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회사인 한솔CSN본사앞에서는 <한솔그룹은 부당해고자를 즉각 복직시켜라!>요구하며 1년넘게 매일 1인시위를 하는 노동자가 있다. 정택교씨다. 그는 어떠한 징계절차도 없이 한솔CSN인사팀장으로부터 해고통지서를 받았다. 한솔CSN은 한솔그룹의 계열사로, 한솔은 삼성 이건희회장의 큰누나인 이인씨가 고문으로 있는 방계회사다.

지난 9일 정택교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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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당시 상황은 어떠했나?

 

2012년 12월31일자로 김모선배직원(삼성물산-제일모직-한솔CSN 전적)과 함께 해고당했다. 2011년 2,3월에 한솔CSN인사팀장이 희망퇴직하고 용역회사로 가라며 권유했고, 2012년 2,3월경에도 안모선배(삼성물산-제일모직-한솔CSN 전적)과 함께 셋에게 또 희망퇴직하고 용역회사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그해 5월경 안모선배는 심한스트레스 때문에 희망퇴직하고 용역회사로 전적해 1개월만에 그만뒀고, 나와 김모선배는 6월1일자로 대기발령이 됐다. 나는 <현부서에도 열심히 하고 있고, 일이 없을 것 같으면 타부서 가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을 왜 대기발령을 시키느냐>고 거세게 항의했지만 사측은 <조금만 있으면 원래 일하던 부서로 갈 것이다>라고 했다. 김모선배와 나는 그것을 믿고 타부서로 갔지만 사측은 원래부서로 보내지 않고 계속 <희망퇴직하고 용역회사 가는게 어떻냐>고 회유했다. 제일모직과 한솔CSN이 고용보장, 고용승계를 약속했기 때문에 그 말을 믿고 온 것이지 중간에 희망퇴직할 것 같으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다. 사측은 대기발령후 우리에게 지게차와 운전 면허증을 따라고 했다. 우리들이 희망퇴직하고 용역회사에 갈 것을 염두해 두고 하는 말이기 때문에 거부했다. 사측에서 근태도 형편없고 지시도 안따른다고 분명히 꼬투리를 잡을 것 같아서 대기발령된 6월1일부터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6시40분에 출근했다.


2012년 12월31일오전11시 종무식을 1시간 남겨놓고, 인사팀장이 점심먹자며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청계천까지 우리를 데리고 갔다. 식당에서 인사팀장에게 현업부서에서 일을 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했지만 인사팀장은 대답은 안하고 양복주머니에서 봉투2개를 꺼냈다. 해고통고장이었다. <이것이 뭐냐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묻자 인사팀장은 <회사가 결정했으니까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대화의 문은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대화를 하자>고 했다. <이미 결론을 내놓고 사람가지고 노는 거 아니냐? 점심 먹으러 가자고 해놓고 이것이 무슨 짓이냐>며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바로 회사를 갔지만 이미 종무식이 끝나고 조용했다.

 

일부러 인사팀장은 회사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밥을 먹으러 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 종무식때 난장 피울까봐 데리고 간 것이다. 인사팀장은 수시로 시계를 보더니 뭔가 문자를 보내더라. 둘을 데리고 멀리 왔으니 종무식 진행하라는 문자일 것이다. 2013년 1월2일 시무식때 회사로 갔다. 우리는 <해고통지서에 대해 이해도 안가고 해고당할 이유도 없으니 대표이사와 만나고 싶다>며 인사팀장에게 대표이사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자리에 없었다. 인사팀장은 계속해서 위로금 줄테니까 희망퇴직하라고 종용했고, 우리는 부당해고이기 때문에 다시 원직복시켜달라고 요구했지만 듣지 않아 제일모직에 가서도 항의했다. 그런데 제일모직에서 더 웃기는 것은 한솔에서 알아서 하는 문제라고 한다. 책임전가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무슨 소리냐 너희들이 고용보장 해준다고 해서 갔는데 이제 와서 한솔에 가서 알아보라는 것은 뭐냐? 엄연히 한솔이 제일모직에서 하던 일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제일모직물류팀장은 입장이 곤란하다고 했다. 한솔에 이건희회장의 누나 이인희가 고문으로 있으니까 위의 눈치 보는 것이다. 그렇지 안다면 정상적인 갑과 을의 관계라면 그렇게 하지 못한다. <역시 오너일가의 눈치를 보고 밑에서 알아서 기는 것이구나>를 느꼈다.


2013년 1월10일 김모선배는 스트레스받아서 결국 사측이 제시한 위로금을 받고 희망퇴직을 하고 용역회사에 가서 일하다가 그만뒀다. 나는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인사팀장에게 복직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인사팀장은 <위의 사람들이 안된다. 판례를 남긴다>며 역시 거부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원직복직이다. 2013년 3월7일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정상적인 절차면 사측이 노동부에 신고해야 하는데 거꾸로 내가 노동부에 신고했다. 사측이 떳떳하게 해고시켰다면 노동부에 신고안할 리가 없는데 계속 시간을 끈 것이다. 그래서 내가 신청했다. 그때부터 1인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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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노동위원회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처리결과

 

해고통지사를 받았을 때 심경은 어떠했나?

 

제일모직에서 한솔CSN로 전적한 2005년 3월에 전적했는데 한달전인 2월부터 제일모직에서 한솔CSN을 도아주라고 했다. 당시 물류쪽에서 수배송관리업무를 맡고 있었다. 물류중 수배송업무가 많은 비중 차지하고 나머지는 현장이다. 현장업무는 인력관리, 재고관리다. 수배송업무는 현장에서 작업한 물류를 가지고 대리점에 배송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사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갖가지 아이템마다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배송기사들이 송장 등을 볼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만큼 중요하다. 내가 그 업무를 담당했으니까 한솔에서도 도와달라고 했고 제일모직에서는 도와주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해고통지서를 받는 순간 엄청나게 분하고 원통했다. 고용보장 고용승계를 약속했고, 모든 것을 동일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왔기 때문에 배신감은 엄청 심했다.

 

제일모직에서 전적한 사람들 대부분이 진급이 누락됐나?

 

한솔CSN으로 전적한 후 7년동안 진급을 누락당했다. 고의적으로 진급을 시키지 않았다. 제일모직에서 전적한 대부분이 그렇다. 제일모직출신들은 근속이 오래되다보니 한솔기준으로 봤을 때는 월급이 많다는 거다. 남의 식구들을 진급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고 기존의 자기네식구들은 잘 챙겨줬다. 물론 우리들에게 미끼를 던져주기도 했다. 한두명은 진급을 시켜줬다.

 

한솔에서는 일을 잘못한다는 이유로 해고됐지만 삼성에서는 각종 상도 많이 받으셨는데.

 

윗사람이 시켜서 하기보다는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다. 나름대로 회사에서 주어진 업무 뿐만아니라 외적인 업무도 많이 했다. 삼성물산에서는 내가 업무한 것에 대해서 평가해주고 상을 줬다. 인사고가를 B이하 받은 적이 없다. 거의 A를 받았고, 이보다 더 높은 것이 S고가인데 여러번 받았다. 부서장들이 인정을 하고 계속 업무를 맡겼다. 1993년 삼성그룹에서 최우수제안상을 받는 등 각종제안상을 수차례 받았다. 하지만 한솔CSN은 무능력자로 매도했다. 해고시키고 난 다음 구제신청하니까 무능하다는 이유 없는 이유를 만들었다. 중노위 심사위원들도 소장에 무능력자로 기재돼 있어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무능하다면, 2005년에 한솔이 데리고 오지 말았어야지, 지금에 와서 무능력자로 매도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또 삼성물산, 제일모직에서 20년간 근무한 부분도 거론했다. 중노위결정문을 보면 정당한 해고사유가 안된다고 했고, 절차도 사유가 부당하기 때문에 더이상 따져볼 필요도 없다고 명시했다. 내가 부정적인 사람이고 업무를 잘 안했으면 한솔CSN에서 오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솔에서도 똑같이 열심히 했지만 회사는 공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고 고가 C, D를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고 묵묵히 내일만 최선을 다했다.

 

한솔그룹이 삼성의 방계회사인데.

 

삼성오너일가의 형제회사다. 이건희회장의 누나 이인희가 한솔그룹의 고문이다. 한솔CSN은 종합물류기업인데 처음에는 전주제지였다가 한솔제지로 바뀌고 물류팀에 있던 사람들이 회사를 설립했는데 그것이 오늘날이 한솔CSN의 전신이다. 한솔그룹과 관계되던 물류는 기본이고 삼성과 관련된 물류도 상당히 많은물량을 하고 있다. 1998년 무렵에 삼성물산패션부분을 제일모직패선부분으로 합병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으로 제일모직패션부분이 합병돼야 하는데 기현상이 일어났다. 규모가 작은 곳에다 큰 규모를 엎어친 것이다. 지금은 제일모직패션부분은 에버랜드로 매각돼, 지금은 에버랜드패션부분이다.

 

전적할 당시 80여명의 직원들이 거부운동을 했고 결국 제일모직과 한솔CSN의 임원들이 문서가 아닌 구두로 약속을 했다고 들었는데.

 

구두로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경영진들에게 문서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지만 문서로는 못만들어주고 구두로 고용승계·보장하게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그말을 믿었다.

 

1년여간 1인시위를 하면서 어땠나?

 

직원들이 응원을 많이 했다. 심지어 옆에서 서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직원들은 부당해고에 맞선 투쟁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 회사의 불합리한 것을 폭로하니까 힘이 된다고 한다. 1인시위를 하면서 더 자신감이 생겼다.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현재 사측반응은?

 

사측은 지금도 대화하자고 한다. 그러나 진정성이 없다. 한솔은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 이는 약자의 진을 빼고 약자가 죽기전에 손을 잡아주자는 작전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중노위의 결정사항대로 원직복직 시켜달라고 하는 것이지만 사측에서는 판례가 남기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대신 보상을 하겠다고 한다. 해고가 합법적이라면 사측은 보상할 필요가 없다. 사측도 중노위의 결정이 맞기 때문에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이나 제일모직에서 민주노조가 있었다면 고용승계·보장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단체다. 삼성에 노사협의회가 있지만 어용이다. 사측은 노사협의회위원들에게 진급이나 해외여행 등 혜택이주어진다. 회사경영진과 회의할 때 노사협의회위원들은 사측의 말에 따라간다. 직원들의 건의사항이나 불만사항은 전달이 잘안되고 있다.

 

삼성에는 삼성일반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지회가 있다. 부당해고, 감시, 도감청 등 삼성의 노조탄압이 극심하다. 한솔그룹도 삼성의 방계회사로 삼성의 노동탄압과 유사하게 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솔그룹도  무노조경영은 삼성과 똑같다.

 

행정소송중인데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행정소송에서도 이길 것이다. 해고당할 이유도 없고 해고당할 짓도 하지 않았다. 내가 떳떳하기 때문에 1인시위도 하고 지노위, 중노위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한 것이다. 1인시위와 다른 단체와의 연대투쟁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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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4일 열린 한솔CSN해고자원직복직 결의대회에서 발언하는 정택교씨

 

 

복직된다고 하더라도 회사생활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데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침해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사측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인은 상대하기 어렵지만 노조를 설립해서 한목소리를 낼 때 노동3권과 인격이 보장된다. 한솔의 노동자들도 노조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투쟁에 공감하고 있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