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수원지법안산지원에서 벌어진 단원고생존학생들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해경의 부실구조가 학생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배가 급격히 기울자 커튼을 엮어 허리에 둘러맨 뒤 일반인 승객의 도움으로 배를 빠져나온 4층 B-28선실에 머물던 A양은 <선원이나 해경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해경이 같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아무말없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폭로했다.
다른 생존학생B양 역시 <탈출당시 고무호스를 내려 준 승객 외에 선원이나 해경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갑판위로 나와 헬기에 탈 때 잡아주고 앉혀주긴 했지만 그것말고는 도와준 것이 없다>고 증언했다.
B양은 또 <만약(선원들이나 해경이) 처음부터 배가 침몰중이라는 상황을 알려줬다면 학생들이 더많이 구조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네. 제가 한시간 넘게 앉아있다가(구조를 기다리다가) 나왔다. 다들 구명조끼도 입었으니 처음부터 나가라고 했으면 많이 살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승객들이 내려 준 커튼과 고무호스에 의지해 헬기에 올라탄 C양은 <해경이 헬기 탈 때만 끌어올려줬다>며 <탈출을 마음먹기 전까지는 선원들만 믿고 기다렸고 상황이 어떤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C양은 사고를 비하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댓글에 대해 <저희는 수학여행을 가다가 단순히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사고후 대처가 잘못돼 많이 죽은 것>이라며 <이런 걸 <교통사고>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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