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충남지역노동조합은 11일오전11시 태안농협하나로마트(태안읍 중앙로 170) 앞에서 <태안농협하나로마트 인권유린 사과·비정규직 처우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936d4b4b92219f2e0d8d9385ac39a97c.jpg

 

 

충남지역노동조합소속 조합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영하미조직비정규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민중의례, 참가자소개, 기자회견취지 설명, 지부장 발언, 교섭녹취록 공개, 위원장 발언, 기자회견문 낭독의 순으로 진행됐다.

 

진국장은 기자회견취지를 설명하며 <지난 5개월동안 교섭을 8번밖에 못했다는 자체가 농협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은 방증>이라며 농협의 부당노동행위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태안농협하나로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이 2013년 12월 처우개선을 위해 노조를 결성했으나 사측은 회유, 협박 등 부당노동행위로 일관했고, 결국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주관의 조정절차까지 최종결렬돼 파업권을 획득했다.

 

317d0a0e3685f2ce2f475f4c3539857d.jpg

 

 

 

이어 태안농협하나로마트지부 한성순지부장은 노동탄압 현실을 고발하는 발언을 했다.

 

한지부장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조를 결성했더니 농협은 지속적으로 탄압을 했다면서 <노조를 관두지 않으면 짜를 거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열심히 싸워나갈 것>이라며 당당하게 결의를 밝혔다.

 

교섭녹취록을 듣는 과정에서는 농협측의 비상식적인 태도에 많은 참가자들이 분노를 금치 못했다.

 

cfbf31123efcd637ef7e5097f2287aaa.jpg

 

다음으로 충남지역노동조합 김봉진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위원장은 비정규직문제이자 인권문제임을 강조하고, 또 CCTV 인권침해문제 역시 부각시켜 설명을 했다.

 

아울러 <태안농협하나로마트 문제는 비단 태안농협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태안군 나아가 충남지역노동조합 전체 노동자들이 태안농협비정규직문제해결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9bcd5dbfbd7565aebeb2121112845f7.jpg

 

기자회견문은 태안농협하나로마트지부 이승희사무장이 낭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농협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면서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계속 묵살한다면 우리도 그에 응당한 행동을 하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6월중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약속을 하지 않을 경우 7월부터는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면서 <그동안 수집해놓은 농협의 온갖 불법행위에 대한 고소고발과 함께 불매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농협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노사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다.>며 농협의 결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회견 중간중간 구호를 외쳤고, ‘파업가’를 제창하며 집회를 모두 마무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태안농협하나로마트는 인권유린 사과하고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즉각 나서라

 

비정규직 900만시대. 비정규직문제는 전사회적 문제다. 얼마 전 벌어진 세월호참사를 두고 보더라도 우리사회 비정규직문제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아르바이트직원은 희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운회사의 정직원이 아니라서 사규에 따른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보도가 우리를 아프게 했다. 또 선생님 중에도 정규직이 있고 비정규직이 있는데, 정규직은 보험에 가입되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고 비정규직인 기간제교사들은 그조차 받을 수 없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살아서 차별받고, 죽어서도 차별받는 이 땅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슬픈 현실이다.

 

연간 수백억의 매출을 올리는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일하는 다수의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시간제, 아르바이트, 계약직, 무기계약직이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본질은 비정규직이고, 정규직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일을 하면서도 그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비정규직이라는 게 ‘골품제도’ 같아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비정규직을 벗어날 수 없다. 농협하나로마트를 위해 9년 째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월 기본급이 120만원. 1년 일하나 9년을 일하나 똑같은 급여를 지급받고 있다. 8년 동안 일했지만 매년 재계약하는 ‘계약직’신분을 벗어날 수 없어 항의했더니 그제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줬다. 그러나 정규직 급여는 언감생심, 계약직 시절에 받던 급식비만 없어지고 말았다. 무기계약직은 급식비를 지급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농협은 비정규직의 임금을 올려줄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둥, 처우개선의 규정이 없다는 둥 온갖 규정타령을 하지만, 그들은 정작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하고 있다. 임금인상 해주면 농협조합원들이 싫어한다고 하지만 정작 정규직의 임금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3년 국정조사자료에 따르면, 농가 평균 소득이 3,130만원인데 농협에는 연봉 1억원 넘는 직원이 2,569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 18,843명 직원에게 스마트기기 구입비용 196억원(1인당 96만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또 최근 6년간 학자금(초·중·고·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에만 1,635억원을 썼고, 취학 전 자녀에 대해 월 13만원씩 187억원을 줬고, 해외 유학중인 직원 자녀에게도 38억을 지원했다고 한다. 9년 근무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급여는 최저임금보다 고작 10만원 더 주는 농협이지만 정규직들의 복리후생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비정규직 임금 10만원, 20만원 올려달라고 하니 ‘농협조합원’들이 싫어해서 못해준다는 핑계를 대면서 정작 정규직들은 스마트폰 구입조차 회사 돈으로 하는 상황이니 비정규직들의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처럼 저임금과 상대적인 박탈감에 신음하던 농협하나로마트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처우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그러나 농협은 비정규직차별에 대한 반성은커녕 회유와 협박이라는 전형적인 부당노동행위로 일관했다. 노조가입여부를 조사하고, 면담을 통해 노동조합탈퇴를 종용했다. 조합원의 인사는 받지도 않고 신입사원에게 조합원과 어울리지 말 것을 강요하고, 공식회의 자리에서 조합원팀장을 ‘여자분’이라고 칭하는 등 인격모독까지 서슴지 않았다.

 

나아가 업무마감시간에 직원들을 집합시켜놓고 노골적으로 노동조합을 비난하며 협박했다. 협박하던 관리자 중 1인은 자신이 술을 마셨음을 시인했다. 공개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으로도 모자라, 사업장에서 술 마시고 직원들에게 훈계하는 몰상식의 극치가 21세기 대명천지에 농협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탈퇴하는 조건으로 급여를 140만원으로 올려주겠다는 소문을 냈고 노동조합을 계속하는 한 국물도 없다고 경고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노동조합의 깃발을 지키고 있는 현재 그들의 경고대로 임금은 단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

한편, 농협이 CCTV를 통해 직원들과 손님들을 감시하고 있어 심각한 인권침해로 되고 있다. 이는 초상권 침해로 대한민국헌법 제10조, 제17조에 반하는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된다. 매장에서 직원들끼리 잠깐 대화를 나누면 2층 사무실에서 “근무시간에 왜 잡담하느냐”며 질책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이것도 문제지만 자신들의 행위가 인권침해임을 인지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가 더 큰 문제다. 농협은 인권을 침해당한 직원들과 주민들에게 조속히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농협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계속 묵살한다면 우리도 그에 응당한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6월중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약속을 하지 않을 경우 7월부터는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 그동안 수집해놓은 농협의 온갖 불법행위에 대한 고소고발과 함께 불매운동에 나설 것이다. 농협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노사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다. 농협의 결단을 촉구한다.

 

민주노총 충남지역노동조합은 태안농협하나로마트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우리 조합원들이 정당한 권리를 되찾는 그날까지 드팀없이 싸워나갈 것이다.

 

농협은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즉각 나서라!
농협은 부당노동행위 사과하고 노동조합 인정하라!
농협은 인권유린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노동탄압 박살내고 민주노조 사수하자!

 

2014.6.11.
민주노총 충남지역노동조합


 

진영하기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반일행동, 미버지니아주애난데일소녀상앞에서 논평발표·일인시위 진보노동뉴스 2021.02.24
6570 코리아연대 <세월호참사에 전쟁참화 고조, 박근혜정권 퇴진하라> ... 미대사관앞 1인시위 file 진보노동뉴스 2014.05.15
6569 5만건설노동자 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 “생존수단 장비동원해 상경투쟁 불사” file 김동관기자 2013.06.25
6568 고등법원, 한국타이어해고자에 ‘부당해고’판결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2.11
6567 진주의료원사태 어떻게 해결하나? ... 22일 국회서 토론회 열려 file 김동관기자 2013.03.23
6566 “송전탑반대운동은 박근혜독재정권 뿌리뽑아내는 것” ... 2차밀양희망버스 4000명참가 file 김동관기자 2014.01.28
6565 [글] 평균이윤율저하경향은 못바꾼다 (4)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5.02
6564 재능교육대책위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전원복직!”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2.11
6563 “이대로는 못살겠다. 박근혜퇴진하라” ... 2.25국민파업대회, 서울4만 전국10만 모여 file 김동관기자 2014.02.25
6562 또 노동자 분신 ...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노조원 “자식에게 비정규직 물려줄 수 없다” file 나영필기자 2013.04.16
6561 노조탄압기업 한국쓰리엠, 전남지역노동위원장에 뇌물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2.14
6560 공황장애, 우울증으로 지하철기관사 자살 ... 노조 ‘죽음보다 고통스런 기관사 현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1.21
6559 프랑스고등법원, 대형마트야간노동협약에 ‘무효’판결 ... 저녁9시이후 노동은 안돼 file 최일신기자 2013.04.05
6558 사이프러스 구제금융신청 ... 제2은행청산, 최대40% 헤어컷감행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3.26
6557 [자료] 여수산단 폭발사고 개요 file 나영필기자 2013.03.16
6556 프랑스‘살인적’실업률, 낙담한 실업자 또 분신해 file 최일신기자 2013.03.09
6555 이마트, 노동단체사이트 가입한 직원 감시하고 해고해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1.16
6554 [글] 이렇게 아니면 저렇게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3.05
6553 쌍용차범대위, 인수위원장에 면담요청공문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2.14
6552 이현중, 이해남열사 10주기 및 최종범열사추모문화제 개최 file 진영하기자 2013.11.14
» 민주노총 충남지역노조 〈태안농협하나로마트 인권유린 사과·비정규직 처우개선〉 촉구 file 진영하기자 2014.06.11
6550 이마트노조, 불법수색과 특수절도 혐의 등으로 경영진 검찰 고발 file 김동관기자 2014.09.26
6549 [현장사진] 〈새누리당 연금개악안〉규탄 공무원노조 전 지부장 삭발투쟁 file 진보노동뉴스 2014.10.28
6548 [현장사진] 늦봄문익환20주기추모·관권부정선거규탄 촛불문화제 file 진보노동뉴스 2014.01.19
6547 3일만에 300명가입, 홈플노조 ‘폭발적 반응’ ... 실천단 ‘카트라이더’ 대모집 file 나영필기자 2013.03.31
6546 전교조, 전국교사대회 '전면적인 대정부투쟁' 선언 file 김동관기자 2013.10.20
6545 한국타이어 노동자 ‘패혈증’ 사망 ... 3월 벌써 3명째 file 나영필기자 2013.03.10
6544 고 윤주형씨 원직복직 받아들여져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2.06
6543 제조업 88.6% 연장근로위반 ... 207시간 초과노동착취 file 나영필기자 2013.04.07
6542 광산구청직원집단폭력으로 건설노동자 중태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2.28
6541 교수학술4개단체 “헌법은 자본의 우위에 서 있나” ... 현대차헌법소원 기각촉구 file 나영필기자 2013.06.12
6540 [장투사업장을 돌아본다] (3) “유시영 구속하라” 목에 밧줄 매단지 134일 ... 유성지회 file 김동관기자 2013.03.04
6539 철도노동자 ‘한길자주노동자회’ 6명 보안법위반혐의 압수수색 file 나영필기자 2013.04.29
6538 폭언욕설에 심지어 폭력까지, 심각한 서울시립대 노동인권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3.03
6537 복지부, 4인가구 최저생계비 163만820원 확정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8.28
6536 국민행동, 5.24조치해제와 남북관계복원 촉구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5.24
6535 경찰, 민주노총 신승철위원장 등 43명 소환조사 file 김동관기자 2014.03.03
6534 2만여 학교비정규직노동자, 20~21일 사상최대규모 총파업 돌입 file 김동관기자 2014.11.17
6533 800여개 시민사회단체 “민주주의, 참교육 위해 전교조 지킬 것” 선언 file 김동관기자 2013.10.08
6532 “박근혜는 국정원을 앞세워 유신부활 꿈꿔” ... 13차촛불대회 진보노동뉴스 2013.09.30
6531 [현장사진] “여성을 반쪽짜리 내모는 시간제일자리 중단하라” ... 3.8여성노동자대회 file 진보노동뉴스 2014.03.09
6530 쌍용차평택공장노동자, 수면중 돌연사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2.14
6529 YTN노조, 이명박 고소 ... ‘민간인사찰책임자, 횡령·직권남용’ file 나영필기자 2013.03.08
6528 노동중심 대중적 진보정당 “노동현장, 삶터기반 지역거점 내오고, 성과이어 6월 중앙추진체 건설” file 류재현기자 2013.04.03
6527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총파업투쟁승리농성투쟁선포 file 진보노동뉴스 2012.08.22
6526 공공부문비정규직 36만명 육박 ... 정부, 지자체산하 기관 제일 많아 file 나영필기자 2013.04.08
6525 〈야합 철회하고, 수사권 기소권 있는 특별법 제정하라〉 ... 1만의 〈특별한 외침〉 file 김동관기자 2014.08.10
6524 GM회장·박대통령 '통상임금문제' 언급 ... 민주노총, 강하게 비판 file 진보노동뉴스 2013.05.12
6523 코리아 평화·통일 위한 유엔결의추진 국제위원회, 14일 포츠담에서 발족 진보노동뉴스 2013.11.20
6522 현대차 아산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 목숨 끊어 file 나영필기자 2013.07.15
6521 ‘일류기업’ 삼성? .... 삼성전자화성사업장 환경안전시설미비 1943건 적발 file 나영필기자 201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