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가 어지간히 급했나보다. 어제 국가정보원직원이 오피스텔에서 유치한 ‘댓글’공작을 벌이다 발각되고, 오늘 박근혜는 빨간 가방을 들어보이며 ‘아이패드’논란에 해명한다. 세상이 온통 ‘독재자의 딸’이라고 조롱하고 있는 와중에 엄청나게 조작된 보수언론의 여론조사지지율마저 이제는 오차범위에서 접전중이다. 잘 안나서는 여의도연구소까지 이례적으로 방송에 나와 이긴다고 주장하니 더 믿기 어렵다. 토론회장안에서 박근혜가, 토론회장밖에서 새누리당·조중동이 사납게 벌이는 네거티브야말로 지고 있다는 뚜렷한 반증이다.
여론조사에서 숨겨진 표와 안철수의 전폭적인 지지선언이후의 여론추세, 71.2%의 재외투표율과 79.9%의 적극적인 투표의지를 모두 감안하면, 골든크로스는 진작 지났고 현재 문재인이 박근혜를 상당한 표차로 이기고 있어 보인다. 부산에서 시작돼 수도권으로 번지는 ‘문·안’단일화바람이 강력한 태풍으로 발전할 조짐이다. 여기에 이정희의 선전까지 가세해 대선투표율은 문재인이 필승한다는 70%선을 훌쩍 넘길 거로 예상된다. 실제는 이기나 여론조사에서 약간 뒤져 지지층을 더욱 분발시키며 여유있게 당선된 오바마의 경우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오늘 북의 위성발사변수가 과거 ‘북풍’처럼 될 건가, 이번 미대선의 ‘샌디’가 될 건가. 지난 김대중·노무현정권 10년간과 이명박정권 5년을 겪은 유권자들은 이제 더 이상 수구후보가 안보에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특전사출신이고 안정감있으며 국정운영이 풍부한 문재인과 군대경험이 없고 연약해 보이며 세상물정 모르는 박근혜는 군사적 위기관리능력에서 너무나 대조된다. ‘샌디’태풍위기를 수습하면서 안정감있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이며 승리한 그 오바마의 남코리아버전이 문재인인가, 박근혜인가.
위성발사건으로 그간 언론에서 사라진 ‘각하’가 등장하자 이번 선거를 ‘노무현심판론’으로 몰고가려는 박근혜·새누리당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박근혜가 대선토론에서 ‘이명박’이란 말조차 삼가며 툭하면 노무현의 실정을 주장하고 최시중 등이 포함된다는 크리스마스특사까지 미루면서 아슬아슬하게 피해온, 바로 그 ‘각하’다. ‘각하’야말로 ‘천안함(백령도)’사건과 ‘연평도포격전’으로 박살이 나고 전쟁위험만 고조시킨 최악의 ‘안보무능’대통령이 아닌가. 이제부터 선거일까지 결정적인 순간인데, ‘각하’는 매일 언론에 나오며 지금은 노무현시대가 아니라 이명박시대라고 확인시켜주게 생겼다.
아쉽고 어렵더라도 지금은 이정희가 사퇴해야 할 때다. 이미 한박자 늦고 있다. 2차대선토론의 여운이 남아있을 때 바로 사퇴했어야 했다. 오늘 위성발사소식으로 벌써 국면이 전환되고 있지 않은가. 바로 내일 13일부터 부재자투표고 3차대선토론은 대선 3일전이다. 지난해 경기지사선거에서 선거 3일전에 사퇴하며 결과가 좋지 못했던 심상정의 경우를 상기해야 한다. ‘문·박’양자토론을 보장하고 사표를 방지하려는 결단은 빠를수록 유권자들에게 희생적으로 보이고 감동과 울림이 크다. 안철수·심상정이 보인 희생적 결단으로 유권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대선토론에서 자신의 역할을 100% 달성한 이정희, 전격적이고 희생적인 사퇴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조덕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