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등학생의 윤석열대통령 풍자만평을 문제 삼으면서 불거진 검열논란이 문화예술계의 대대적인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서울 용산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앞에서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를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은 <윤석열차 예술검열사건, 윤석열정부와 박보균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에 엄중경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4일 부천국제만화축제에 고등부 카툰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가 전시됐다는 이유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경고>했고 <문체부 후원>명칭사용의 결격사유에 해당된다고 했다.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박보균장관이 <문체부가 문제삼는건 작품이 아니라 순수한 예술적 감수성으로 명성을 쌓아온 중고생 만화공모전을 정치오염공모전으로 만든 만화진흥원>이라 주장했다.
문화예술계는 <박보균장관의 인식은 문화계가 좌편향예술가들 때문에 <이념오염>되었다고 하면서 블랙리스트 실행을 지시했던 김기춘전비서실장의 인식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며 <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사건은 바로 문화예술을 순수예술과 정치오염예술로 나누고 정치오염예술을 박멸해야 할 대상인 것처럼 생각하는 그릇된 인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문체부가 <정치적 의도>라는 결격사유를 제시한 데 대해 애초 해당조항이 문제였다며 <검열을 하겠다는 조건으로 후원승인을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원승인을 취소하겠다는 것은 문체부가 여전히 <검열>이 이 사태의 본질임을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체부의 후원명칭사용 승인취소처분은 그럴듯한 사유를 들어 배제지시를 이행하고자 하는 눈속임에 불과할 뿐 명백한 블랙리스트 실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윤석열정부와 박보균문체부는 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사건에 대한 국가폭력을 명백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라>,<<윤석열차>검열사건에 대해 창작자에게 사과하고 표현의 자유 증진 등 재발방지대책을 공표하라>며 <만약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사과하고 해명하지 않는다면, 다시 현장문화예술인들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현정부의 예술검열을 규탄하는 움직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재발방지 및 피해자회복을 위한 국회협의간담회, 문화예술계와 시민사회대토론회 등을 진행하는 한편 표현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대통령릴레이풍자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달 4일에는 문화예술인시국선언 6주년을 맞아 <다시 시국선언 <예술 검열차를 멈춰라>>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