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1일 ‘민주노조사수, 158억 손배가압류철회’를 남기며 항거한 부산 한진중공업 고최강서조합원을 기억할 것이다.

 

그는 복직3시간만에 무기한휴직을 당한 정리해고노동자였다.

 

정리해고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5대현안의 하나로 노동자들에게는 생존 그 자체다.

 

이 정리해고문제로 480여일 동안 싸우는 사업장이 있다.

 

부산의 풍산마이크로텍노동자들이다.

 

풍산마이크로텍은 1991년 풍산금속 동래공장생산부에서 풍산정밀로 분사해 2000년 풍산마이크로텍으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풍산그룹의 반도체부품산업이나 탄약 등 군수품생산을 맡아왔다.

 

그러던중 풍산그룹은 2010년 12월29일 노동자들에게 연·월차휴가를 쓰도록 해놓고 노조와 협의없이 풍산마이크로텍주식지분 57.2%를 240억원에 하이디스에게 매각했다.

 

이에 노조는 매각이후 △ 고용승계 △노조와 단체협약승계 △70억원에 이르는 퇴직금중간정산확보 등을 요구했다.

 

2011년 3월 풍산마이크로텍은 주주총회에서 피에스엠씨(PSMC)로 바뀐다.

 

그리고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의 주요요구사항인 고용·근로조건과 단체협약의 승계, 퇴직금중간정산 등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그해 4월 태도를 바꾼다.

 

3년째 적자이기 때문에 임금을 삭감해 흑자를 만들고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논리를 들고나온 것이다.

 

노사양측은 2011년 8월23일 △ 사측이 진행중인 정리해고 즉시철회 △ 조합원고소건철회 △ 8월26일까지 모든 현안(영업이익달성, 2010·2011년임단협)을 마무리한다는 3가지 조항에 합의했다.

 

이에 더해 사측은 기본급 15%삭감, 상여금 200%삭감, 연차전부소진, 순환휴직 20~30%를 실시하고 그래도 안되면 고통분담을 더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50%순환휴직과 2012년상여금지급 등을 제안했지만 교섭은 결국 결렬됐다.

 

사측은 2011년 9월에 노조에 ‘11월7일 총원 30%정리해고’공문을 발송하고 10월6일 부산지방노동청에 77명에 대한 해고신고후 58명을 해고한다.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들었지만 임원들의 보수는 오히려 증가했으며 2011년 9월초 회사는 유상증자에 성공해 애초 목표액을 상회했다.

 

누가봐도 노조탄압의 수단으로 정리해고를 이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해고된 58명중 문영섭지회장을 비롯해 부지회장, 사무장, 집행위원, 대의원 등 노조간부들이 17명이었다.

 

25명의 노조간부중 68%나 해고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풍산그룹이 2010년 풍산마이크로텍을 매각할 당시 ‘기획매각’이라는 의혹이 확산돼 부산시민들의 여론도 노조의 주장을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경영진은 매각계획이 없다고 밝힌지 한달만에 이뤄졌으며 풍산그룹은 해운대구 반여동의 부지에 대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주면 돔구장을 지어 부산시에 기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풍산그룹의 사업계획이 중단은 됐으나 해운대구의 해운대지역 장기발전계획으로 추진됐던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를두고 노조는 “회사는 반여동부지의 개발제한해제로 인한 시세차익을 위해 걸림돌이 되고 있는 풍산마이크로텍과 노조를 투기자본에 넘기는 국내공장해체작업과 노동자에게는 정리해고를 유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2011년 11월2일 전면파업에 돌입했으며 벌써 480일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정리해고없는 세상비정규직없는 세상재벌특혜없는 세상을 외치며 30일동안 700km에 달하는 전국곳곳을 누빈 ‘희망대장정’과 수차례 천막농성, 노숙농성, 촛불집회, 국회와 새누리당사 앞에서의 1인시위 등을 줄기차게 전개했다.

 

지금 풍산마이크로텍노동자들은 거리에서, 노동청에서, 국회에서 외침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