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한국노총은 제66자중앙집회위원회를 열어 최근의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박근혜대통령 퇴진투쟁전개를 걸의했다.
김동만위원장은 <현장의 민심은 최순실게이트로 촉발된 국정농단사태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며, <박근혜정권퇴진투쟁을 요구하는 현장정서와 국민적 요구를 담아 11월 19일 전국노동자대회를 힘있게 개최하자.>고 밝혔다.
이후 오후 3시에 열린 시국선언기자회견에서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는 어디가고 무녀의 손가락과 혀에 국가권력이 농락당했다.>며 <현 정권은 헌정사상 초유의 국기문란으로 사실상 통치불능에 빠졌다. 통치능력도 없는 정권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그 첫걸음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다.>이라고 공표했다.
또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거나 청와대 비서 몇 사람 잘라내고, 장관 몇 명 교체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박근혜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몸통이다. 박근혜대통령을 그 자리에 둔다는 것은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그냥 덮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정치권의 거국중립내각구성과 박근혜대통령이 개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국노총은 <한국노총은 우리나라 최대의 민주적 대중조직으로서 박근혜 퇴진 최선두에 서려한다.>며 <100만 한국노총 조합원의 마음을 모아 박근혜 퇴진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다.>이라 결의했다.
아래는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한국노총 시국선언문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다던 일들이 현실로 밝혀지고 있다.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은 허수아비였다.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는 어디 가고 무녀의 손가락과 혀에 국가권력이 농락당했다. 대한민국이 조롱거리가 되고 국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온 국민은 이 믿기 힘든 처참한 현실 앞에 분노하고 좌절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위대했다.
일부 기득권 세력들은 대통령이 하야하면 거대한 혼란이 올 것처럼 호도하면서 또다시 기득권을 유지할 방법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지만, 국민은 이 사태를 수습하는 최선의 길은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이 퇴진하는 것이라며, 광장으로 모이고 있다. 이 부끄러운 나라를 자손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광장으로 모이고 있다. 헬조선의 실체를 확인하고 이 나라에 정의를 세우기 위해 손에 손을 잡고 광장으로 모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국민이 옳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이 마음에서 지워버린 대통령이다. 1분 40초짜리 녹화사과로 국민 분노에 기름을 붓더니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기습 개각으로 마지막 남은 연민마저 지워버렸다. 대통령이 아닌 박근혜의 개각을 국민이 수용할 리 만무하다.
현 정권은 헌정사상 초유의 국기문란으로 사실상 통치불능에 빠졌다. 통치능력도 없는 정권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그들이 내팽개친 민주주의 가치를 회복하고,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그 첫걸음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다.
일부 정치권도 아직 사태파악을 못 하고 있다.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거나 청와대 비서 몇 사람 잘라내고, 장관 몇 명 교체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박근혜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몸통이다. 박근혜대통령을 그 자리에 둔다는 것은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그냥 덮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최순실 귀국조차 알리지 않은 검찰이다.
귀국 후 바로 체포하지 않아 입을 맞추고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준 검찰이다. 박근혜대통령이 퇴진하지 않고 권좌에 있는 한, 정권에 사유화된 검찰은 또다시 진실을 은폐하고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대한민국 얼굴에 먹칠하고, 온 국민을 부끄럽게 만든 박근혜대통령은 즉각 퇴진하고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국민의 명령을 저버린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재벌대기업 역시 이번 사태의 공범이다.
재벌대기업은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최순실 일가의 개인회사에 막대한 금액의 돈을 기부했고, 그 대가로 실로 막대한 것을 얻었다. 바로 ‘박근혜 표 노동개악’이다. 박근혜정권이 그렇게도 노동개악을 밀어붙인 수수께끼가 풀리고 있다. 최순실이 조종한 박근혜정권에서 노동자는 두둑한 ‘복채’를 상납한 재벌대기업에게 바쳐질 ‘제물’이었다. 박근혜정권이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 된 이유가 재벌대기업과 최순실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비정상인 최순실과 박근혜정권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며 혹세무민했다. 낙하산 인사와 정권의 실정으로 발생한 공공기관 부채 원인을 노동자의 과다 복지 때문이라 호도했다. 노동자를 쉽게 자를 수 있도록 하는 해고연봉제를 ‘노동개혁’이라 포장했고,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갖다 붙여 법을 초월한 2대지침을 밀어붙였다. 필요하면 쓰고, 언제든 자를 수 있는 파견제를 일자리 창출의 도깨비방망이인 양 포장했고, 사회양극화 책임을 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했다. 병원과 공공기관 민영화를 강행하고 국민의 생명과 사회 공공성마저 재벌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반도체 공장에서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죽어가고, 메틸알코올에 시력을 잃을 때도, 조선소 하청 노동자가 목숨을 건 노동을 하고 있을 때도 그들은 수백억의 기부와 그 대가에 주판알을 튕기고 있었다.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해 여론을 조작하고, 최순실이 실세임을 미리 파악하고 그 일가에 ‘투자’한 전경련과 재벌은 결코 피해자가 아니다.
결국, 이 모든 사태는 박근혜대통령과 최순실, 전경련과 여당의 합동작품이다.
이제 모든 정황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에 연연할 경우, 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으로 노동자 민중 생존권은 파탄 날 것이다. 국격 추락으로 정상적 외교가 불가능해 질 것이다.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대통령을 조종해 국가권력을 마음대로 주무른 최순실의 범죄행위는 부관참시해도 속이 풀리지 않을 만큼 크다. 특검을 통한 철저한 수사로 모든 것을 밝히고 그 죗값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참담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 편승해 사욕만을 추구한 암적 존재이자 사회발전의 걸림돌인 재벌과 전경련은 반드시 해체하고 경제민주화의 단초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박근혜대통령을 에워싸고 호가호위하고 두둔했던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내려도, 노쇠한 말을 버리고 새로운 말을 갈아타도, 그 죄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국민은 너무도 질기게 참고 살아왔다.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한 저들에게 이제 국민의 무서운 힘을 직접 보여 줄 때가 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몸통과 하수인들을 모두 도려내고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경제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노총은 박근혜 퇴진으로 2대지침과 노동법개악으로 대표되는 ‘노동자 죽이기’ 노동정책을 끝장낼 것이다. 노동정책을 ‘노동자 살리기’로 전환해, 내수를 북돋우는 것이 경제위기 극복의 유일한 대안이다.
이런 참담한 국정농단에도 대통령을 퇴진시키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부끄러운 역사로 남게 될 것이다.
한국노총은 우리나라 최대의 민주적 대중조직으로서 박근혜 퇴진 최선두에 서려한다. 100만 한국노총 조합원의 마음을 모아 박근혜 퇴진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다.
박근혜 퇴진에 뜻을 함께하는 제 세력과 힘을 합쳐 온 국민 마음속 비통함과 좌절감을 희망으로 바꿔내는 길에 함께 할 것이다.
2016년 11월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진제공 : 한국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