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87년6월항쟁과 다른 점이다. <세월>호특별법제정에 여야야합한 거. 정확히 말해 새정치민주연합만. 통합진보당은 다시금 명확히 유가족의 입장과 같이 강력히 반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걸 <새정치>라고 부르고싶겠지만 이거야말로 <구정치>고 오히려 구정치보다 못하다. 결국 김한길·안철수 못지않은 박영선·문희상체제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정동영이 <야당판참사>, 추미애가 <속임수정치>라고 한 맹비난은 그대로 민심의 반영이다.
이렇게 중간정당이 중간답게 기회주의적으로 처신하니, 선거도 안되고 항쟁도 안되는 거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김을 빼는데, 이젠 유가족·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르지않을 수 없다. 과거 6월항쟁시기처럼, 박근혜판4.13호헌조치에 맞서 끝까지 힘차게 투쟁할 용기도 의지도 없는 새정치연합때문에 박근혜·새누리당<정권>을 민심의 바다로 포위하는 최후의 투쟁이 늦어지고 있다. 사면초가에 몰린 박·새세력이 다시 살아나기를 반복한다.
한편, 이렇게 새정치연합이 뻘짓을 하는 바람에 유가족처럼 격분하는 국민대중, 민중은 기회주의개혁정치세력에 대한 기대를 접고 진보와 변혁의 길로 나아갈 결심을 다지게 됐다. 마치 러시아에서 1917년2월혁명으로 집권한 부르주아정치세력의 한계가 완전히 드러나자 10월혁명으로 민심이 쏠리게 된 거와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야말로 진보정당·진보세력이 스스로의 시대적 사명을 자각하며 제역할을 할 때다.
결국 시대는 국면은 부르주아개혁정치세력, 기회주의정치세력으론 <세월>호특별법제정, 곧 그 진상규명·책임자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걸,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이제부턴 정말로 유가족이 치켜든 촛불을 전민중의 횃불·들불로 타번지게 하는 거 뿐이다. 이미 500만이 서명하고 3만5000여명이 단식농성에 참여하며 국민적 공감대가 뭐고 민심이 뭔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남은 건 단호한 결심이고 과감한 전진이다. 그길에 전화위복의 이치가 있고 유일한 희망이 있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