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30일 ‘이번달에 사내하청인력 423명을 기술직(생산직)으로 신규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규직전환요구를 외면하고 사내하청노동자를 신규채용하는 것으로, 불법파견책임을 피해가려는 것이다.
현대차사측은 “지난 8월 노조와의 임금교섭때 2015년까지 사내하청 3000명을 신규채용하되 올해 1000명을 채용하겠다고 한 것에 따른 후속조처”라며 “정규직노조쪽 요청으로 잠시 공고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불법파견으로 당연히 정규직이 돼야 할 사내하청노동자를 신규채용으로 뽑아 불법파견책임을 덮으려 한다”며 이를 비판했다.
현대차와 정규직노조는 비정규직노조와 하청업체까지 특별교섭에 참여시켜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문제를 다루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이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김상록정책부장은 “현대차가 최근 매일같이 사내하청업체 소장을 모아놓고 신규채용관련 회의를 주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고공농성으로 현장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동요하자, 신규채용을 통해 이를 잠재우고 불법파견책임을 피하려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현재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 최병승씨와 비정규직지회 천의봉사무국장은 지난 17일부터 울산공장앞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대차의 신규채용은 불법파견을 부정하고 사내하청노동자를 이간질시켜 회사쪽에 줄세우기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모든 사내하청노동자가 정규직화될 때까지 끝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가 지난 7월에도 기술직을 채용하면서 전체채용인원의 80%가량인 196명을 사내하청노동자들로 뽑은 데 대해 “신규채용에 응시한 6만여 청년실업자를 들러리세워 우롱해가면서까지 불법파견책임을 피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현대차 정규직노조는 이번 사안에 대해 특별교섭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비정규직지회의 고공농성까지 이어져 회사에 채용공고를 보류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규직노조는 30일 회사에 “비정규직특별교섭을 재개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며, 이에 따라 현대차 비정규직특별교섭이 곧 재개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는 31일 회사소식지 ‘함께가는길’을 통해 사내하청노동자의 전원정규직화요구는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근로자 1명에게 선고된 것을 근거로 판결효력이 미치지 않는 다른 근로자들에게까지 확대적용을 주장하며, 이를 일반화시킨 뒤 집단적인 위력으로 불법파업을 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강주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