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이 없어서다. <세월호가 민주노총이고 민주노총이 세월호다>·<끝내자 박근혜>, 얼마나 훌륭한가. 참으로 적중한, 이이상 좋은 구호가 있을까싶을정도다. 문제는 이게 말로만이라는거다. 그렇게해서 메이데이때 10만을 모았지만 가두행진에 만족하고 정리집회하고는 그냥 해산해버렸다, 밥먹으러 갔다. 유족들은 목에 밧줄을 거는데··· 민주노총지도부는 안국동전선에 있었지만 대오를 해산시켜버린뒤엔 집단이 아니고 개인에 불과하다. 그자리에 있었던 김광진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대표하지못하는거처럼.


그럼 왜 이렇게 됐는가. 유족과 함께 투쟁기세를 고조시켜 기어이 박근혜퇴진국면을 만들겠다는 절박함, 확고한 의지가 없어서다. 한마디로 박근혜를 끝장내겠단건 말뿐인거다. 지금은 민주노총을 강화하는데 맞추자, 집회하고 행진하는게 어디냐, 6.27때 또 총파업하자, 11월전국노동자대회때 끝장내는 총파업을 하자, 실제는 이런거다. 허나 4.24~5.1을 이렇게 무맥하게 보내곤 6.27, 11월에 되겠는가. 벌써 노동자들은 현지도부가 총파업공약으로 당선됐지만 이전과 별반 다르지않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민주노총이 <가두리투쟁>이나 벌이며 최저선으로 가니 공안당국도 우습게 보고 잡을 생각조차 없는게 아닌가. 유족들은 민주노총이 빠지는 모습을 보고 다음날아침 목에 밧줄을 걸었다.


세월호건은 사안성격이 단일하면서도 종합적이다. 세월호엔 박근혜의 모든 약점과 문제점이 함축돼있다. 박근혜의 무능·뻔뻔함과 <정윤회게이트>가 있고 세월호실소유자인 국가정보원이 있고 심지어 당시 군사연습을 벌인 미군잠수함과의 추돌설까지 있다. 지난1년간 유족·국민들을 우롱한 청와대의 숱한 꼼수와 한심한 야당의 무력감, 그리고 <견찰(犬察)> 경찰의 불법폭력성까지 <종합세트>·<부정부패무능백화점>이다. 이런 박근혜니깐 부정부패선거로 집권한거고 노동자·서민 다 죽이고 있는거다. 세월호건에서 민주도 나오고 민생도 나오고 다 나온다. 설사 세월호건에서 안나오면 민주노총이 보충하면 되지않은가. 민주노총이 나서면 민주와 민생이 하나가 된다.


민주노총은 전체운동대오의 맏형이다. 아버지격인 당이 와해된 조건에서 오늘 투쟁하는민중들이 누굴 쳐다보겠는가. 더구나 박근혜와 맞장뜨는 총파업공약으로 당선된 지도부가 아닌가. 그지도부가 유족들이 목에 밧줄을 걸때 같이 걸어야 했고 안국동전선에서 연행된 40명중에 있어야 했으며 메이데이투쟁으로 수배됐어야 했다. 그렇게 지도부가 유족과 하나돼 사활적으로 싸운다면 민주노총전조합원들이 이젠 지도부와 하나돼 사활적으로 싸운다. 지도부는 유족을 믿어야 하고 무엇보다 조합원들을 믿어야 한다. 유족들은 민주노총을 믿었고 조합원들도 그총파업공약을 믿었다. 지금이야말로 민주노총과 세월호가 진정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 민주노총이 유족의 절절한 심정으로 싸우면 반드시 박근혜를 끝장낼수 있다는 신념, 확신이 필요한때다.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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