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은 기관차다. 역사의 기관차가 진보라면 진보의 기관차는 당이다. 당은 방향을 제시하고 동력을 제공하며 진보를, 역사를 이끌고 나아간다. 그래서 당이 중요하다. 당이 방향제시와 동력제공의 역할을 잘 하지 못하면, 진보가 역사가 전진하지 못하고 답보하거나 심지어 후퇴한다. 진보운동가들이 당을 건설하기 위해 피땀과 목숨을 바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정한 진보주의자라면 진보정당의 당원이다. 진보주의는 당, 대오와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정당에 공격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과 대중을 이어주는 조직을 인전대라 부른다. 앞 전(前)자 끌어당길 인(引)자다. 즉, 전위역량인 당으로 대중을 끌어당겨주는 조직이라는 뜻이다. 비유하면 기관차인 당에 연결된 열차차량들이다. 가령 노조, 농민회, 학생회와 같이 3대주력역량과 여기에 양심적 지식인단체를 하나 더해 4대기본역량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진보개혁적인 시민단체들이 그 뒤에 달린 열차차량들이 될 수 있다. 이 당·단체들을 다 합쳐서 전선이라고 불러도 된다. 고로 당·단체·전선이 민중의 조직역량이고 주체역량이다. 이게 힘이다. 


지난해 수구세력은 진보세력에 대한 공격을 진보당에 집중했다. 이 야수적인 맥카시선풍에 내부의 분열기회주의의 문제와 패권주의의 문제가 맞물리며 결국 당이 분당되고 말았다. 그리고 대선은 각개약진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진보당후보는 1%정도의 지지율에 머물렀고 그나마 사퇴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진보세력의 지지율이 대략 15%정도 된다고 볼 때, 대선구도의 불리함과 분당사태로 인해 1/15로 정치역량이 축소돼 평가된 거다. 그리고 진보당은 전농외 배타적 지지단체들을 다 잃어버렸다. 그것도 과연 전국의 농민들 중 얼마나 진보당을 지지하겠는가. 


냉철히 봐, 현 진보당으로서는 진보운동의 기관차역할은 불가능하다. 지난 과정은 방향제시·동력제공에서 한계를 뚜렷이 보여줬고, 대중지반도 전농이라는 열차차량 하나 달랑 붙어 있을 뿐이다. 진보당의 역사적 정통성과 진보적 원칙성을 계승하면서도 사업작풍과 대중지반에서 근본적 혁신이 있지 않고서는 진보운동에게 미래가 생길 리 없다. 진보대통합당건설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성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대로 방향을 제시하고 동력을 제공하며 기본역량과 보조역량의 열차차량을 달고 기적소리 힘차게 전진하는 진보운동의 기관차가 필요하다. 


관건은 그런 당건설을 추동하는 주체세력이다. 원칙은 진보당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진보세력 속에서 그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민심도 좋지 않다. 나름 선전했지만 지난 대선에서의 성적표는 내세울만한 것이 못된다. 이런 조건에서 주체세력으로는 민주노총밖에 없다. 민주노총이 하루빨리 대열을 정비하고 진보대통합당건설에 앞장서야 할 역사적 책무가 여기에 있다. 민주노총이 나서고 뜻있는 세력이 정당과 소속을 초월해 힘을 합친다면, 내년 지방선거이전에 정치적 결실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해야 하기에 가야 한다. 열백번 깨지더라도 반드시 세워야 할 당이기에. 


조덕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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