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사영화 저지’파업이 1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노·사·정이 한자리에 모여 해법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중재로 마련된 철도파업관련 ‘노·사·정공개협의’에서 노사정 모두 확연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철도노조측에서는 김영훈지도위원과 김재길정책실장, 철도공사측에서는 최연혜사장이 정부측에서는 국토교통부 서승환장관, 고용노동부 방하남장관이 참석했다.

 

철도노조 김재길정책실장은 “정부가 먼저 수서발KTX법인에 면허발급을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에 나선다면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면서 “수서발KTX법인의 개통시기가 2년이상 남은만큼 최소 6개월정도시간을 갖고 논의한 후 면허를 발급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서승환장관은 “전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정부정책으로 면허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선을 긋고 “노조가 반대하는 것은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체제 도입”이라면서 “민영화반대는 파업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전술이다. 근본적으로 경쟁이 싫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노조를 비판했다.

 

김영훈지도위원은 “독일 철도청의 민영화는 독일연방철도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면서 “주식회사를 설립해놓고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기 때문에 해결이 안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무슨 전략전술을 생각해서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이 문제의 본질적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철도공사 최연혜사장은 “노조가 수서발 KTX법인의 면허발급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되풀이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명숙의원은 “2016년말 개통이면 공사완료까지 시간이 충분한데 사회적 논의 기간만이라도 면허발급을 잠정 보류하는 게 불가능한가”라고 물었고, 정의당 심상정의원은 “국회에서 면허발급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결의하면 입법부 결의도 무시할 생각이냐”고 따졌으나 서장관은 “면허발급을 보류할 생각이 없다”면서 “면허발급은 정부의 재량행위로 입법부가 결의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결국 노사정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신계륜 환노위위원장은 일단 철도노조파업의 중재를 위한 양당 간사간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회의시작 3시간여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이날 철도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분할민영화 중단과 철도의 공공적 발전방안마련에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철도노조 최은철사무처장은 “도대체 철도분할민영화의 시작인 수서발KTX의 면허권발급을 중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논의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정부의 입장이 다시한번 확인된 상황에서 이제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민영화반대특위 등을 구성해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철도파업이 장기화되고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분명한 입장과 결의를 보여야 한다”면서 “수서발KTX면허발급 중단, 사회적 합의 기구, 국회 소위 등 철도노조와 시민사회와 대다수 국민이 요구하고 있는 것에 하루속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사무처장은 철도노조수배자 2명과 함께 이날오후1시경 민주당사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전지방법원이 철도노조가 낸 ‘코레일 임시이사회 법인출자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26일 기각했다.

 

법원은 “자회사설립에 관한 이사회결의만으로 코레일직원의 법적지위에 불안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법원의 결정은, 철도공사의 이사회결정이 한국철도공사법 등 철도관련 법령에 위반되고, 배임행위에 해당하며, 이사회결의절차에도 현저한 하자가 존재해 위법·무효라는 등의 주장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은 채, 이사회결정의 위법·부당성에 대한 하자를 다툴 신청인적격자체가 부정된다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도공사와 같이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전액(100%) 출자해 국유공용시설인 철도를 운영하며 국민생활과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준시장형 공기업’의 경우 이사의 선임절차가 정부에 의해 이뤄져, 정부가 주도하는 이사회운영을 경제하고 제동을 걸 사람이 아예 없게 된다 ’면서 ‘이러한 경우는 상법상 주식회사와 같이 협소한 범위의 신청인적격만을 인정한다면, 공공기관에서 이뤄지는 임원의 전횡이나 이사회의 위법한 운영에 대해 어느 누구도 견제·제동을 할 수 없는 불합리한 결과가 된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이러한 공공기관이사회운영의 위법·부당한 전횡을 일반국민은 물론 소속구성원 그 어느 누구도 다투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한 매우 부당하고 위험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나영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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