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로선 최선을 다했다. 역시 모든 걸 결정하는 건 주체역량·주체역할이다. 철도노조의 역량상 한계를 봤을 때 여기까지 온 거만 해도 얼마나 대단한가. 김명환철도노조위원장은 30일 파업철회를 공식선언하고 이제부터 현장투쟁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수서발KTX면허발급과 잇따르는 초강경대책이 철도파업대오에 균열을 주자 크게 선을 그으며 대오의 단결을 유지한 건 불가피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한번으로 모든 걸 끝낼 게 아니지 않은가.  

국토위산하 철도발전소위설치에는 합의했지만, 회사측의 각종징계·고소고발·손해배상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파업지도부·노동자들에 대한 징계가 진행되면 언제든 다시 터질 수밖에 없는 활화산상태기 때문이다. 그래선 신승철민주노총위원장도 철도노조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조합원·국민과 함께 중단없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확인했다. 즉, 1.9·1.16 2·3차총파업, 2.25총파업이라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철도노조가 현장투쟁으로 전환한다고 박·새정권의 민주노총본부불법침탈과 대선불법관권선거의 사실이 달라지진 않는다. 

이렇게 철도노조의 원칙적이면서도 융통성있는 투쟁전술들이 중간층여론을 계속 철도노조측에 유리하게 이끄는 긍정성이 있다. 철도노조는 이처럼 양보하고 합리적인 데 반해 코레일측과 그 배후인 청와대는 오직 강경·탄압일변도로서 국민들로 하여금 짜증나고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청와대는 사영·사유화에서도 명분이 없지만 철도노조라는 기차를 향해 포탄을 쏘며 마주달리는 탱크처럼 파쇼독재의 본질을 여실히 드러내보이며 더욱 대중적으로 고립되게 됐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투쟁은 노동자·기층민중의 정치세력화의 과제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역시 노동자·기층민중·전체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려면 그만큼 정치적으로 각성돼야 하고 그 정치조직을 가져야 한다. ‘제2의6월항쟁’이 본격화되고 박근혜정권이 사면초가에 몰린 조건에서 노동자·기층민중은 계속항쟁의 기세를 유지하고 호흡을 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야 한다. 파쇼적공안탄압에 맞서고 개량적기만국면에 대비하면서 노동자·기층민중의 지혜를 모으고 그 힘을 잘 발휘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긍정성이 있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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