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참가한 기자. PD 등 취재인력 50여명 업무에서 축출
‘김재철의 입’ 이진숙은 국장으로 초고속승진
MBC(문화방송)노조가 역대 최장기간이었던 170일의 파업을 잠정중단하고 18일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보복인사에 대책 없이 당하고 있다.
총인원의 32%가 징계를 받은 상황에 사측과의 협상 없이 복귀해 이미 갈등이 예고된 상태였다. MBC노조 정영하위원장은 이에 대해 “추가적인 징계 등 회사가 가진 권한을 통해 탄압한다면 막을 방도가 없다”라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MBC노조가 업무에 복귀한 18일, 사측은 바로 156명을 인사조치하고 보도국 취재인력중 절반가량인 50여명을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배치했다.
사측은 “170일간 현업에서 업무를 떠난 분들이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이들과 파업기간중에 충원된 이들에 대해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고 공언하는 마당에 원래 있던 부서로 발령을 내면 갈등이 생길 것이 눈에 보이게 훤하다”며 이번 인사발령의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PD수첩 ‘광우병’편의 제작진이었던 조능희PD는 사회공헌실로, 당시 진행자였던 송일준PD는 미래전략실로 발령받았으며 허일후아나운서와 신동진아나운서도 아나운서실에서 밀려나 각각 미래전략실과 사회공헌실로 배치됐다.
연보흠기자는 뉴미디어글로벌사업국으로, 전종환기자는 용인드라미아개발단으로 발령이 나는 등 보도부문에서도 20여명에 대해 인사조치가 있었다.
이에 대해 MBC기자회 박성호회장은 “인사발령명단을 보면 적극적으로 파업에 가담한 조합원들에게 막상 징계를 내리기 부담되니까 보복성 인사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비난했다.
한편 대표적인 사측인물로 꼽히는 이진숙기획홍보본부장이 이례적으로 부국장을 뛰어넘어 국장급으로 승진한 것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MBC노조는 “후배들에게 무자비한 칼질을 하고 ‘김재철의 입’노릇을 충실히 한 대가”라고 맹비난했다.
또 “김재철사장이 자신의 퇴진이 임박했음을 뒤늦게 깨닫고 마지막 보은인사를 한 것”이라며 재차 김재철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MBC노조는 “다음달 새방문진이사회가 구성된 뒤 김재철이 물러나고 후임사장이 인선될 경우 이번 인사를 모두 무효화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이번 인사에 대한 원천무효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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