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는 15일오전 서울역광장에서 8.15평화통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 노동,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5000여명이 참여했다.
먼저 6.15남측위 이창복상임대표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앞에 놓인 중차대한 과제는 남북의 교류협력”이라며 “7월4일 6.15민족공동위원장들은 북경에서 만나 오늘의 8.15대회를 개성에서 열자고 합의했지만 아쉽게도 개성에서 공동행사를 하지 못하고 서울과 평양에서 따로 대회를 치르고 있지만 개성공단정상화합의는 민간통일운동에 큰 힘을 주고 있다. 화해와 단합을 바라는 온겨레의 힘이 개성공단을 다시 일으켜 세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8.15평화통일대회는 자주독립정신과 민족대단합정신을 대회의 두가지 방향으로 내세웠다”면서 “개성의 합의를 이어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재개, 민간교류복원”을 촉구했다.
한국진보연대 오종렬총회의장은 “외세에 의한 조국의 분단과 대결은 우리의 생명과 인권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한없는 출혈을 일상적으로 강요한다”면서 “전국의 34개 지방의료원의 적자총액을 앞으로 34년 동안이나 메울 수 있는 돈 1조8000억원이 아파치헬기 36대값으로 나간다. 우리의 혈액이 미군수업체 뱃속에 들어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성공단부터 살려야 하고, 금강산도 다시 열어야 하고 남북의 상생공동사업을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6.15공동선언, 10.4선언, 그리고 일찍이 합의된 7.4남북공동성명이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며 “박근혜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국민적 역량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등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남부원공동대표는 “앞으로 시민사회는 남북당국간 회담에 대해 또 남북상호관계에서 일어나는 정부당국차원의 발언들에 대해 시민사회의 역할을 자임하면서 적극적으로 모니터를 하겠다”면서 그 기준으로 △상호존중의 원칙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방향 △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는 원칙을 밝힌 후 “시민사회가 우리사회의 인권과 민주화 뿐만아니라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 나아가 평화통일을 향한 도정에 보다 책임 있고 능동적인 역할을 자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대한성공회 김광준교무원장은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인도주의여야 한다”며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이산가족상봉재개”라고 전하면서 “어떤 정치적 상황에서도 인도주의실천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당국협의로 개성공단이 정상화에 들어선 만큼 남북당국은 인도주의실천에 바로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개성공단입주기업관계자는 편지를 통해 “어제 회담내내 가슴을 졸였고 결렬된다면 집회에 나와서 소리라도 질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안도의 숨을 쉬게 됐다”면서 “이렇게 결과가 좋게 나온 것은 국민들의 압력때문이었다”고 전했다.
금강산지구기업인협의회 최요식회장은 “금강산관광이 중단된지도 만5년하고 한달하고 3일이 지났다. 민족화해의 상징이고 남과 북 통일의 마당인 민족의 명산, 세계의 명산인 금강산에 갈 수도 올 수도 없다”며 시설자금 1700억원, 매출손실 5100억원 등의 손실을 보고 있는 현실을 전하면서 “통치행위로 둔갑해 모든 고통을 기업인들과 그 가족에게 전가시켜야 하는가”라며 박근혜정부를 비판한 후 △금강산관광재개 실무회담 수용 △물질적, 금전적 피해보상 △긴급생계비 지원 △통일부장관 면담실시 등을 촉구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박창일부회장은 “박근혜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정치상황과 관계없이 대북인도지원은 계속한다고 말했지만 말만 있고 실제적으로 인도적 지원은 다 막혀있다”고 지적하면서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첫관문은 인도적 지원이다. 이것을 통해서 남북이 서로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북의 모든 인민들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상임대표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에게 진정한 해방은 일본정부에게 사죄와 배상을 받는 동시에 원상회복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원상회복조치는 평양을 고향으로 둔 피해자가 마음대로 자유롭게 식민지시기 ‘위안부’로 끌려가기 이전의 상태로 돌려지는 것이 바로 해방”이라면서 “우리가 평화롭지 못하면 일본군국주의가 다시 부활한다는 그 위기의식을 저지하기 위해 일제과거사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짓고 일본군 ‘위안군’피해자들이 꾸는 평화의 꿈을 우리 모두가 가슴에 담고 함께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음으로 민주당, 진보당(통합진보당), 정의당(진보정의당)이 발언에 나섰다.
민주당 전병헌원내대표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산가족상봉, 인도적 대북지원, 경의선 철도와 도로까지 모두 막혀있는 상황으로 지금 남북간에는 단절과 불통, 대립과 갈등만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선 경제협력과 남북교류의 문부터 열어야 하고 북핵문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당 이정희대표는 “극도의 긴장과 갈등을 뚫고 평화와 협력을 만들어내는 힘이 바로 6.15공동선언의 힘이다. 6.15선언이 어제의 당국간 협의를 이끌어냈다”면서 “분단체제가 근본에서 변화하고 있다. 개성공단정상화에 가속페달을 밟고 금강산관광재개와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고위급회담까지 단번에 밀고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6.15선언과 10.4선언 이행의 길로 확고히 들어서서 3자 내지 4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체결을 우리손으로 만들어내자”면서 “외세의 간섭 없는 자주적인 나라,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된 조국을 향한 민족의 열망을 우리힘으로 반드시 실현해내자”고 강조했다.
정의당 천호선대표는 “대북정책실패의 대가는 박근혜정부가 치르는 것이 아니라 민족과 남과 북이 함께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박근혜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실패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외교와 통일문제는 정치적 목적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10.4선언 모두 다 존중되어야 한다 △대결과 갈등보다는 대화가 사태를 해결해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등의 3가지원칙을 박근혜정부는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민주노총 신승철위원장과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여혜숙상임대표가 ‘온겨레에 보내는 공동호소문’을 공동으로 낭독했다.
6.15남측위·북측위·해외측위는 공동호소문을 통해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아래 민족의 대단합으로 나라의 평화와 통일번영의 새시대를 앞장서서 열어나가려는 확고한 의지를 엄숙히 천명한다”면서 “남북사이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교류와 협력을 활성해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한반도에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민족이 통일번영의 길로 가는 토대”라면서 “남북의 정상이 10.4선언을 통해 합의한 대로, 관련당사국이 모여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항구적 평화체제실현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형단일기를 펼치는 퍼포먼스로 대회가 마무리됐다.
대회가 끝난후 참가자들은 “남재준 파면하라”, “박근혜 책임져라”, “국정원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역광장에서 서울시청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대오가 한국은행을 거쳐 을지로1가에 이르렀을 때 경찰과 대회참가자들간의 충돌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는 경찰이 뿌린 최루액을 맞았다.
경찰들은 급기야 3시경 종로1가 보신각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회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발사했고, 행진대열은 경찰들과 3시30분까지 대치하다가 해산했다.
이날 경찰은 300여명을 연행했다.
다음은 ‘광복 68돌을 맞으며 해내외 온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 전문이다.
자주독립정신과 민족의 대단합으로 평화와 통일번영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
오늘은 우리 민족이 일제 침략자들을 물리치고 자주독립을 쟁취한 뜻 깊은 조국광복의 날입니다.
6.15민족공동위원회는 조국광복 68돌을 맞아 남북공동선언의 정신 아래 민족의 대단합으로 나라의 평화와 통일번영의 새 시대를 앞장서서 열어나가려는 확고한 의지를 엄숙히 천명하면서 해내외 온 겨레에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남북사이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이 단합하자면 상호간의 합의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합의를 지키는 것은 모든 신뢰의 기초입니다. 남북 사이에는 온 겨레의 지지를 받아 이루어진 역사적 합의들이 존재합니다. 멀리로는 7.4공동성명에서부터 남북기본합의서가 있고,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에 결정적 기여를 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 있습니다.
남북이 단합하자면 또한 서로의 실정과 처지를 존중해야 합니다. 남과 북은 무엇보다 서로 역지사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개성공단의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더 깊은 경제협력, 군사적 상호위협의 해소, 인도지원을 포함한 민간교류의 전면적 복원 등 켜켜이 쌓인 남북관계 현안이 하나씩 진전되어나갈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통일번영의 길로 가는 토대입니다.
온 겨레가 바라는 것은 대결이나 전쟁이 아니라 화해와 단합이며, 평화번영입니다.
남북의 정상이 10.4선언을 통해 합의한 대로, 관련 당사국이 모여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항구적 평화체제 실현에 앞장서야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한반도 평화의 출발점입니다.
서해에서의 군사충돌을 막기 위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조성하는 것은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막고 평화번영을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입니다.
또한 상호간 적대적인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죄악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고 군국주의 부활을 저지시키는 것은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이루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는 노골화되고 있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기도를 강력히 저지해야 합니다. 일본의 현 정권은 자위대를 군대로 격상시키겠다면서 헌법 개정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나치헌법’ 바꾸듯이 ‘평화헌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망언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이 ‘평화헌법’을 바꾸고 해외 침략의 길에 나서는 경우 그들이 향할 첫 목표는 바로 한반도가 될 것입니다.
일본의 우경화는 다른 한편에서 재일조선인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간도 대지진을 계기로 조선 사람들을 살육한 대학살만행이 일어난 지 90년이 되는 오늘날에도 재일동포들에 대한 테러 행위가 계속되고, 그들의 정치적 권리와 생존권을 박탈하는 행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 부활을 단호히 배격해야 합니다.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일본의 모든 죄악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전 민족적 운동을 벌려 나가야 합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광복 68돌을 맞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입니다.
2013년 8월 15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