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들 “제주해군기지 공사, 여야합의대로 즉각 중단해야”
올해 1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제주해군기지예산 2009억원을 원안대로 통과하는 대신 70일간 공사중단을 하기로 합의했음에도 해군이 2일 제주해군기지공사를 강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정청래, 장하나 의원 등 민주당(민주통합당)의원들과 정의당(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 야당의원 12명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부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은 오늘 오전부터 공사를 재개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의원들은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은 선공사후집행원칙을 내세우며 제주해군기지공사를 중단 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사업단은 ‘공사중단하라는 내용이 없고, 통상적으로 공사비는 공사후에 집행한다’는 구차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서 70일동안 예산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공산중단을 의미”한다며 “사업단이 이를 편의대로 해석해 여야합의로 국회에서 통과시킨 내용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국회무시, 국민기망”이라고 비난했다.
또 새누리당 이한구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여야합의사항을 두고 말장난하는 궤변에 다름아니며 어떻게든 제주도민과 국민을 속여서 강행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어떻게 정부여당의 원내대표가 여야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쉽게 뒤집을 수 있단 말이냐”고 꼬집었다.
이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공사유예기간 70일을 두기로 했다는 건 70일간 반드시 공사를 안한다는 뜻이 아니라 새로운 예산배정을 안한다는 뜻”이라며 “돈이 있으면 (공사를) 할 수 있다. 옛날에 넘어온 돈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거”라고 말했다.
야당의원들은 “정부는 즉각 제주해군기지공사를 중단”하라며 “국회 부대의견 이행 및 준수 여부를 앞으로 계속 철저하게 점검할 것”이라며 “부대의견이 완벽히 이행될 때까지 공사를 강행할 경우 법적, 정치적 방법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제주의소리보도에 의하면 이날 새벽부터 공사차량이 공사장에 들어섰고 강정마을주민들은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앞에서 항의했다.
강정마을회는 “새해 벽두부터 여야합의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박근혜당선인이 말하는 국민대통합이냐”고 비판하면서 “만일 해군이 국회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면서 강정주민을 짓밟는다면 전국적, 조직적인 차원에서 시민불복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해군기지예산이 통과될 당시 여야가 합의한 부대의견은 △군항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불식 △15만톤급 크루즈선박의 입항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보수 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체결 등 3개항을 70일이내에 이행해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김동관기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