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김재철사장과 MBC사측의 만행을 견디다 못해 연가투쟁을 선포했다.
MBC노조는 170일간 진행한 파업을 종료한 지 50일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선언했다. 이들은 파업종료이후 사측으로부터 노골적으로 보복성 탄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들은 지난 7월17일 대규모 보복인사를 당했다. PD와 기자들은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드라마세트장과 미래전략실, 신사옥 건설국 등으로 파견됐다. 또 보도국 정치부의 과반수가 파업불참자와 시용기자들로 채워졌고, 파업에 참가한 기자와 아나운서들은 업무에서 배제됐다.
대기발령 및 징계대상인 노조원 20여명은 MBC아카데미에서 교육생으로 본연의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교육'을 받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고화질 CCTV가 보도국과 시사제작국을 중심으로 설치됐다. 설치위치와 각도를 볼 때 사원들의 동태를 살필 목적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사측이 해킹방지프로그램인 '트로이컷'에 내부사찰기능을 추가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또 MBC사측이 시사고발프로그램 PD수첩의 작가를 전원 해고한 이후 PD수첩은 전혀 제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PD수첩 박상준PD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작가 전원의 원직복직을 요구했다.
MBC노조는 5일 기자회견에서 △CCTV, 트로이컷 등 사찰도구들을 즉각 철거하고 책임규명 △인권탄압적인 교육발령, 보복인사, 부당징계를 철회하고 원직복직 △‘PD수첩’ 즉각 정상화 △해체된 영상취재부 즉각 복원 △백종문편성제작본부장에 대한 불신임결과 즉각 수용 등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정영하위원장은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주부터 연가투쟁 등 본격적인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강주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