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한국방송)소속의 한연노(한국방송연기자노조)가 지난 12일부터 미지급출연료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조합원 5000여명이 대다수 동참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파업으로 KBS드라마 상당수가 무기한 촬영중단됐으며 개그콘서트 역시 14일부터 촬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연노의 파업은 KBS의 프로그램제작이 40%이상 외주제작으로 이루어지면서 외주제작업체들이 출연료지급을 미루거나 착복한 데서 비롯됐다.
한연노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외주업체가 제작한 KBS드라마에 출연했다가 지급받지 못한 출연료가 15억원에 달한다며 KBS가 미지급출연료를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KBS사측은 미지급출연료를 지급할 이유가 없다며 “프로그램제작을 의뢰한 외주제작사에 연기자들의 출연료를 이미 모두 지급했기 때문에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은 것은 자사의 잘못이 아닌 외주제작사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연기자 송재호씨는 이에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프로덕션에서 돈을 못 받더라도 방송국에서 지급해주겠다는 협약서가 있다”며 KBS에서 출연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협약서는 당시 KBS사장의 인장이 찍힌 명백한 연기자와 사측간의 ‘단체협약서’로, 이는 외주제작의 확대로 출연료지급이 불안해진 연기자들이 방송국과 체결한 협약으로 알려졌다.
송재호씨는 “당장 방송국에 갈 수 있는 차비가 없거나 끼니를 못 때우는 사람들이 한연노조합원의 70%에 달할 만큼 많다”며 “얼굴이 많이 알려진 유명연기자로서 스스로는 생계걱정을 안 하지만 이 돈을 받아야 생활할 수 있는 후배연기자들을 위해서 결심했다”고 파업에 참가한 배경을 밝혔다.
한연노는 미지급사태의 해결과 아울러 일방적으로 동결된 출연료와 수당의 현실화, 초과시간에 대한 출연료지급, 단체협약준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며, 이에 따라 KBS드라마 등 상당수 방송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주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