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이 한 인상적인 말이 있다. 이명박이 엉망으로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다음정권은 그 뒤치다꺼리하다 마친다, 그러니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을 당선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내내 죽 민주세력이 하게 될 거다. 지금이야말로 이 말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경제3주체의 부채가 드러난 거만 3000조다. 나라재정만이 아니라 온강토가 몸살을 앓고 있고 양극화·부패비리로 민심마저 흉흉하다. 거기다가 남북관계가 최악이라 언제 국지전 심지어 전면전이 터질지 모른다. 맞는 말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박근혜정권은 시작부터 위기다.
물론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고 민생파탄을 원치 않고 환경파괴를 원치 않는다. 그래서 문재인을 세우고 안철수를 설득하고 심상정이 등록을 포기하고 이정희도 끝내 사퇴했다. 선거과정에서 책략상의 부족점은 있어도 개혁·진보세력은 총력전을 펼치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허나 결과적으로 박근혜가 당선됐으니 이제 어떤 선택이 남았겠는가. 박근혜가 미국의 영향하에 일본과 손잡고 재벌·1%부자들을 위해 재정위기·민생파탄·부정부패를 심화시키고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때, 팔짱끼고 바라볼 수만 없지 않겠는가.
북이 먼저 가만있지 않는다. 2012년을 사실상 ‘투쟁의 해’로 삼고 오랜 기간 사활적으로 준비해온 북이다. 그런 북이 4.23통고, 8.17명령에도 불구하고 참고 또 참은 건 오로지 대선 때문이었다. 최근 광명성3-2호의 발사로 알 수 있듯이, 전격적이고 대담하며 강력한 공세를 얼마든지 취할 수 있는 북이 아닌가. 남이 총선·대선에서 모두 변화를 이뤄내지 못했는데, 북에게 이이상의 인내를 요구하는 건 무리다. 북이 박근혜에게 일말의 희망을 걸어본다? 글쎄, 박근혜란 박정희와 이명박의 혼합인데, 뭘 더 검증한다며 시간을 끌겠는가. 박근혜도 박정희·이명박을 계승하며 책임지겠다고 나선 만큼, 억울해 할 일이 아니다.
강조하건데, 남의 재정·경제상태는 정말 심각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시기만 모를 뿐 반드시 터진다, 이걸 절대 잊지말아야 한다. 전쟁이 벌어지면 틀림없이 터지고 전쟁가능성이 높아져도 터진다. 유럽발이든 미국발이든 일본발이든 외부로부터 불어오는 심각한 외환위기·금융위기·재정위기에도 터진다. 2008년 미국처럼 남자체내에서 부채뇌관이 폭발해도 터진다. 이렇게 터질 요소가 많은 나라가 없다. 한마디로 박근혜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위에 앉았다. 설마 하고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마저도 등을 돌리는, 바로 그날이 ‘제2의 6월항쟁일’이다.
조덕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