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 사망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이 소셜펀딩을 통해 제작된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재생불량성빈혈, 악성림프종 등 병을 얻어 숨진 노동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사례만 58명이다.
이들은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을 결성해 산재인정을 받기 위해 삼성전자를 상대로 기나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2007년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딸뿐만 아니라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다른 노동자들도 같은 처지라는 것을 깨닫게 된 후 삼성자본에 의한 딸의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 이러한 죽음이 다시는 없도록 하기 위해 싸움을 시작했다.
영화 ‘또 하나의 가족’에서 황상기씨의 역할은 배우 박철민씨가, 어머니는 배우 윤유선씨가 맡고 김태윤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싸움의 과정 자체가 제게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과연 이 소재를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속초로 황상기 씨를 찾아갔습니다. 대화하는 동안 그분의 삶과 사연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꼭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 영화제작을 말렸습니다. 누가 영화에 투자할 수 있겠으며 또 누가 그 영화에 출연하겠느냐, 한마디로 영화제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황상기 씨의 사연에 감동받은 뛰어난 영화배우들과 스텝들이 돕겠다고 나섰고 몇몇 후원자들도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제작비가 모자라 여러분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본 많은 관객이 이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고통을 당한 그들은 바로 우리의 이웃이자 '또 하나의 가족' 이기 때문입니다.”(김태윤 감독)
캐스팅까지 마친 상황에서 투자자를 찾기 힘들었던 ‘또 하나의 가족’제작위원회는 크라우드펀딩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다수의 사람들이 특정프로젝트에 소액을 기부, 후원하는 자금조달방식으로 ‘소셜펀딩’으로도 불린다.
1인당 최소5천원부터 참여가능하며, 후원금액에 따라 시사회초대권과 DVD 등의 혜택이 있다. 후원은 굿펀딩(www.goodfunding.net)에서 할 수 있다.
이예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