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기업 아사히글라스의 부당노동행위가 중노위(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24일 공개된 중노위판정문에 따르면 사내하청업체 GTS노동자 49명이 원청인 아사히글라스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신청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중노위는 △아사히글라스가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한 재발방지교육을 요청하는 등 노조활동을 통제하려 한 점 △아사히비정규직지회가 아사히글라스의 사용자성을 주장한 사실이 계약해지에 영향을 미친 점 등을 지적하며 <아사히글라스의 계약해지는 노조활동을 위축·침해하려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아울러 <아사히글라스는 지난해 7월31일 도급계약중도해지로 해고된 GTS노동자들에 대한 생활안정 및 재취업 등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례적인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동자들은 웃을 수가 없었다. 판결문이 공개되기 3일전 구미시가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농성장 2곳에 행정대집행을 했다. 구미시는 공무원과 철거용역 700여명을 투입했고, 농성장철거에 반발하던 조합원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해 4명이 골절상을 입어 병원에 후송됐다. 경찰은 행정대집행중단을 요구하던 차헌호금속노조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을 포함한 조합원4명을 공무집행방해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중노위판결문 공개 이전에 판결결과를 노사양측이 먼저 알게 되는 것이 노동관례다. 아사히글라스는 이미 알게 된 중노위판결을 이행할 대신 행정기관과 공안당국을 사촉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탄압한 것이다.


아사히글라스 같은 자본의 횡포가 가능한 것은 노동관계법불이행에 대한 처벌규정이 미약하고, 노동사건이 장기성을 띠기 때문이다. 회사가 중노위판결에 불복해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까지 재판을 끌게 되면 평균 2년정도가 소요된다. 지노위(지방노동위원회)까지 포함한다면 총5차례의 지난한 재판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행강제금제도>가 있지만 솜방망이처벌에 지나지 않는다. 긴시간동안 생계대책 없는 노동자들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노림수가 아사히글라스 같은 횡포를 불러온다.


노동법원도입과 노동관계법개정으로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노동법원은 △노동사건을 일반행정재판처럼 3단계로 축소 △하급심과 상급심의 기간 최소화 △노동사건전문성 강화로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피해보는 경우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물론 노동관계법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아사히글라스중노위판결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이례적 판결이지만, 이 사례가 이례적인 판결이 되지 않도록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벌금을 감수하고 위법을 자행하는 회사의 횡포를 제어하기 위해 처벌규정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덧붙여, 구미시와 경찰은 아사히글라스편에서 억울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을 탄압하는데 앞장섰는데, 불법한 회사를 지원한 행정기관과 공권력을 규제하고 처벌하는 방안이 마련돼 행정력과 공권력이 회사를 위한 <사병>, <구사대>노릇은 제어돼야 한다.


*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진보노동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반일행동, 미버지니아주애난데일소녀상앞에서 논평발표·일인시위 진보노동뉴스 2021.02.24
4070 법원 〈회사가 주도한 유성기업노조설립은 무효〉 file 최일신기자 2016.04.15
4069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제정 위한 20일행동 돌입 file 유하은기자 2016.04.15
4068 〈2016년 최악의 살인기업〉 삼성서울병원 선정 file 유하은기자 2016.04.15
4067 민주노총 〈성역없는 조사통한 철저한 세월호진상규명 포기하지 않을 것〉 file 김진권기자 2016.04.16
4066 〈성과연봉제·퇴출제 저지!〉 ... 보건의료노조, 보훈병원에서 총력투쟁결의대회 개최 file 유하은기자 2016.04.16
4065 민주노총 〈한상균무죄! 구속자전원석방!〉 file 김진권기자 2016.04.19
4064 민주노총전략후보당선인들 〈노동개악저지투쟁·노동자정치세력화 선두에 설 것〉 file 최일신기자 2016.04.19
4063 세종호텔, 노조 김상진전위원장 징계해고통보 ... 〈노조와해위한 표적징계〉 file 김진권기자 2016.04.19
4062 〈살인기업 현대중공업사업주 즉각 구속처벌하라〉... 두달사이 산재사망노동자 5명 file 최일신기자 2016.04.19
4061 〈노동부는 유성기업 제3노조설립신고서 즉각 반려하라〉 file 김진권기자 2016.04.21
4060 양대노총 공공부문산별대표자들 〈성과연봉제·퇴출제, 공동투쟁으로 저지할 것〉 file 최일신기자 2016.04.22
4059 민주노총 〈재벌배불리고 노동자죽이는 구조조정 중단하라〉 file 김진권기자 2016.04.22
4058 보건의료노조 〈용인정신병원, 불법 노사협의회 통한 정리해고 중단하라〉 file 유하은기자 2016.04.23
4057 민주노총 〈청와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확산 중단하라〉 file 김진권기자 2016.04.25
4056 의료연대본부 〈고용불안·환자위협 내모는 조병채경북대병원장 퇴진하라〉 file 유하은기자 2016.04.25
4055 민주노총 〈산재은폐 확대하는 산안법개악 반대한다〉 file 김진권기자 2016.04.26
4054 〈성과·퇴출제저지! 노조탄압분쇄!〉 대구공공부문대책회의 결성 file 최일신기자 2016.04.26
» [사설] 아사히글라스사태, 노동법원도입과 처벌규정강화 시급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4.28
4052 〈노동자국회의원에 대한 정치탄압을 중단하라!〉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4.28
4051 공공운수노조 〈발전공기업 성과연봉제 불법일방도입 중단하라〉 file 김진권기자 2016.04.29
4050 6.15노동본부 〈올해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반드시 성사시킬 것〉 file 최일신기자 2016.04.30
4049 126주년 메이데이 5만노동자 〈노동개악 전면폐기!〉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02
4048 노동부, 유성기업제3노조 설립신고서 교부 ... 유성범대위 〈끝까지 책임 물을 것〉 file 김동관기자 2016.05.03
4047 노동·시민단체 〈성희롱·폭언·협박당한 감정노동자 외면한 이마트 이중성 고발〉 file 유하은기자 2016.05.03
4046 민주노총 〈현대건설 산재은폐 철저히 조사하고 산안법개악 폐기하라〉 file 김진권기자 2016.05.05
4045 고용노동부, 유성기업3노조 설립신고증 교부로 사실상 지배개입자처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06
4044 양적완화가 아니라 최저임금인상이다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06
4043 한국노총 〈고용노동부, 사용자대상 파견노동자수요조사 중단해야〉 file 최일신기자 2016.05.07
4042 부산노동청, 현대중공업 안전보건법위반 253건 적발 file 김진권기자 2016.05.07
4041 조선업불황속,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구조조정위해 수주사실 숨기나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13
4040 삼성중공업사내하청직원 자살 ... 예고된 죽음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13
4039 〈임금체계불법변경 사주하는 노동부장관 퇴진하라〉 file 김진권기자 2016.05.13
4038 [사설] 한광호열사 두번 죽인 노동부의 유성기업 어용노조승인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14
4037 [사설] 19대국회는 의료영리화법안 당장 폐기해야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14
4036 민주노총 〈의료민영화악법폐기, 더민주당에 달렸다〉 file 김진권기자 2016.05.16
4035 박〈정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결정 ... 민주노총 〈오만한 〈정부〉〉 file 최일신기자 2016.05.16
4034 노동인권후진국, 아르바이트고등학생 80% 근로계약서미작성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19
4033 조선업노조연대 〈〈정부〉주도구조조정 반대〉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19
4032 19대국회, 〈노동개혁4대법안〉 폐기 file 진보노동뉴스 2016.05.19
4031 〈재벌이 책임져라!〉 노동자·시민대행진 21~27일 펼쳐 file 김진권기자 2016.05.21
4030 〈한광호열사 65일, 이제 죽음의 시간을 멈춰야 한다〉 ... 유성범대위 6월총력투쟁계획 발표 file 최일신기자 2016.05.21
4029 양대노총 〈〈정부〉, 국제기준 위반한 양대불법지침 폐기하라〉 ... ILO 제소 file 김진권기자 2016.05.23
4028 회사의 보복인사 강력히 처벌돼야 file 최일신기자 2016.05.23
4027 〈삼성 이재용은 과천철거민 12년생존권투쟁 책임지고 해결하라!〉 file 김진권기자 2016.05.25
4026 근로복지공단노조 통상임금소송 승소 ... 당연한 권리소송 통해 겨우 확보 file 김진권기자 2016.05.29
4025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 〈저임금1만원인상이 경제위기해법〉 file 김진권기자 2016.06.02
4024 양대노총 공공부문 〈해고연봉제·강제퇴출제 저지 위한 총력투쟁 돌입〉 ... 18일 10만총력결의대회 선포 file 김진권기자 2016.06.07
4023 공공운수노조 〈정부, 구의역사고 불러온 상시업무·안전업무외주화 전면중단하라!〉 file 최일신기자 2016.06.08
4022 양대노총 10만노동자 〈해고연봉제·강제퇴출제 중단!〉... 9.23 40만공공·금융노동자 총파업 예고 file 김진권기자 2016.06.20
4021 민주노총 〈정진석, 햐향평준화 노동개악을 중향평준화라 국민기만해〉 file 최일신기자 201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