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겨레는 「길잃은 민주노총 ... 산별노조 ‘삐걱’ 지도부 공백 장기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학비(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산별연맹가입문제로 민주노총이 이들을 ‘쫓아낸 것’처럼 써 한겨레에 대한 노동계의 비난이 거셌다.
레디앙은 2일 한겨레가 마치 학비노조가 독자적으로 2만7000명에 달하는 학교비정규직을 조직해낸 것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학교비정규직’은 2002년 전국여성노조에서 조직사업을 벌여왔고 2004년부터는 공공운수노조연맹에서도 진행했다.
2009년부터는 비정규직신분으로 노조가입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전국회계직연합회(전회련)’이라는 대중조직을 통해 조직사업을 해 300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이후 2010년부터 ‘진보’교육감이 당선되고 대규모조직화사업이 이뤄져 현재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전회련)본부에는 2만여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학비노조’는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뒤인 2010년 하반기부터 전남지역에서 ‘올인’해 조직사업을 시작했다.
2011년 광주와 경기도 지역에서도 진보당(통합진보당)내 ‘당권파’와 민주노총내 ‘전국회의’, 전교조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지금의 성과에 이르게 됐다고 한 학비노조관계자의 말을 인용, 레디앙은 전했다.
한겨레는 마치 민주노총이 기존 16개 산하연맹가운데 법으로 그자격을 규정하고 있는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를 제외한 14개연맹중 한곳에 가입하지 않으면 ‘쫓아낼 것’처럼 보도했지만 ‘정파 이기주의’가 숨어있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의 한 핵심관계자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기존 산별연맹에 가입하면 될 터인데 정확한 답변은 없이 ‘못 들어가겠다, 별도의 연맹으로 인정해달라’고 한다”며 원인은 “정파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학비노조’의 지도부와 집행부는 ‘전국회의’성향이며 소속활동가 다수가 진보당 ‘당권파’로 분류된다고 레디앙은 전했다.
‘학비노조’측은 독자적 산별연맹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교섭상대가 교육과학기술부며 공공운수연맹은 교섭상대가 여러 부처로 나눠져 있어 교과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산별연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학비노조를 비롯 전교조, 대학노조, 교수노조 등 교육노조협의회를 만들어 ‘교육연맹’을 만들자는 것이 ‘학비노조’측 주장이다.
그러나 학비노조가 기존산별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건 정파문제가 핵심이며 2002년부터 시작된 학교비정규직조직화사업의 성과를 진보당 ‘당권파’가 모두 챙기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특정 정파’에서 조직한 2만7000여명의 조합원으로 독자적인 산별연맹을 만들겠다는 것은 단일한 정파로 정파 활동을 벌이겠다는 의미라고 레디앙은 비판했다.
민주노총 중집(중앙집행위원회)는 작년말 ‘학비노조’에게 오는 6월까지 기존 산별연맹중 한곳을 선택해 가입하라고 권고했다. 앞서 1년간의 유예기간에서 6개월을 더 기다려준 것이다.
산별연맹가입여부는 중집에서 결정하는데 작년말 중집에서 학비노조의 독자 산별연맹이 산별정신과 맞지 않고 기존(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 노조가 있는 상황에서 복수의 노조가 설립되는 등의 문제로 산별연맹신청을 거부한 바 있다.
나영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