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본회의에서 <4.16<세월>호참사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된 7일 <세월>호가족대책위가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국회본청앞에서 열었다. 

가족대책위는 <세월>호특별법에 대해 <가족과 국민의 노력과 바람에 비하면 미흡하기 짝이없다>라며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 및 기소권 부여>라는 핵심주장을 양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사권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위원회의 인사와 재정을 담당할 부위원장겸 사무처장은 여당추천 상임위원이 맡게 되어 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도 위협받게 되었다>며 <가족들 마음같아서는 미흡한 법안을 당장이라도 거부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4개월에 가까운 입법부의 고민과 하루라도 빨리 진상규명활동이 시작되어야 하는 필요성으로 눈물을 머금고 오늘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을 반대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특별위원회를 철저히 감시하고 독자적인 진상규명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성역없는 철저한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안전한사회를 이룰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며 <그동안 함께해온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국민들의 손을 맞잡고 안전한사회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오늘은 세월호 참사 후 206일째 되는 날이며, 겨울에 접어든다고 하는 입동입니다. 눈에 띄게 기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추워져가는 날씨 속에 아직도 진도에는 아홉 분의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후까지 책임지고 구조, 수습을 하겠다고 공언을 했던 정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무책임한 언사를 반복하다가 이제는 범대본을 해체할 거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제발 부탁하고 또 사정합니다. 끝까지 실종자 수색을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실종자 가족들에게 여한이 남지 않도록 제대로 된 수색을 계속 해 주십시오. 제발 한 번만이라도 내뱉은 말을 끝까지 책임지는 정부를 보고 싶습니다.

방금 전 국회에서는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특별법”)을 가결, 통과시켰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정치적으로 독립되고 진상규명에 강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 충분한 기간 동안 수사를 할 수 있고, 조사, 수사 그리고 기소가 유기적으로 잘 연계되어 진행되기를 바랐습니다. 이를 위하여 저희 가족들은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원 중 한 명에게 검사의 지위와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처음부터 저희 가족들의 이런 주장과 제안을 무시하였습니다. 530만 명이 넘는 국민의 지지가 있었음에도 저희 가족들의 주장을 한 번도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채, 조사는 특별법이, 수사와 기소는 기존의 상설특검법이 분리하여 담당하도록 합의하였습니다. 이런 정치권의 합의가 가족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특히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추천과정은 여당과 청와대의 개입을 배제할 수 없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사람의 정치적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 자명합니다.

저희 가족들은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거나 이에 버금가는 방안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국민들과 함께 수많은 일들을 벌여나갔습니다. 단식, 도보행진, 노숙농성, 삼보일배, 집회, 서명운동 등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해왔습니다. 내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내 자녀, 내 가족을 잃은 아픔을 치유하기는커녕 제대로 한 번 울어보지도 못한 채 생전 처음 해보는 일들을 해내느라 뼈가 녹고 피가 마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을 보듬어 주시는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뜨거운 지지가 있었기에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멈추었다가도 다시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 통과된 특별법은 당초 새누리당이 내놓았던 안에 비하면 확실히 진일보한 것이지만 저희 가족들과 국민들의 노력과 바람에 비하면 참으로 미흡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희 가족들과 국민들이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 및 기소권 부여”라는 핵심 주장을 양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사권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논의되던 과태료도 대폭 인하하였고, 업무상 비밀, 공무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할 때 최소한 해당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특별법에 따라 건설될 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의 인사와 재정을 담당할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여당의 고집대로 여당 추천 상임위원이 맡게 되어 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도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들의 마음 같아서는 이런 미흡한 법안을 당장이라도 거부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넉 달에 가까운 입법부의 고민과 하루라도 빨리 진상규명활동이 시작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고려하여 눈물을 머금고 오늘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을 반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마음에 크게 걸리는 것은 그동안 저희 가족들을 지지하고 함께 행동해 주셨던 많은 국민들에게 좀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토록 미흡한 특별법이 역설적으로 앞으로 저희 가족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 독자적인 진상규명활동을 벌여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하는지 철저히 감시할 것입니다. 국민적 관심 속에서 특별위원회가 자신의 권한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미완의 특별법을 미완인 채 남겨 놓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 가족들은 이미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그리고 안전한 사회건설을 위해서라면 몇 년, 아니 몇십 년이 걸리건 계속 싸울 것입니다. 이러한 각오는 4월 16일, 수장되어 죽어가는 내 아이를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그 때 이미 가졌던 것이며, 그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는 모든 부모들의 각오입니다. 사랑하는 내 새끼가, 내 가족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며 저희 심장에 새겨준 이 각오로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를 이룰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합니다.

그동안 저희 가족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신 많은 국민들,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선 시민단체 활동가들 모두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특히 어제 오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국회를 에워싸며 1인 시위를 해주시고 이 기자회견까지 함께 해주신 리멤버0416을 비롯한 60여개 시민모임과 회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따뜻함에 저희 가족들은 죽지 않고 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저희 가족들은 이미 약속드린 대로 철저한 진상규명 등을 위해 계속 걸어 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국민 여러분에게서 받은 따뜻함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나친 욕심일 수 있지만 저희에게 내어 주신 손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아니 오히려 더 뜨겁게 두 손 맞잡고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간청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마음 놓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저희와 국민 여러분이 함께 이루어내야 할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회가 보다 안전해질 때까지 서로 잡은 손 놓지 말고 끝까지 같이 갔으면 합니다.


2014년 11월 7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임진영기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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