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프러스가 유로존과 IMF(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국민들에게 ‘예금부담금’을 부과한다는 결정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르몽드,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18일 사이프러스국회에서 ‘100억유로를 지원하는 대가로 10만유로 이상 계좌에는 9.9%, 미만 계좌에는 6.75%의 1회성 예금부담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구제금융안이 심의됐다.
국회비준은 애초 17일로 예정됐으나 국민들의 거센반발로 2차례 연기돼 19일 재상정을 앞두고 있다.
소식을 들은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통령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는 “구제금융이 없으면 우리나라의 2대은행은 파산한다”며 “현재 가능한 해결책중 그나마 덜 고통스러운 방법”이라고 밝혔다.
앞서 16일 유로존재무장관회의에서 구제금융안이 발표된 직후 충격에 휩싸인 예금자들이 앞다투어 돈을 인출해 현금자동인출기 현금이 바닥나고 인터넷뱅킹이 중단됐다.
라나크에 거주하는 한 농민은 트렉터를 몰고와 은행문앞을 점거하며 항의했다.
영국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7일 ‘사이프러스 구제금융은 임시방편’이며 ‘재정위기에도 손실을 입지 않았던 예금자들이 구제금융으로 날벼락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은행이 도산해도 예금을 돌려받을수 있다는 약속을 명백히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사이프러스는 낮은세율로 인한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바 있다. 따라서 이번조치로 상당규모의 역외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유럽재정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구제금융이 실시되면 주변국에서 뱅크런(예금대량인출)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일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