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워도 봐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봐야 한다.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답답하며 분노가 치밀어도 꾹 참고 다 봐야 한다. 후지TV가 좋은 영상을 냈다. 우리TV가 담지못한 걸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심정으로 단원고의 생존자학생들이 인터뷰를 했고 그래서 그 한마디한마디 사무치게 와닿는다. 

익히 우리매체를 통해 들어본 내용이지만, 이렇게 하나의 흐름으로, 영상으로 보니 전혀 새롭다. 가령 희생된 학생들이 숫자가 아니라 이름으로, 살아있는 모습으로 다가오게 한 거나, 그 학생이나 승무원중 자기희생적인 모습을 담은 건 정말 눈물없이는 볼 수 없다. 또 사고 당시 어찌할 줄 몰라하거나 한켠에서 담배 피고 맥주 마시는 장면은 격분을 불러일으킨다. 

학생들은 <세월>호승무원들의 말을 믿고 실내서 기다리다 참변을 당했다. 이중 뭔가 깨달은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복도로 나왔고 다른 학생들의 손을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 5개월간 학생들은 또다시 진상규명·책임자처벌을 하겠다는 박근혜<정권>의 말을 믿고 가만히 기다렸다. 이중 뭔가 깨달은 학생들은 구호를 들고 거리로 나왔고 다른 학생들의 손을 이끌고있다. 

학생들을 인터뷰한 일본인사회자는 마지막멘트로 쉽게 말해, 대중적항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왜 안그렇겠는가. 300여명의 꽃다운 학생들을 그대로 수장시킨 희대의 <참사정권>에게 더이상 기대할 거도 없고 참을 수도 없다. 진상규명·책임자처벌의 마지막보루인 <세월>호특별법마저 여야야합으로 유가족·국민을 기만하며 처리된 마당에, 이제 남은 건 오직 모두가 떨쳐나서 힘으로 맞서는 길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보고 또 본다. 잊지않겠단 말을 되뇌이며 말이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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