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대행진 4일차,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쌍용차 한 희망퇴직노동자가 당뇨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바랍니다.


10월8일.

8시부터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숙소인 YMCA건물 바로앞 낙원회관. 8시부터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밥상머리 화제는 단연 포토액티비스트 티파니(Tiffany Tool, ornelas.tiffany@gmail.com)의 남편 프랭크(Frank)였다.

바로 어제 일이다.

제프리의 전화가 티파니에게 걸려왔다고 한다.

티파니가 그에게 어디냐고 묻자 “인천”이랬단다.

어제밤 남편은 순천까지 찾아왔고 오늘 부부가 해후하게 된 거다.

식사를 마치고 문정현신부님은 유창한 영어로 티파니와 그녀의 남편과 이야기한다.

“아 유 크레이지?(Are you crazy?)”

기자는 제프리, 티파니와 문신부님 쪽으로 카메라를 돌렸다.

“내일 간다고?”

다들 너무 아쉬워했다.

대행진 시작부터 티파니와 그녀의 친구 조는 활발한 활동으로 행진단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이들은 강정마을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와서 여러날을 살면서 활동을 하고 있다.

티파니는 집에 돌아가면 강정을 더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한다.

돌아가면 코리아인이 운영하는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기로 돼 있단다.

“그들은 강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며 돌아가면 기자에게 방송국사람들을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조(Joey, timpluta@gmail.com))는 “안녕하세요. 한번 읽어보세요.”라는 우리말을 구사하며 유인물을 열심히 나눠주고 있다.

이날 밤 얘기지만, 보성의 숙소에서 우리는 특별히 부탁해 부부에게 방 하나를 따로 내주도록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부는 떼어놓으면 안되는 게 원칙이다.

강정을 위해 달려온 외국인, 그것도 하루밤밖에 못보낸다니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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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단은 9시경 보성으로 출발했다.

 “강정마을이랑 이름이 비슷하죠?”

가는 버스안에서 환경연합 강감정사무국장이 아쉬운 마음에 20분정도 같이 이동하며 순천만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원래는 순천만을 걷기로 돼있었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아 다음을 기약한 터다.

만을 걸어보면 설명이 필요없다고 한다.

우리와 함께 걷고 싶었는데 참 아쉽다고 한다.

자신은 환경운동을 하다 정리하고 농사를 짓다 더이상 보고 견딜수만 없어 다시 환경운동을 하게 됐다고 한다.

“강정에 비교하면 정말 약하지만 강정이 해결되면 우리 순천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연대를 호소했다.

토건족들이 자연을 밀어내고 사람, 그것도 저들의 이익만을 위해 전세계적으로도 휘귀한 바다를 메우고 있다는 거다.

좋다. 낮은 사람이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밤은?

사이비 천문대까지 지어놓고 밤까지 자본이 지배한다고 개탄한다.

지자체장들은 어이없게도 환경부지정 생태교란 귀화식물까지 ‘보기 좋으라고’ 심어놨단다.

고즈넉한 순천만을 거닐며 자신을 치유하고 마음을 정화하고 돌아갈 수 있던 순천이 이제 여느 개발지역과 다를바 없는 곳으로 전락해가고 있는 현실이다.

소설 <무진기행>에도 잘 나와 있듯 100년전 이곳은 바다라고 했다.

아쉽지만 힘찬 연대를 약속하며 버스는 보성으로 향했다.


9시30분경 벌교농협앞에 도착했다.

10시20분까지 시장으로 각자 흩어져 홍보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자의 카메라는 세리씨를 따라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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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파는 아저씨가 우리내용에 공감하며 커피까지 타준다.

자신도 꼬막가격이 올라 매출이 많이 줄어 어려워졌다 한다.

어떤 아주머니는 깎은 배까지 먹으라고 준다.

나중에 버스에 탄 사람들을 보니 다들 입에 뭘 우물우물 먹고 있었다.

고생한다고 먹을 거를 손에 쥐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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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앞으로 이동해 11시 보성농민회 투쟁선포식이 진행됐다.

먼저 간 선렬들을 기리며 묵상을 하고 <농민가>를 불렀다.

“험난한 길이 있더라도 모두 같이 하기를”

보성농민회 유정수회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전농 광주전남연맹 박행덕의장, 전농 문경식전의장, 평통사 배종렬상임대표의 발언이 있었다.

우리가 왜 힘을 뭉쳐 싸워야 하는지 문정현신부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성이나 강정이나 똑같습니다. 저기 저 동태눈깔하고 쳐다보는 경찰놈들은 우릴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이 자리에 정치인이 있습니까. 종교인이 있습니까. ... 어 내 동생도 있네.”

독극성분 비소가 발견됐다는 수입쌀에 규탄깃발을 꽂고 쌀을 흩어뿌리는 간단한 퍼포먼스가 순식간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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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농민회에서 보성쌀을 대행진단에 전달했다.

결의문낭독이 진행되는 데도 사람들은 수입쌀을 밟는 데 정신이 없다.

곡물메이저 ADM 로고가 똑똑이 찍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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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농민회 사무실까지 행진을 하고 모두 점심식사를 했다.


다음 도착한 곳은 강골마당이라는 곳이다.

전통식 가옥으로 만들어진 수련장이다.

넓은 마당과 대청마루(이 대청마루에서 신짜꽃밴의 ‘야간특별공연’이 있었다)까지 있어 단체나 학생들이 수련회를 하고 가기 안성맞춤 공간이다.

햇볕이 쨍쨍 내리치는 오후.

이날 오후는 좀 여유가 있어 빨래까지 했다.

며칠간 자기소개시간이 없었는데 그 여유도 생겼다.

조도 정하고 각자 임무도 확인했다.

건의사항도 받았다.

그중 하나는 노래가 강정마을의 해군기지반대 내용위주이고 율동을 잘 몰라 참여가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는 거다.

사실 쌍용차사태와 용산참사 쪽 관련된 율동은 없고 <바위처럼>아니 행진할 때 따라부르는 민중가요가 다였다.

농민수련회와 뒷풀이를 마치고 노래개사와 율동배우기, 상식사전만들기, 대형걸개그림만들기 등을 하는 자체프로그램을 하기로 했다.

곧 마당에서 진행된 보성군농민수련회에 참가했다.

수련회가 끝나고 농민회에서 특별히 잡은 멧돼지 1마리와 막걸리를 나누었다.

밤이 깊어가고 이야기꽃도 피워난다.

뒷풀이가 길어지고 농민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로 신짜꽃밴의 즉석공연이 시작됐다.

춤과 노래로 모두가 하나 되면서 자체프로그램은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모두들 잠이 든다.

강동균회장, 쌍용차해고노동자 김정운 등 여럿은 오늘 사망소식을 들은 쌍용차 노동자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밤을 지샜다.

희망퇴직자가 더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

사실 흥겹게 뒷풀이할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모두들 마을분위기에 맞췄다.

 

*사진출처_생명평화대행진

 

나영필기자

21세기민족일보∙진보노동뉴스 공동기획
2012생명평화대행진 동행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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