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이마트탄현점 기계실에서 냉동기보수 아르바이트를 하던 서울시립대 황승원학생이 냉매질식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일이 있었다.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행동이 전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았던 당시에 있었던 일로 사건발생직후 이마트와 트레인코리아(냉동설비납품회사) 모두가 고황승원학생의 장례는 물론이고 보상문제를 회피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116일 발견된 이마트문건중 당시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이마트쪽에 유족들을 기만하는 협상전략을 조언한 정황이 포착됐다.


문건에는 고황승원학생를 비롯한 냉방설비기사 4명의 질식사망사고에 대해 고양노동청감독관들이 이마트직원을 통해 '유족과 직접협상에 나서면 안된다. 마지막에는 도의적 장례식비용정도만 챙겨줘라'는 내용과 함께 '유족측에 최소한 3차례 실망감을 안겨줘라'는 등의 구체적 조언까지 서슴치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노동부본청소속 전문노무사를 소개하며 '이분을 선임하면 백전백승이라고 장담했다'라고 발언한 내용까지 명시돼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마트가 고용노동부와 경찰, 국정원 소속 공무원에게까지 명절선물을 보낸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에 서울대련(서울지역대학생연합)6일 오전11시에 노동부앞에서 규탄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련은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부가 노동자들의 권리보장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분을 내팽개치고 대기업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는 것을 비판하며 이마트 냉매질식사고 책임회피를 도운 노동부 관련자를 처벌할 것과 유가족에 대한 사과, 청년실업과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환경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다음은 서울대련이 작성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이마트 냉매질식사고 책임회피 도운 고용노동부 규탄 기자회견문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행동이 전 사회적 관심을 받았던 2011, 이마트 지하에서 등록금을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황승원학우가 냉매질식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지난 16일 발견된 이마트 문건 중에 황승원학우와 관련된 문건이 나왔다.


이마트가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전태일평전을 불온서적으로 명시하고 사상감정까지 하려고 한 일이 폭로되었고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얼마되지 않아 2년 전 황승원 학우를 비롯한 하도급노동자 분들의 죽음과 관련한 문건이 추가로 밝혀졌다.


이마트는 사건 당시 유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찰했다. 그리고 한 대련과 당시 시립대 총학생회, 등록금네트워크가 진행했던 기자회견과 집회에서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모두 받아 적었고 주변의 반응은 어떤지 누가 무엇을 주고 갔는지까지 기록했다.


심지어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에게 고액의 선물을 주며 이들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정황까지 포착되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고용노동부가 이마트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적극적으로 조언을 했다는 것이다.


2011711'탄현점 관련 고용노동부 동향'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이마트가 유가족과 직접 협상에 나서면 안 되며, 트레인코리아를 앞세워 보상케 하라” “최소 3차례 정도는 실망감을 안겨주고, 마지막에 도의적으로나마 장례식 비용 정도는 해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노동부 본청 소속 전문 노무사를 소개”했으며, “이분을 선임하면 백전백승이라고 장담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사건을 명확히 조사해야할 고용노동부가 이마트의 편에 서서 협상에 대한 조언을 한 것이다.


노동부가 노동자들의 권리보장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자신의 역할은 내팽개치고 대기업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대부분이 고액의 알바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노동부와 대기업의 이러한 만행은 낭떠러지에 있는 대학생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학생들은 천만원의 등록금과 생활비에 빚을 지고 있다. 얼마 전 한 포털사이트 조사 결과 대학생 응답자의 41.5%20131학기 학자금대출을 받을 것이라고 대답했고 그 중 70.5%가 직전학기에도 학자금대출을 받았다고 답했다.


당장에 해결해야 하는 등록금과 생활비에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의 대부분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임금을 주는 아르바이트를 택할 수 밖에 없다.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수 밖에 없는 대학생들의 현실에서 황승원학우가 처한 현실은 안타까움을 넘어 내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노동부와 대기업은 이러한 대학생들의 현실과 처지는 외면한 채 자기들에게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며 대학생과 노동자들을 사찰하는 만행까지 저지른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학생들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이마트 냉매질식사고 책임회피 도운 노동부 관련자를 처벌하라!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날로 심해지는 청년실업과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환경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유하나기자

*기사제휴: 21세기대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