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기록되고 있는 의류공장 라나플라자건물붕괴사고의 희생자가 620명을 넘어섰다.
AP통신은 지난달 24일 붕괴사고이후 10일이 넘게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현장에서 또다시 희생자가 발견됐다며 희생자의 수가 62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재난당국이 파악한 실종자는 149명에 달해 앞으로 희생자숫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방글라데시현지언론BSS는 "중장비와 고용량발전기가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며 "건설당시 열악한 자재를 사용한 점도 이번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한편, 방글라데시의 노동착취와 열악한 노동환경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중국, 이탈리아에 이은 3대의류수출국으로 의류산업규모는 총수출액에 80%인 20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경쟁력'은 정부의 지나친 반노동적 ‘저가정책’에서 비롯한 것으로 이는 낮은 임금뿐아니라 인권유린이라 할 정도의 열악한 노동환경조성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CNN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노동자연대센터 칼포나 악터이사는 ‘12살때부터 3달러의 월급으로 공장바닥에서 잠을 자고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며 23일연속으로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의류공장들과 원청계약을 맺고 있는 유럽의 의류업체와 월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 또한 값싼 의류를 발주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을뿐 노동여건 등에 대한 감시를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례로 미국에서 데님셔츠 1장을 만드는데 드는 인건비는 7.47달러인데 반해, 방글라데시는 0.22달러에 불과하며 최종가격은 13.22달러와 3.72달러로 3.55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환경개선과 조건보장에 대한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방글라데시정부는 지난 4일 ILO(국제노동기구)대표단, 의류업계노사와 함께 의류공장 노동환경개선과 사고방지대책에 합의했다.
이는 사고발생후 ILO의 방문과 실태조사에 따른 것으로 △6개월내 200여명의 의류공장감독관채용 △최근 사고가 난 의류공장들의 노동자와 부상자에 대한 기술개발 및 재활프로그램 마련 △차기의회 회기안에 의류공장노동자의 안전보호와 의류업계에 단체협상권을 부여하기 위한 노동법개정안제출 △올해안에 모든 수출용 기성복제조공장의 건물구조와 화재에 대한 안전평가실시 △최근 6개월사이 일어난 사고의 책임자처벌 등을 담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최대교역국인 EU(유럽연합)는 지난 30일 통상의원과 외교·안보대표의 공동성명을 통해 방글라데시가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을 시 현재 누리고 있는 ‘GSP(일반특혜관세제도)’의 특혜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방글라데시는 지금까지 EU와 거래할 때 무기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대해 세금을 면제받고 쿼터제한을 받지 않는 등의 GSP혜택을 누려왔다.
김재권기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