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정부가 19일 대규모 시위의 한 원인인 대중교통요금인상안을 철회했으나 2주넘게 지속되는 시위는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20일 브라질 주요도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집회에서 공공서비스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막대한 국가재정이 들어가는 2014년 월드컵개최를 비난하는 주장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SNS 등을 통해 전국 80개도시에서 벌어질 시위에 참가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사람만 100만명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대통령 지우마 호세프는 시위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오는 26~28일로 예정된 일본방문을 취소했고 21일아침 각료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협의했다.
이번 시위는 젊은층이 주도하고 중산층이 대거 가세한 것으로 관측되며 시내버스요금인상철회가 시위의 유일한 목적이 아니면서 정권퇴진시위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프랑스정치방송채널인 프랑스24는 20일자(현지시간) 웹사이트기사에서 ‘브라질정부가 자국민대다수를 빈곤에서 탈출시킨 대신 이 정책 때문에 물가상승과 신흥중산층의 역습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브라질은 노동자당이 집권당이며 브라질최초의 여성대통령이자 좌파게릴라출신인 지우마 호세프가 이끌고 있다.
브라질정부는 ‘빈곤타파’정책을 통해 2004년 34%에 달했던 빈곤률을 2009년 22%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빈곤타파’정책은 주로 임금인상정책에 의존했고 이에 따라 ‘나선형인플레이션(spiralling inflation)’이 나타났다는 게 서방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임금이 상승되고 잠시 만족하다 임금인상이 가져온 물가상승에 대한 불만으로 다시 임금투쟁에 나서게 된다는 ‘악순환’을 뜻한다.
실제로 시위에 나선 신흥중산층은 더 높은 임금과 공공서비스, 사회인프라구축을 요구했다.
반면 극빈민층의 빈곤도 여전히 심해 빈부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경제는 외형상으로도 뿌리째 흔들린다는 분석이 다수다.
소득분배의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는 최근 10년간 0.5를 넘어서 부의 불평등이 매우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한 것으로 0.4를 넘으면 언제라도 ‘폭동’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을 뜻한다.
또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라는 통화팽창정책으로 몰려든 외국인투자자도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환율도 최근 폭등했고 증시는 올해들어 20%가량 폭락했다.
김재권기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