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과 국제성모병원의 정상화를 위해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릴레이단식농성에 돌입했다.
40여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인천성모병원·국제성모병원의정상화를위한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21일 오전11시30분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릴레이단식농성을 시작으로 천주교 인천교구가 책임지고 성모병원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홍명옥지부장이 로마로 떠나기전, 바로 이곳에서 주교면담을 요청하며 혼자 7일을 굶었다. 교구청창문으로 내려다보면 보일 듯 한 거리, 걸어와도 채 5분을 넘기지 않을 가까운 거리에서 24시간, 7일의 시간을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기다렸지만 단 한번의 만남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성모병원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인천교구가 책임을 다할 때까지 끝까지 행동할 것이며, 매일밤 진실의 촛불을 밝힐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천주교 인천교구가 인천성모병원의 돈벌이경영과 노동인권탄압, 국제성모병원이 건강보험부당청구사건과 같은 범죄행위를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이상 침묵하지 말고, 외면하지 말고 사태해결에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계속해서 <곡기를 끊는 진심을 담아 이곳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이라며 <천주교 인천교구가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에 적극 나설 것>을 재차 요구했다.
이날 인천성모병원지부 홍명옥지부장의 로마원정투쟁 보고 기자회견도 함께 열렸다.
보건의료노조 로마원정단은 지난 9월 7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투쟁을 통해 교황청을 상대로 다양한 투쟁과 시위, 면담투쟁 전개, 국내외 연대네트워크 구축 등 인천성모병원문제를 국제 가톨릭과 노동계에 알려냈다.
로마원정단은 매주 수요일에 있는 교황 일반알현(Udienza generale)과 일요일 교황의 삼종기도(Angelus Domini)에 참여하고 대형현수막시위를 전개했으며, 요구서한을 교황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공식·비공식적으로 인천성모병원문제해결을 위해 교황청관련인사는 물론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톨릭관련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와 소통의 기회를 가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교황청이 이미 인천성모병원사건을 인지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뿐만아니라, <이탈리아의 양대노총조직인 보건의료·서비스계열연맹 FISASCAT-CISL, 공공부문노조연맹 CGIL-FP, 전세계 사무전문직 2000만노동자를 대표하는 UNI Global Union 과 향후 인천성모병원사태해결과 의료민영화 저지, 전세계 가톨릭 운영기관의 공공성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연대와 공동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11시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천주교 인천교구산하 인천성모병원은 불법적인 돈벌이경영, 노동탄압·인권유린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양대노총 인천지역본부는 천주교 인천교구를 향해 △인천성모병원의 노조탄압·인권유린과 국제성모병원의 건강보험재정허위청구사건 등 현사태를 몰고온 병원경영진에 대해 엄중처벌할 것 △지난 10년간 자행된 인천성모병원의 노조탄압과 인권유린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집단괴롭힘 가해자처벌과 공개사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을 위해 인천성모병원의 구성원인 직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것 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양대노총의 거듭된 요구에도 천주교 인천교구가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현재 민주노총인천본부가 진행하고 있는 인천성모병원에 대한 불매운동과 과잉진료신고센터운영을 한국노총인천본부소속 사업장전체로 확대할 것이며, 인천시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보건의료노조와 FISASCAT-CISL의 공동서한문(한글번역본)이다.
2015년 9월14일 KHMU(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한국 보건의료산업 최대 규모 산별노조로서 한국의 160여개의 보건 의료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 임상병리사, 행정직등으로 구성된 46,000여명의 노조원을 대표하는 조직입니다. 우리는 국내적으로는 전국민주노총(KCTU), 국제적으로는 UNI-Global Union과 PSI(국제공공서비스산업노조)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돈보다 생명을” “ 이윤보다 환자를 먼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주요 슬로건으로 걸고 신자유주의와 맞서서 공공보건서비스의 가치를 유지하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KHMU는 지난 10년간 인천성모병원에서 심각하게 일어난 노동권 탄압과 인권탄압에 대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열심히 투쟁하였지만 아직 해결점을 찾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갖지 못해서 우리 두 노조는 귀하께 서한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교회는 당연히 노조 설립을 옹호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결권은 인간의 하나의 자연스러운 기본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의라는 이름 하에 더 커다란 규모와 결실을 맺는 사회운동이 되려면 노동조합이 약자(베네딕트 교황의 100주년 교시- centensimus annus )의 권리를 방어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사회경제적 변화가 노조가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에 처하고, 노동조합의 자유 혹은 교섭력에 제한을 받는데 이것은 상대방 측의 침묵과 배척으로 인한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항상 교회로 부터 격려와 지지를 받아서 노동자와 소비자들간의 대립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Caritas in veritate). 우리는 단체나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결사의 자유를 신봉하며, 이것은 각종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사실상의 이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서 직장내 모든 곳에서 보호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서울에서부터 9000 킬로미터를 날아와 바티칸에 온 이유는 프란시스코 교황을 만나서 한국에 특별조사단을 파견할 것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그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KHMU는 지난 10여년간 가톨릭 인천교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천 성모병원의 노동권과 인권 탄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도 어떠한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몇 년전 성모병원의 소유권이 가톨릭 대학 인천으로 바뀌었습니다. 성모병원이 인천 가톨릭 대학으로 인수되기 전에는 KHMU는 400여명의 직원 중 250여명이 노조에 가입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측의 노조원에 대한 압박으로 인하여 1,600여명의 직원 중 단지 11명만이 노조에 남아있고, 아직도 이들에게 노조로부터 탈퇴하라는 압력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금년 3월, 가톨릭 인천교구가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병원인 성모국제병원의 경찰 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내용은 3,000여명의 허위 환자를 등록하여 불법으로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것은 한국 보건의료산업에 하나의 커다란 충격을 가져왔습니다. 우리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는 병원 경영진을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였습니다. 이에 인천 성모병원 경영진은 노조원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뚜렷한 증거없이 홍명옥 지부장을 언론에 정보를 제공한 자로 지목하고 집단적으로 괴롭힘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녀는 이 병원에서 30년간 간호사로 일해왔으며 이 병원노조 지부장입니다. 그녀는 병원측의 주장을 부인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병원측은 그녀의 답변을 무시하고 3-4명의 병원 중간관리자들이 조를 짜고 와서 동료들과 환자들 앞에서 언어폭력과 위협을 가해 왔는데, 이것은 노조로부터 직원들을 분리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들은 조직적으로 사전에 계획하여 그룹으로 왔습니다. 이러한 위협적 행동은 지난 3년간 노조 탄압차원의 강력한 도구로 행해져 왔었습니다. 결국 반복되는 집단적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녀는 출근길에 졸도하여 입원하여 정신과 치료도 받았습니다. 그녀는 3개월간의 병가를 신청하였으나 병원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신에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였습니다. 현재 가톨릭 인천 국제병원의 14명의 의사들이 의료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홍명옥 위원장에 대한 집단적 괴롭힘 사건은 인권위원회와 사학연금공단의 재해보상위원회에서 심의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개월간 KHMU의 불법적인 돈벌이 경영 방식을 중단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병원 측으로부터 거절당했습니다. 따라서 KHMU는 가톨릭 인천교구장인 최기산 주교, 가톨릭 주교 회의 김희중 의장과 바티칸 대사 오스카 파디야와의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이것마저도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이 문제를 한국 내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KHMU는 이태리 노동조합과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바티칸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가톨릭 인천교구와 가톨릭 인천 병원의 상황을 알리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가톨릭 병원측이 가톨릭 교회의 정신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황의 교서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 결사의 자유 정신을 수호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누구나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들은 노조원으로서 권리를 보장받도록 해야하고 이러한 원칙은 인천성모병원에서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대표단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톨릭 교회측에 호소합니다. 우리는 이 서한을 받는 모든 기관들이 인천 성모병원과 노조간에 대화를 갖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당신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유지현 삐에르안젤로 라이네리 위원장 사무총장 |
유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