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수사·기소권이 필요하단 거다. 유가족들은 4개월이 넘는 노력끝에 1차급변침이 8시49분11~13초에 일어났단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듯 <세월>호의 정확한 항적도를 복원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진상규명에서 핵심인 사고원인을 밝혀내는데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간 해수부·해경·검찰은 이 기초적인 사실확인조차 누락시켜 오히려 세간의 의혹을 증폭시켰다. 결국 이렇게 해서 밝혀낸 사리진 29초의 항적은 유가족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이 있어야 할 이유를 객관적인 사례로 만천하에 드러내보이고 있다.
한겨레에 의하면, 가족대책위는 대한변협의 방조를 받아 지난6월 광주지법에 진도VTS로그데이타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하고 법원의 허락하에 그 자료를 전문감정인을 통해 4개월만에 데이터를 복원했다. 진상규명을 위한 첫걸음인 <잃어버린 29초>도 이런 과정을 통해 밝혀졌다. 이는 해수부가 4차례나 항적복원해 공개했으나 시간과 항로가 달라 혼란만 가중시키고, 검찰은 사실확인의 열쇠가 되는 기본적인 데이타확보엔 관심조차 없었다. 최근 진성준의원을 통해, 국방부가 해군레이더를 통해 항적을 갖고있었으나 국회의 합법적인 자료제출요구에 지난 수개월동안 응하지않은 게 드러났다. 더구나 군이 탐지한 항적에서 8시3분부터 26분까지 23분이나 비어있어 심각한 의혹이 일고있다.
뉴스타파에 의하면, 이렇게 복원된 항적기록에서 <세월>호는 8시49분9초의 코스값이 134.8도, 8시49분13초의 코스값은 155.8도로 4초만에 11도나 진행방향을 틀었던 것으로, 이런 변침각도는 타를 거의 끝까지 돌린 것이라고 확인됐다. 그래서 더욱 조타수가 이 시점에서 타를 완전히 돌려야 할 정도의 이유가 무엇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이 29초의 항적이 그간 사실확인에서 누락된 이유가 고의인지, 과실인지도 밝혀져야 한다.
가족대책위는 지난 4개월간 가장 이성적으로, 끈기있게, 철저히 합법절차를 밟으며, 국가기관이 당연히 해야 하지만 결코 하지않는 일을 대신해, 진상규명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그 첫걸음을 밝혀냈다. 이는 유가족을 포함한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이 부여돼야한다는 이유를 실천으로 힘있게 증명해주고 있다. 유가족과 대비되는 국가기관들의 무능, 박근혜<정부>의 무능은 과연 정말로 능력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반드시 숨겨야 할 문제가 있어서인가. 민심을 외면하며 진실을 숨기는 <정부>에게 미래가 있겠는가. 이미 깊이 침몰하고 있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