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민주통합당) 문재인대선후보가 무소속 안철수후보와 전격적으로 회동하고 후보등록일전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정국이 완전히 전환됐다. 이로써 야권후보단일화의 과제가 가시화되고 ‘이명박근혜’후보와의 대결구도가 명확해졌다. 그만큼 정권교체의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근혜’의 중임제개헌공약이나 새누리당의 시비질로 이 대세가 꺽이진 않을 듯싶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계속 유권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준다면 이미 대선은 승리한 거나 다름이 없다.


문제는 진보세력, 진보정치세력의 존재감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진보당(통합진보당)으로 뭉친 기세를 몰아 대선후보를 잘 뽑고 그 후보를 중심으로 진보당과 진보세력의 독자성을 부각하며 대선국면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거였다. 이 바람이 야권후보단일화와 맞물리며 요즘 ‘안철수의 생각’을 구현한 ‘새정치공동선언’처럼 진보의제가 부각되도록 하는 거였다. 이제는 한갓 꿈에 불과하게 됐으니 어찌 안타깝고 통탄스럽지 않겠는가. 대선이라는 큰 정치마당에서 현재 진보정치세력은 뿔뿔이 흩어져 유권자들에게 잊혀지고 있다.


정의당(진보정의당) 유시민이 변혁모임대선후보 김소연을 두고 노동자대통령후보가 아니라 일개 정파의 후보라고 힐난했는데,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당내 우경기회주의흐름을 대변하며 결국 분열시키고 만 일등공신이 노동자후보니 정파후보니 뭐니 운운하는 건 자기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눈을 탓하는 식이다. 심상정이라면 모를까 유시민이 이런 비판을 하는 건 걸맞지도 않고 반발만 부를 뿐이다. 노동자들은 유시민이 장관으로 복무하고 정치경호실장을 자임한 노무현정권의 반노동정책을 쉽게 잊을 수 없다.


문재인이 대한문앞 쌍용차농성장을 찾아 분향하고 장기단식중인 김정우지부장을 위로하며 국정조사를 약속한 건 일단 긍정적이다. 허나 민주당의 김대중·노무현정권이 보였던 반노동·반민중정책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혁신을 굳게 다짐하지 않는 한, 대선을 앞두고 한 말과 행동을 그대로 믿을 순 없다. 이는 문재인선본에 들어간 민주노총의 지도급인사와 핵심활동가들의 변명을 믿을 수 없는 거와 마찬가지다. 진보당의 문제는 문제고 민주당측으로의 투항은 투항이다. 대선정국이 요동치고 유권자의 관심이 진보후보들을 외면할수록 멀리 내다보고 뚜벅뚜벅 자기길을 가는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행보가 무엇보다 절실할 때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 하지 않는가. 당면해서 11월노동자민중의 대중투쟁을 더욱 힘차게 벌이고 시급히 민주노총의 대열을 정비하며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 진보정치세력의 강화라는 대의를 다시한번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썩어도 준치라고 진보당을 혁신시키고 강화하며 여러진보정치세력을 하나의 진보대통합당에 묶어세우는 어려운 길로 동요없이 꿋꿋하게 나아가야 한다. 수구정권에서 개혁정권으로 바뀌는 건 진보세력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되지만 그것으로 노동자민중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와 진보대통합당건설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덕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반일행동, 미버지니아주애난데일소녀상앞에서 논평발표·일인시위 진보노동뉴스 2021.02.24
270 경기지역 청소노동자 총파업 벌여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8
269 민주노총 김영훈위원장 사퇴, 12월 차기위원장 선출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8
268 김재철해임안 부결, 유임압박의혹 제기돼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8
267 서울대, 청소·경비 노조활동 탄압하려 유령계약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8
266 KBS도 파업재개… 언론사파업, 이제는 공정대선보도투쟁으로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8
265 민주노총 ‘노동자참정권보장 40일행동’ 나선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7
» [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길,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7
263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 9일 파업 돌입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7
262 진보당 ‘최병승법’ 추진 ... 불법파견철폐 위해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7
261 유시민 “노동자대통령후보는 일부 정파 후보”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7
260 신세계 이마트, 최초로 노동조합 결성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6
259 전태일노동상에 쌍용차지부 선정돼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6
258 그리스, 긴축안 의회표결 앞두고 48시간 총파업 돌입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6
257 민주노총 김영훈위원장 사퇴, 직무대행체제로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6
256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발전5개사에 '부당노동행위' 인정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5
255 권영길·단병호 등 ‘노동중심 진보정치’ 선언 제안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5
254 문재인, 쌍용차 김정우지부장 만나 국정조사 약속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5
253 3000인 쌍용차해고자복직 동조단식 “함께 살자”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5
252 무엇이 MBC를 다시 파업으로 몰아갔나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5
251 철도시설공단의 기막힌 '18억 임금체불'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5
250 현대차, 구사대 조직해 노동자 농성 막아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5
249 문재인캠프 “비정규직 ‘최병승법’ 입법하겠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4
248 삼성반도체피해자 다룬 영화 '또 하나의 가족' 만들어진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3
247 철탑농성중인 최병승 “쌍용차 3천인동조단식 참여하겠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3
246 KBS 1, 2노조 함께 낙하산·부적격 사장 저지 위해 투쟁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3
245 환노위, 12일 MBC파업청문회 열기로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3
244 “못가겠어 ... 발걸음이 안떨어지네” 생명평화대행진 21~22일차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2
243 ‘노동자대통령후보’는 기륭전자 김소연전분회장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2
242 대법원, 현대미포조선에 “부당해고기간 가상보상금 지급하라”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1
241 10만유권자 “선거일 유급공휴일 지정, 투표시간 9시까지”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1
240 공무원노조 “공무원해직자복지특별법 제정하라”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1
239 양대노총 공공부문노동자 2만5000명 ‘총궐기’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1
238 남중FTA체결반대 농민들 “대선후보 입장 밝혀라”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1.01
237 [기획] 공공부문에서의 민주노조끼리 복수노조갈등 3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1
236 “‘함께 살자’ 외치는 우리는 사회와 역사의 주역” 생명평화대행진 19~20일차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1
235 이채필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는 암세포”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1
234 현대차, 철탑농성 외면하고 사내하청신규채용 밀어붙여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1
233 공공부문노동자 총력투쟁결의대회 열어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1
232 문재인·심상정, 쌍용차사태 해결촉구 한목소리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0
231 민주노총, 직선제 3년유예 결정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0
230 쌍용차사태악화, 국가기관이 일조했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0
229 MBC, PD수첩에 대체작가 투입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0
228 ‘내가 원하는 세상, 내가 믿는 상식’ 생명평화대행진 17~18일차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0
227 생명평화대행진, 29일 평택서 서울까지 수도권행진 출발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0
226 민주노총, 30일 임시대대 열고 직선제 실시여부 결정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0
225 복직3개월만에 다시 징계당한 전북KT노동자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30
224 삼성반도체피해자, 문재인캠프와 면담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29
223 노조파괴공작, 창조컨설팅뿐만이 아니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29
222 촘스키 등 국내외 지식인들 “쌍용차노동자지지”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29
221 11월14일 유럽노동자들 연대해 공동총파업 벌인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