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는 22일 오후1시 서울 독립공원에서 ‘호봉제쟁취! 교육공무직쟁취! 총력투쟁 선포대회’를 4000여명의 비정규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학교비정규직조합원들의 노래가사바꿔부르기공연이 열리면서 시작됐다.
전회련학비본부 이태의본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학교 각부문의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두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박근혜정부는 또다른 비정규직을 양산하겠다고 한다. 우리가 앉아서 그냥 잘려나가야 하는가”라며 “4년동안 고생했다, 4년 더 추가연장은 사탕발림이었다. 우리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다. 내 동료를 잘라내고 그 돈 받으면 얼마나 편히 살 수 있는가. 과연 이것이 정규직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짝퉁정규직 싹 없애버리고 교육공무직쟁취해내자”며 “박근혜정부가 합당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7월총파업투쟁으로 이뤄내자”고 힘주어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이상무위원장은 격려사로 “박근혜대통령이 말했던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학교비정규직차별을 철폐하는 것이 그 공약의 첫번째”라고 말했다. 연대사로 민주당 유기홍의원, 진보정의당 정진후의원, 전교조, 공무원노조의 발언이 이어졌다. 국제노동단체에서도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국제공공노련사무총장 로사 바파넬리는 연대성명을 통해 ‘한국의 교육지원직노동자는 한국의 교직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심각한 차별을 겪고 있고 매년 고용불안에 시달릴뿐아니라, 호봉제의 적용을 받지 못해 수년간에 걸친 숙련과 경험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지원직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이들을 조직하고 있는 노조들과의 단체교섭에 성실히 참가하며, 평화로운 단체행동에 어떠한 탄압도 하지 않을 것’을 박근혜정부에 요구했다. 또 미국교원노동조합연맹은 20일 워싱턴DC 주미남코리아대사관앞에서 연대집회를 열고 박근혜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며 그 밖에 몰타, 인도, 파키스탄, 방들라데시,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중남미 등의 공공부문노동조합들이 연대성명을 발표했다. 다음으로 전회련학비본부 지역지부장들이 단상에 올랐고 김미경충북지부장이 대표로 투쟁사를 했다. 김지부장은 “박근혜정부에서 공약으로 공공부문비정규직부터 정규직화하겠다고 약속한지 한학기도 안지났는데 충북에서는 53명의 학교급식종사자들이 8월말로 계약해지가 된다”며 “도교육청이 6개월 인건비를 추가로 예산을 지급했지만 학교에서는 나머지 6개월을 배정하지 않고 이 예산 6개월치만 딱 쓰고 8월말로 해고통보를 했다. 53개학교에서 급식실에서의 웃음소리는 온데간데 사라졌고 이미 경쟁자가 됐다. 몇개학교는 아예 예산을 도교육청에 반납했다고 한다”고 격분했다. 이어 “학교현장에서는 10년넘게 일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정규직 10년차 임금대비 40%의 인건비를 받으면서 피눈물을 흘리며 감내하고 있다”며 “더이상 참지 않겠다. 더욱 가열차게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매년초 1만여명이 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잘려 나간다”며 “우리는 1년을 일하나 10년, 20년을 일하나 기본급은 월1백만원수준에 불과하다. 업무폭탄이라 불릴 정도로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급식실노동자는 체감온도 60도의 폭염속에 살이적인 노동강도로 죽어나가기 일보직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이라고 정부는 말하지만 학교의 무기계약직 8만여명은 다른 계약직과 똑같이 월급1백만원을 받고 있고,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하긴 마찬가지”라며 “학교비정규직을 보면 무기계약직은 ‘무기한 비정규직’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비정규직처우개선대책 수립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고, 교육공무직법을 여야 모두 합의했지만 새누리당은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만들려는 학교비정규직원법을 발의해 놓고 교육공무직법 처리에는 소극적”이라며 “6월까지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작년보다 훨씬 강력하고 끈질긴 총파업투쟁을 진행할 것”을 밝혔다.
대회가 끝난 후 노동자들은 독립문에서 서울역광장까지 6022명 집단릴레이단식에 참가한 6000여명의 얼굴이 찍힌 인증사진 1000여장을 이용한 ‘호봉제실시! 교육공무직법제화’ 구호가 적힌 대형걸개사진과 6022개의 밥그릇을 이용한 조형물을 메고 행진했다. 행진을 마친 뒤 4시부터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