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노동자에게 환경이 열악하거나 위험한 업무가 떠넘겨진다는 사실이 건강상태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하청노동자가 원청노동자보다 업무상 재해와 질병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주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교실 민경복교수팀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2010년 6~10월사이에 무작위로 추출한 다양한 분야의 노동자 1만19명을 대상으로 지난 12개월동안의 근로환경과 건강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원청노동자 3282명, 하청노동자 728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가벼운 부상부터 신체일부절단같은 심한 외상까지 업무상 재해를 경험한 하청노동자가 원청노동자보다 2.01배 더 많았다.
또 우울증과 불안증은 2.95배, 근육통이나 인대파열을 비롯한 각종 근골격계질환은 1.39배 더 앓았다.
업무상 질병을 이유로 결근한 경험도 하청업체직원이 3.56배나 많았다.
하청노동자가 원청노동자보다 건강이 더 악화되는 원인은 유해인자에 더 많이 노출되고 스트레스가 많은 조건일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그러나 업무상 재해 때문에 결근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은 하청업체보다 오히려 원청업체 직원들에게서 더 많았다.
이는 재해를 당해도 회사에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는 하청업체의 근로환경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나영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