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따르면, 유최안부지회장은 이날 오전 8시반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내에 있던 책상 형태의 철제 구조물에 웅크리고 들어간 뒤 철판을 용접해 출구를 막았다. 가로·세로·높이가 각 1m씩인 비좁은 공간이다. 지회는 지난 2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이날까지 21일째에 접어들었는데 사측이 파업 중단을 요구할 뿐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지 않자 끝장 투쟁에 들어간 것이라 밝혔다.
<감옥>에 하청노동자가 들어간 이유에 대해 김형수 지회장은 <우리는 조선소 자체가 감옥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선소에서 법은 형식일 뿐 산업안전·임금·노동조합 활동 등에 있어서 불법을 자행하는 게 다반사다.>라며 <하루하루 일을 안하면 생계비를 걱정해야 하는 하청노동자는 스스로 감옥에 갇힌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조선업은 호황을 맞고 인력난 이야기까지 나오지만, 하청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려온것으로 전해졌다.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20·30년 연차의 숙련된 노동자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가하면 조선업이 불황일 때마다 임금 삭감과 대량 해고 등으로 노동자들은 피해를 입었다.
한편 지회는 지난 5년간 삭감된 임금의 원상 회복(30%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1년여간 하청업체들과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는 실질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는 원청업체 대우조선해양이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회는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업체 뒤에 숨어 그동안 빼앗긴 임금을 회복해달라는 하청노동자 요구에 단 한 번도 응답하지 않았지만, 하청노동자의 임금인상 투쟁을 진압하고 박멸하려 한다>며 <쇠창살 안에 스스로를 가둬서라도 물러서지 않고 버티며 파업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파업에는 하청노동자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