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간 불법파견 합의안에 대해 <현대차의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받으려는 내용으로 가득 찼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대자동차 사측과 아산, 울산, 전주 사내하청업체 대표단,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아산, 전주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8일 진행된 19차 특별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울산비정규직지회는 근속기간 모두 인정하고, 조합원 전원의 정규직전환 약속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며 이번 교섭에 불참했다.
1400여명의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중 울산지회조합원이 890여명 정도로 전주, 아산 지회를 합한 500명보다 많다.
노사합의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말까지 당초 계획보다 500명 늘어난 4000명의 사내하청노동자들을 특별고용한다.
이미 2038명이 신규채용이 완료돼 1962명을 추가신규채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사내하청에서 3년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은 최소1년, 최대4년까지 경력을 인정받지만 불법파견에 따른 체불임금과 현대차주간연속2교대제 전환수당 소급분 등에 대한 부분은 합의서에 없다.
특별고용에서 채용되지 못한 사내하청노동자들은 신규채용이 시작된 2012년 7월말이전입사자에 한해 2016년 이후 공개채용시 일정비율을 우선 고용하기로 했다.
2010년 이후 아산, 전주 지회 해고자 58명에 대해서는 해당업체에 재입사하도록 했으며, 업체가 폐업한 경우 해고되기전 직종에 수요가 있는 업체에 재입사할 수 있으나, 해고기간동안의 근속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2010년 이전 해고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내용이 없다.
이밖에 사내하도급업체 인원의 직영화 등으로 인해 지역 및 공정 이동 등이 불가피한 경우 전환배치를 실시할 수 있다.
여기서 전제조건은 조합원들이 현재 진행중인 근로지자지위확인소송과 부당해고관련 행정소송을 취하해야 하며, 이후에도 소송을 제기할 수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별고용에 합격하더라도 경력을 인정받을 수 없고, 해고자복직도 불가능하다.
현대차는 소송을 취하한 조합원들에게 1인당 200만원의 소송비용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이에 대해 울산비정규직지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불법파견특별교섭 합의서에서 불법파견이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고, <사내하도급운영관련>이란 문장만 있는 사내하도급 관련 합의서>라면서 <이번 합의는 특별고용으로 정리됐고, 그마저도 지위확인소송 취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응시기회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또 <면형사상 소 취하는 물론 이후 재소송을 원천적으로 막아 불법파견에 확실한 면죄부를 받으려 했다>며 <이는 이번 합의를 통해 소송결과를 이용하려는 의도와 불법파견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속내가 담겨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단 한명의 조합원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합의서에 울산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에 지회는 심각한 유감을 강력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노사합의에는 아산, 전주 지회 조합원 이외의 지위확인소송 제기자중 공고에 지원한 자는 동일적용한다는 내용이 있어 합의대상에 빠진 울산지회 조합원들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의 불법에 맞서 계속해서 투쟁을 진행할 것이며 책임 있는 자세로 불법파견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울산비정규직지회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도 호소문을 통해 <울산지회와 금속노조가 빠진 상황에서 잠정합의한 내용은 그토록 외쳤던 정규직전환이 아니다>라면서 <소송취하와 재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으로, 근속도 1/3정도만 인정하는 합의는 회사의 불법파견에 완전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9일 아산지회 조합원총회에서 일부 조합원들도 <정규직전환 내용은 없고 소송취하를 전제로 사측에 지원서를 내는 신규채용>이라고 제기했다.
한편 전주지회는 19일 조합원총회를 열어 잠정합의안에 대하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원 280명중 268명 참여해 192명이 찬성했고, 아산지회도 총원 220명중 161명이 참여, 92명이 찬성해 합의안을 가결시켰다.
21~22일 예정된 사내하청노동자 1569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선고결과를 앞두고 노사합의가 이뤄졌다.
김진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