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겨레에 의하면, 전날 민주당(민주통합당) 은수미의원과 한겨레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키고 거액의 성공보수를 받은 내용이 담긴 내부문건을 입수했다.

 

창조컨설팅은 노사관계를 안정시킨다는 명목으로 사용자측과 계약을 맺고 민주노조를 와해시키는 데 관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어용노조설립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노조의 민주노총탈퇴를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노조조합원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일일관찰일지’를 작성할 정도로 치밀했으며,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도록 만드는 것에 성공할 경우 별도의 성공보수를 받기까지 했다.

 

창조컨설팅이 지난해 4월 작성한 ‘노사관계 안정화 컨설팅 제안서’에는 창조컨설팅이 개입해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한 12개사업장(상신브레이크, 대림자동차, 캡스, 성애병원, 영남대의료원, 레이크사이드컨트리클럽 등)의 명단이 적혀있다.

 

이중 상신브레이크와 대림자동차는 각각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을 탈퇴했고 성애병원과 레이크사이드는 노조가 해산됐으며, 캡스와 영남대의료원은 1000명이 넘었던 조합원이 20~60명으로 급감했다.

 

이외에 내부문건에서 추가로 확인된 유성기업과 보쉬전장 등까지 합하면 최근 7년간 창조컨설팅은 14곳에 이르는 사업장에서 민주노조 말살에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창조컨설팅은 이 과정에서 사내 동문회장, 향우회장 등 ‘키맨’을 활용해 조합원을 복귀시키고 어용노조를 만들게 하거나(유성기업), 어용노조의 위원장 선정과 노조설립, 조합원총회의 시나리오까지 만드는 ‘노조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상신브레이크, 발레오전장 등)을 서슴지 않았다.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

 

이들은 월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공식컨설팅비용외에도 민주노총을 탈퇴시키거나 조합원수를 줄이는 데 성공할 경우 이에 대한 보수를 따로 받기도 했다. 상신브레이크의 경우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할 경우 1억원을 지급할 것을 약정서에 명시했다.

 

창조컨설팅은 민주노조가 파괴되고 어용노조가 만들어진 후에도 일명 ‘사후관리’를 명목으로 새로운 컨설팅을 만들어 따로 비용을 청구하기도 했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4일 ‘산업현장 용역폭력 청문회’를 열고 유성기업, SJM, KEC 노사관계자와 함께 창조컨설팅의 심종두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소환했으나 심종두대표이사는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청문회에서는 창조컨설팅이 SJM과 ‘비전컨설팅’이라는 차명으로 계약을 맺은 사실과, 공직출신인사를 영입해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 등에서 사측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는 등 비열한 수를 쓴 사실이 지적됐다.

 

은수미의원은 이 자리에서 창조컨설팅이 유관기관을 상대로 대응전략을 수립했음을 설명하며 창조컨설팅의 대외비자료에 청와대, 국정원, 노동부, 검찰과 경찰,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접촉자 이름과 이메일주소가 기록돼 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내용이 밝혀지자 노동계는 창조컨설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성기업, 발레오전장, 상신브레이크 등이 소속된 전국금속노조는 성명을 통해  “그동안 노조 파괴의 불법성과 악랄함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증거가 없어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영남대의료원, 서울성애병원, 광명성애병원 등이 소속된 보건의료노조 역시 성명을 내고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부정되는 이 상황에 대해 정부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도 성명을 내어 심종두대표이사를 구속하고 창조컨설팅의 법인허가를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강주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