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차별해서 대우하지 마십시오>
- 야고보서 2장 1절 말씀
6일 오후 4시 서울 세종로 파이낸스센터(MBK본사) 앞에서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씨앤앰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가 열렸다.
씨앤엠비정규직노동자들은 109명이 해고돼 현재 120여일 째 씨앤앰대주주인 MBK가 입주한 서울 파이낸스빌딩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노조원들과 신부, 수녀 등 종교인들을 포함해 약 250명가량이 함께했고,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ㆍ빈민사목ㆍ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했다.
이들은 <옛날부터 노동자들을 착취하며 자기배를 불린 이들을 <악덕업주>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씨앤엠사태를 알고 나서 이 말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나쁜 이라고 해도 사람냄새는 난다. 하지만 씨앤엠에서는 사람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며 <정말 돈만 움직여 회사운영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씨앤엠의 사장이든 회장이든 누구든 모든 주요임원들이 사람냄새를 되찾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함께 성서말씀을 나누고 찬송가 대신 민중가요를 부르며 미사에 임했다.
미사에서 진행된 강론에서는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의 기업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익창출만이 목적이 아닌 기업이 사회에서 수행해야하는 역할에 대한 말을 전하며, 우리 나라에서 기업의 수익이 국가나 사내의 노동자들을 통해 재창출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적했다.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김영수지부장은 <지금 한가지는 확실하다. 우리는 헌법에 보장된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는 것>이라며 <조합원이 아닌 직원들은 하청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승계를 받았지만 노조원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이러한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120여일간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전하면서 <109명의 문제를 나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는데 힘모아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씨앤엠노조 김진규지부장은 <우리는 아주 오래전 비정규직, 방송을 제작하는 직원, 전화를 받는 직원 모두가 같은 처우를 받으며 한 가족같이 일했던 적이 있다. MBK라는 사모펀드가 들어오면서 <업무효율>을 내세우며 회사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모두 갈라졌고, 그 결과 노숙농성까지 하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비록 아직 정리해고의 칼이 직접 오지 않았지만, 비정규직지부의 정리해고문제는 곧 우리에게도 닥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비정규직노동자들뿐 아니라 저임금과 고된 업무에 시달리며 언제 외주화될 지 모르는 정규직, 미디어원계열사직원들 모두가 이 투쟁을 우리의 고용보장싸움이라는 생각으로 같이 투쟁하겠다>며 <언젠가 한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그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13일 개신교 예배, 20일 불교 법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 4일 대한불교조계종, 천주교서울대교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3대종단은 파이낸스빌딩앞에서 <케이블 방송 씨앤엠 노사문제해결을 바라는 종교인 호소문>을 발표한 바 있다.
유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