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최대통신사 프랑스텔레콤에 대한 노동자연쇄자살원인규명 사법수사가 진행된 가운데 사회적 폭력의 증거가 되는 내부문서가 발견됐다.
7일 프랑스일간지 르파리지앙은 2006년 10월20일 진행된 프랑스텔레콤간부회의록원본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전CEO 디디에 롬바흐드는 당시 간부회의에서 ‘과잉보호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이 과거보다 계획적으로 경제를 운영하게 만들 것’이라며 ‘2만2000개 일자리삭감이 우리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2007년에는 노동자들이 창문 또는 문을 통해서 어떤 식으로든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력자원부전책임자 올리비에 바흐브호는 “구석에 그물망을 놓고 2만5000명 공무원들을 머물게 하자”고 말했다.
간부회의가 녹음됐고 공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안 지도부는 프랑스텔레콤간부위원회 사무총장 마히 끌로드에게 발언의 일부를 삭제하고 원본을 폐기할 것을 지시했다.
끌로드는 지난해 12월4일 경찰에게 “회사지도부의 요청으로 녹음자료와 원본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회의록은 복사본을 보관하고 있던 끌로드의 자택창고에서 발견됐다.
이에 프랑스텔레콤전지도부는 “회의록의 폐기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프랑스텔레콤CFE-CGC(간부직원총동맹)대표 세바스티앙 크호지에는 “이 문서는 우리가 겪은 사회적 폭력이 드러나는 문서”라고 밝혔다.
사측은 2005년 ‘가치를 창조하고 부채를 축소하며 일자리유지를 통해 세계적 인터넷회사로 거듭 난다’는 2006~2008년 ‘넥스트(Next)계획’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2010년 시작된 파리지방법원의 프랑스텔레콤자살에 대한 예심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랑스텔레콤의 자살노동자수는 2007~2010년 91명에 달한다.
최일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