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왕실장> 김기춘전비서실장이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를 적대대상으로 삼고 정부차원의 압박을 가해 법외노조 판결처리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는 즉각 반발하며 김전실장과 박근혜<대통령>을 직권남용죄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5일 한겨레가 입수한 김영한전민정수석의 업무수첩 전문에 따르면 김전실장이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전교조를 적대대상 중 하나로 삼아 여러차례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6월15일 메모에는 <19일 전교조 통보 1심선고-승소: 후속조치, 실효성 확보 위한 조치-전임자 복귀, 사무실 회수, 당선무효>라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다음 장에는 김전실장을 뜻하는 <장>자란 글짜와 함께 <전교조 재판-6/19 재판 중요>, <승소시 강력한 집행> 등의 문구가 기록돼 있다.
실제 4일 지난 뒤인 19일 서울행정법원13부는 전교조가 당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이어 교육부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휴직허가 취소 및 복직명령 조치 △전교조 지원 사무실 퇴거 및 사무실 지원금 반환 요청 등의 후속 조처를 발표했다.
이밖에 업무수첩에는 2014년 8월9일자 <전교조 위원장 김정훈-교직박탈>과 9월4일자 <전교조 원칙대로 처리-뚜벅뚜벅 조용히>, 9월19일자 <전교조 국사교과서 관련 조직적 움직임에 모든 역량 결집하여 대응-다각적 방안 마련>, 9월20일자 <국사교과서 국정화 국민통합 05 검인정, 국회에서 호소노력 설득토록> <한국사 교과서 논쟁, 평일 국정 세미나>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어 청와대가 전교조를 탄압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전교조는 본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교조에 대한 탄압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하고 지시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법외노조통보 취소 소송 대법원 재판부에 김전수석의 비망록을 제출하고, 김전실장과 박근혜대통령을 직권남용죄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교조는 2013년 10월24일 박근혜<정부> 통보로 합법화 14년만에 법외노조 상태가 됐다가 그해 11월13일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법내노조 지위를 회복했었다. 하지만 7개월여만에 다시 법외노조가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