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부서울청사앞에서 <2016년 통일쌀보내기운동선포기자회견>이 개최됐다.
기자회견은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와 민주노총 등 노동·농민단체가 주최했다.
기자회견참가자들은 발언과 기자회견문낭독, 상징의식을 통해 정부에게 북녘수해지원허용 등을 촉구했다.
아래는 공동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남북이 하나로, 평화를 나누자! 통일을 나누자! - 상생과 평화의 나눔, <통일쌀보내기운동>을 선포한다.
지난 9월 발생한 함경북도 수해 복구가 여러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수해지역에서 긴급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니세프에 의하면, 아직까지도 상당수 피해지역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고 통신조차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때문에 홍수와 산사태로 인한 전체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복구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태로 전해졌다. 물론 파악된 상황만 집계하더라도 138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실종되었으며 약 12만명 가량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실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함경북도 수해를 지원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최근 UN은 25만달러의 지원금을 추가 편성했고, 유니세프를 비롯한 국제구호단체들 역시 수해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또한 국내에서도 정부의 인도적 지원 재개를 촉구하며, NCCK를 비롯한 종교계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등 수많은 단체들이 수해지원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수해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난 오늘까지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을뿐더러, 주무부처인 통일부부터 대통령까지 되레 악담을 퍼붓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27일 홍용표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영유아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이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되, 구체적인 지원 시기와 규모 등은 신중하게 검토’한다면서도, ‘다만 수해지원은 현시점에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이어가겠으나, 무려 12만명 가량의 이재민이 발생한 수해는 외면하겠다는 홍장관의 발언은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다. 더하여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수해에 대한 입장은 단 한마디도 없이, 밑도 끝도 없는 ‘자유대한민국으로의 탈출’을 언급했다. 이는 결코 수해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할 말이 아니다. 세계 외교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러한 폭력적 발언이야말로, 오히려 남과 북 사이의 갈등을 부추겨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쓰러져 있어도, 도움의 손길은 내미는 것이 바로 보편적인 인륜이다. 쓰러진 사람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우선 그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돕고자 하는 그 대상은 바로 우리 동포다. 뜻밖의 자연재해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는 그 대상은, 앞으로 함께 살아나가야 할 우리의 반쪽이다. 이에 우리는 보편적 인륜에 기초하여, 또한 남과 북은 하나라는 동포애적 입장에 입각하여 <통일쌀보내기운동>을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의 <통일쌀보내기운동>은 혹독한 겨울을 맞는 북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마련하고자 하는 정성이며, 그 어떠한 정치적 환경 속에서도 남과 북은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한 <통일쌀보내기운동>은 정부의 무책임한 농업정책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농민에 대한 범국민적이며 자발적인 연대운동이다. 대책없는 밥쌀수입과 농업정책으로 쌀 수매가격은 90년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많은 농민들이 피땀흘려 키운 벼를 자신의 손으로 갈아엎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은, 전국민적인 참여와 연대를 절실히 요청하고 있다. 하기에 <통일쌀보내기운동>은 우리의 손으로, 고통받는 북녘 동포는 물론 우리의 농민과 함께 하기 위한 상생의 실천이다. 올겨울, 우리 농민의 정성이 깃든 통일쌀을 우리의 밥상 위에, 또한 수해로 고통받는 북녘 동포들의 밥상 위에 함께 올리자는 평화의 실천이다.
여전히 박근혜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외면한 채, 민간 단체들의 수해지원까지 막아서고 있다. 그 뿐인가, 수많은 민간 진영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으고자 하는 노력마저 매도하고 불허하고 있다.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이다. 국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위배하는 범죄적 행위이다. 남과 북의 상생과 평화를 위해하는 반민족적 행위이자,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는 지름길이다. 그 어떤 난관이 조성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남과 북 모든 동포들의 밥상에 통일쌀을 올릴 것이다. 정부의 불허조치가 계속 될수록, 남북관계가 악화될수록, <통일쌀보내기운동>은 더욱 커져갈 것이다. 그 어떤 방해 책동 속에서도, 우리는 오늘의 노력이 상생과 평화의 작은 불씨가 될 것을 확신한다.
박근혜 정부는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을 즉각 재개하라! 민간 단체 수해지원에 대한 불허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 긴장을 고조시키고 평화를 위협하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2016년 10월 4일
6.15청학본부, 6.15남측위원회 지역본부 (강원, 경기, 경남, 광주, 대구경북, 대전, 부산, 서울, 울산, 인천, 전남, 전북,제주, 충남, 충북),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연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가나다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