가 이제 상황이 좀 변하고 할 것 같으면 또 마음이 달라지고 그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경제민주화공약의) 근본이 훼손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진실성이 굉장히 의심 받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선 40여일을 앞둔 시점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둘러싼 의견대립으로 박후보캠프의 내홍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정재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