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논란이 됐던 삼성전자 황창규전사장의 사회학과 초빙교수 임용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21일 서울대에 따르면 사회학과교수들은 최근 황전사장의 초빙교수 임용에 필요한 제반 행정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대학본부에 요청했고 이는 학칙에 따라 임용백지화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사회학과교수진은 이날 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일련의 성명사태와 언론보도속에서 황전사장의 뜻과 교수진의 의지가 왜곡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우려와 이에 동감한 황전사장의 결단으로 임용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수진은 '사회학과 교수진은 교수와 학생간의 숙의과정을 다른 어느 대학이나 학과보다도 중시해왔다'며 '교수들과의 허심탄회한 내부논의의 과정을 밟지 않은 채 학생들은 언론에 돌연히 성명서를 발표해 학과내부의 민주적 소통과정과 기초적 신뢰를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빙교수는 1년 단위로 계약되는 한시적 직위로 이에 대한 임용은 엄밀히 말하자면 교수와 학생 사이의 협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교수들의 비전과 고민을 믿고 따라줘야 할 행정적 절차의 문제에 더 가깝다'며 '전임교수 채용과정이었다면 엄중하고 투명한 공개적 절차가 당연히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대는 지난달 황 전사장을 사회학과 교수로 초빙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사회학과 대학원생들과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등이 이에 반발하며 성명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생과 졸업생 55명은 지난 8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무노조경영, 불법적인 재산증여, 세금탈루 등 사회 전반과 얽혀 있는 문제에도 우리나라 대표기업의 명성을 유지하는 삼성과 황전사장은 사회학이 손잡아야 할 파트너가 아닌 그 대상'이라며 '사회학이 이같은 책무를 공식적으로 방기하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밝혔다.
윤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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