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영남권결의대회 추모사

 

 

최강서열사가 민주노조를 한진자본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온몸으로 항거했던 날로부터 7일째인 27일 부산역광장에서 ‘노동탄압 분쇄, 정리해고 철폐, 손배가압류 철회, 악질한진자본 규탄! 최강서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총영남권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부산본부 김진숙지도위원의 눈물의 추모사를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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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도위원은 “크레인도 감옥도 다 견딜수 있는데 미치도록 아까운 너마저 보내는 일만은 견딜 수 없다는 걸 진작 말했더라면 널 붙잡을 수 있었을까”라며 “내가 힘들어할 때, 누나처럼 강한 사람이 약해지면 되냐고 날 나무라던 강서야. 내가 강할 수 밖에 없었던 건 너희들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나라에서 해고가 어떤건지 스물여섯에 이미 겪은 나는, 그 아픔을 너희들에게 다시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며 “반평생넘는 세월을 해고자로 살아오면서, 세상으로부터의 외면과 소외. 그 뼈에 사무치는 서러움을 너희들은 겪지 않기를 바랬다”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내 20대의 어느날처럼, 온종일 땀흘려 일하고, 퇴근하는 통근버스에서 동료들과 그날의 노동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며, 새끼들 입에 밥들어가는 걸 뿌듯하게 지켜보는 삶. 그 대단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 소원이 돼버린 나라”라며 “35년의 짧은 생애동안, 이 모진 세상은 착하디 착한 네 소원을 어찌 그리 모질게 짓밟았단 말이냐”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사랑한다는 말보다 ‘해고는 살인이다’는 절규를 더 많이 외치고 떠난 강서야”라며 너의 죽음을 생활고로,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이라고 모독하는 저질 한진자본이 널 죽였다는 걸 꼭 밝혀낼게. 네 바램대로 조합원들이 민주노조로 돌아와 네 영혼이나마 편히 쉴수 있을 때까지 영영 떠나진 말거라 강서야“라고 다짐했다.

 

김지도위원은 “민생을 외치던 분이 대통령이 되셨는데 사람이 죽고 있다. 새누리당 정권 5년을 벼랑 끝에 내몰려 있던 노동자들이 하나하나 떨어져 죽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민주노조는 복수노조에 의해 무력화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저항은 손배가압류로 입마저 틀어막혀 질식사하고 있다. 도무지 끝이 없는 절망속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부터 지켜주고 민생을 말하라”고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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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도위원이 추모사를 낭독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눈시울 붉히며 울음을 터트리거나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김지도위원이 85호크레인에서 309일동안의 고공농성과 희망버스로 한진중공업사태는 타결됐고, 사측은 최강서조합원을 포함한 92명을 올해 복직시켰으나 해고노동자들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강제휴업을 당해 결국 무기휴업자가 되버린 것이다.
 
아래는 김진숙지도위원의 추모사 전문이다.
 

강서야. 내가 크레인위에 있을 때 날마다 문자로 힘들지 않냐고 묻던 강서야. 

 

 

그때는 그냥 너희들만 괜찮으면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는데 솔직하게 말할 걸 그랬다.

이렇게 동지들을 보내는 일이 제일 힘들다고 그때 말해줄 걸 그랬다.

늘 곁에서 얼굴보고, 같이 숨쉬고, 태산처럼 믿었던 사람을 먼저 보내는 일.

그게 가장 힘든 일이라는 걸 너에게 말했다면 널 잡을 수 있었을까.

크레인도 감옥도 다 견딜수 있는데 미치도록 아까운 너마저 보내는 일만은 견딜 수

없다는 걸 진작 말했더라면 널 붙잡을 수 있었을까.

내가 힘들어할 때, 누나처럼 강한 사람이 약해지면 되냐고 날 나무라던 강서야.

내가 강할 수 밖에 없었던 건 너희들 때문이었다.

내 신념의 근거는 너희들이고, 내 희망의 근거도 우리조합원들이다.

20121221. 그렇게 태산하나가 무너졌다.

35년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그 시퍼렇고 울창하던 산 하나가 무너져 내렸다.

강서야. 얼마나 외롭고 힘들고 얼들었니.

이 나라에서 해고가 어떤건지 스물여섯에 이미 겪은 나는, 그 아픔을 너희들에게 다시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반평생넘는 세월을 해고자로 살아오면서, 세상으로부터의 외면과 소외.

그 뼈에 사무치는 서러움을 너희들은 겪지 않기를 바랬다.

20대의 어느날처럼, 온종일 땀흘려 일하고, 퇴근하는 통근버스에서 동료들과

그날의 노동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며, 새끼들 입에 밥들어가는 걸 뿌듯하게

지켜보는 삶. 그 대단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 소원이 돼버린 나라.

35년의 짧은 생애동안, 이 모진 세상은 착하디 착한 네 소원을 어찌 그리

모질게 짓밟았단 말이냐.

조선공사를 한진이 인수하자마자 시작된 이 끝도없는 죽음의 행렬.

죽어라고 밀어내는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죽어라고 싸웠던 강서야.

사랑한다는 말보다 해고는 살인이다 는 절규를 더 많이 외치고 떠난 강서야.

노동자들의 모가지를 짤라낸 다음날 임원들의 임금을 인상한 한진자본,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주식배당금을 챙겨간 조남호 회장.

1년을 피가 마르게 싸워 국회까지 나서 합의안이 만들어졌는데 그 약속마저 어긴 조남호.

약속을 어겨본 적이 없는 우리는 그 약속이 지켜질 줄 알았다.

친구와의 사소한 약속마저 어기면 큰일 나는줄 알았던 우리는 사람의 목숨이 걸린

약속이니 당연히 지킬거라 믿었다.

노사합의가 맺어지고 복직까지 1.

하루하루 설레며 기다렸던 시간들.

복직만 하면 회사로부터 버려졌던 배신감도 치유될 거라 믿었다.

법과 국가권력으로부터 짓밟혔던 그 아픈 상처들도 다 잊게될 거라 믿었다.

허허벌판에 서있는 너희들을 두고 등을 보이고 돌아서던 동료들과도 다시 하나가

되리라 믿었다. 그런데 복직 세 시간만에 떨어진 무기한 강제휴업.

그날 너는 세상 가장 쓸쓸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버텼는데... 또 나가래요.”

강서야. 남아있는 태산들이 무너진 태산하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게.

너의 죽음을 생활고로,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이라고 모독하는 저질 한진자본이 널

죽였다는 걸 꼭 밝혀낼게.

크레인 아래서 매일 백배서원을 하던 분들의 젖은 깔개를 마른수건으로 닦아주던 네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 거였는지 알게할게.

여섯 살,다섯 살 너를 꼭닮은 아이들에게 아빠는 모두를 지켜낸 의인으로 기억되게 할게.

그때까지 강서야. 멀리 가진 말거라.

네 바램대로 조합원들이 민주노조로 돌아와 네 영혼이나마 편히 쉴 수 있을 때까지 영영

떠나진 말거라 강서야.

박근혜 당선인

민생을 외치던 분이 대통령이 되셨는데 사람이 죽습니다.

국민대통합을 외치던 분이 대통령이 되셨는데

노동자들은 여전히 철탑위에 굴다리위에 천막에 내몰려 있습니다.

새누리당 정권 5년을 벼랑 끝에 내몰려 있던 노동자들이 하나하나 떨어져 죽습니다.

노동자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민주노조는 복수노조에 의해 무력화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저항은 손배가압류로 입마저 틀어막혀 질식사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대통령이 된거 아닙니까.

노사합의를 어기고 법의 판결마저 비웃는 자들을 먼저 처벌하십시오.

도무지 끝이 없는 절망속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부터 지켜주고 민생을 말하십시오.

 

 

 

김동관기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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