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과 저임금, 온갖 비인간적 대우와 모멸감에 시달리다 분신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경비노동자들 전원이 해고통보를 받았다.
신현대아파트입주민대표자회의는 지난 3일 용역업체변경을 경비노동자들에게 통보한 상태다.
분신사건 이후 주민들에 대한 명예훼손, 내년 경비노동자 최저임금적용방침으로 인건비가 상승될 것이라는 이유다.
이로 인해 경비·청소노동자 등 106명 전원이 12월31일자로 전원해고된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경비노동자가 전국적으로 25만여명이며, 최저임금적용에 따른 대량해고가 4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압구정 신현대아파트의 냉혹한 계산과 노동인권에 대한 저급한 인식,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 노동자의 생존권은 안중에도 없는 이기심에 더이상 호소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번 해고는 명백한 부당해고다. 최저임금을 위반하는 것은 범죄며, 생존의 최저한도인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 또한 인정받을 수 없다>며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기껏해야 1만원을 넘지 않는 비용부담만으로 분신으로 동료까지 잃은 경비노동자를 해고하겠다는 것은 가진자들의 냉혹함이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며 <신현대아파트의 전원해고는 모든 과오와 책임을 경비업체탓으로 돌리고, 사회적 지탄에 대해 경비노동자들에게 보복한 측면도 크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이런 짓이 아무렇지 않게 이뤄지는 것은 간접고용이라는 비정상적인 고용구조 때문이며, 경비노동자들은 사용자격인 입주민들에게 아무런 요구는 물론 최소한의 권리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모르지 않는 정부임에도 비정규직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거꾸로 해고요건이나 완화하고 임금이나 깎겠다며 머리를 굴리고 있으니, 금권세력의 결탁과 탐욕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김선기대협국장은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보복성 계약해지>라면서 <현재 쟁의행위찬반투표를 마친 상태다. 10일경 조정결정이 끝나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대아파트분회는 지난달 27~28일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71.2%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이밖에 서울일반노조와 참여연대는 3일 서울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고용노동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대량해고사태를 해결할 책임과 역할이 있다>며 <서울시와 인권위원회는 경비노동자 대량해고사태에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적용에 따른 대량해고 및 인권침해 사례조사 △근무형태변경을 통한 편법사례조사 △시민들대상으로 한 대량해고관련 캠페인 △서울시의 공식적 의견수렴과정을 통한 경비노동자와 입주민, 입주민대표자간 소통의장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편 아파트입주민에게 온갖 비인간적 대우와 모멸감에 시달리다 지난 10월7일 분신해 11월7일 사망한 신현대아파트분회 이만수조합원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산재판정을 최종인정했다.
김동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