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3일 오전11시30분 광화문 이순신동상앞에서 ‘법외노조철회 국가인권위권고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고용노동부장관 사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이행 요구수용을 촉구했다.
또 박근혜정부를 향해 △각계각층의 전교조탄압중단 요구수용 △국제노동기구(ILO), OECD노조자문위, 세계교원단체총연맹(IE) 등의 국제사회 목소리 수용 △군부독재시절에도 불가능했던 노조해산조치 중단 △헌법과 노동법 취지에 반하는 교원노조법 개정 및 국제기준에 맞춘 교원·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 등 요구했다.
이들은 “박근혜정권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하는 날은 노동자의 가장 기초적인 권리인 단결권을 부정하고, 교원의 인권을 유린한 날로 세계노동운동사에 노동자탄압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의 판단에 끌려가는 고용노동부의 처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외노조통보가 정의와 인권을 반하는 것임을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재차 확인된 상황에서 고용노동부는 최소한의 양심에 준해 판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내외 할 것 없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국내적으로는 3만6000명의 현장교사선언, 1만7000명의 학부모·시민선언, 458명의 교수연구자선언, 야4당의 법외노조중단성명, 30여단체의 전교조탄압중단 기자회견, 국가인권위 재권고성명이 있었다.
국외적으로는 국제노동기구(ILO), OECD노조자문위, 세계교원단체총연맹(IE), OECD소속15개교원단체, EI아시아태평양위원회, 국게노동권리기금(ILRF)에 이르기까지 전교조 설립취소를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청와대와 고용노동부, 회원국들에게 보냈다
특히 전날인 22일 국가인권위원장은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노조설립취소의 근거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9조2항을 삭제하라’는 2010년 9월 권고안을 재차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후 광화문일대에서 전교조탄압중단을 요구하는 일인시위를 진행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전문이다.
고용노동부는 국가인권위원장의 권고이행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박근혜 정권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일은 노동자의 가장 기초적인 권리인 단결권을 부정하고, 교원의 인권을 유린한 날로, 한국사 교과서에 기록될 것이다. 의무화되어 있는 ILO 국제협약인 단결권조차 부정하는 박근혜 정권은 세계 노동운동사에 노동자 탄압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퇴하라. 우리는 국민여론이 비등하고 국제적인 공분이 일고 있음에도 고용노동부가 귀를 막고 눈을 감는 이유를 안다. 박근혜 정권은 고용노동부로 하여금 벼랑 끝 전술을 지시해 놓고,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는 논리로 악용되는 ‘법과 질서’를 앵무새처럼 떠들게 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처지와 다를 바 없다. 진실을 고백하고, 사퇴하길 바란다.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고 교원의 인권을 유린한 역사의 죄인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이행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어제, 국가인권위원장은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노조설립취소의 근거로 삼고 있는 시행령 9조 2항을 삭제하라”는 2010년 권고안을 재차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의 재차권고는 사형제 폐지 권고밖에 없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조치였다. 국가인권위는 14년간 합법지위를 유지해온 전교조가 해고자 9명을 이유로 노동조합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설립취소 위험이 코 앞에 놓인 시점에서 긴급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하에서도 최소한의 인권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국가인권위원회의 고뇌에 감사를 표한다. 청와대의 판단에 끌려가는 고용노동부의 처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외노조 통보가 정의와 인권을 반하는 것임을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재차 확인된 상황에서, 고용노동부는 최소한의 양심에 준해 판단해 줄 것이라 믿어본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분명 권고 받은 기관장은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우리에게 현실과 국제기준에 맞지 않은 악법을 강요하면서, 따른 한편으로 권고이행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또 다시 이행할 것을 요구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면서 노조설립 취소를 강행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더 이상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이행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박근혜 정권은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라. 전교조 설립취소를 반대하는 국민여론이 비등하고 1000개에 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전교조 지키기를 위해 나섰고, 3만 6천 여 명의 현장교사선언, 1만 7천 여 명의 학부모 선언, 수백 여 명의 교수 선언, 30여 단체의 전교조 탄압 중단 기자회견, 야 4당의 법외노조 중단 성명, 국가인권위의 재권고 성명에 이르기까지 전교조 탄압을 중단하라는 호소는 하루도 빠짐없이 고용노동부와 청와대를 향했다. 전교조를 지키고자 하는 이 모든 단체와 국민들을 비정상으로 몰아가고, 오직 전교조 타도의 기치를 내밀고 있는 우익단체의 목소리만 들을 것인가? 더 이상 국민통합과 소통을 입에 담지 말라.
박근혜 정권은 국제사회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라. 8천6백여 건의 청와대 항의메일과 국제노동기구 ILO의 긴급개입을 시작으로, OECD 노조자문위, 세계교원단체총연맹 EI, OECD 소속 15개 교원단체, 800만명이 소속된 EI아시아태평양위원회, 제3세계노동자의 권리보호와 아동노동반대 국제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국제노동권리기금(ILRF)에 이르기까지 국제단체와 기구들이 한국정부가 교원의 단결권을 부정하는 노동탄압국임을 분명히 하며 전교조 설립취소를 즉각 중단하라는 항의 서한을 청와대와 고용노동부, 회원국들에게 보냈다. 노동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넘어 국제사회의 불통정부로 낙인 될 것이다. 21세기 문명의 시대에 야만국가가 보이는 모습이다. 한복외교 보다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을 탄압하지 말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듣는 게 먼저다.
박근혜 정권은 군부독재 시절에도 불가능했던 노조해산조치를 즉각 중단하라. 노조설립취소는 노동조합법에 노조해산권이 존재했던 박정희 군부독재 시절인 1971년 3월, 판례에서도 “노조 설립총회 참석자 34명 중에 조합원 무자격자 2명이 끼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노조해산을 명한 것은 재량권 일탈”이라고 판시한바 있다. 1997년 10월, 서울고법은 ‘노조활동금지 가처분사건’ 판결에서 “조합원 중 일부가 자격이 없는 경우 바로 노동조합법 상의 노조의 지위를 상실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로 인해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되었거나 그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노조의 지위를 상실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는 “소수의 무자격 조합원을 이유로 노조해산을 명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1987년 6월 민주화 열기 속에 노조해산법률은 삭제되었다. 당시 입법제안서에는 “노동조합의 자유의지에 의한 노조설립을 보장하고 노사 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노조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법 개정 취지를 분명 명시해 놓았다. 그러나 이처럼 모법인 노동조합법에서 노조해산권이 삭제된 뒤, 당시 노태우 정권은 이듬해인 1988년 총선 10일을 앞두고 ‘노조 아님’ 통보조항을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집어넣었다. 이는 분명 “법률의 위임이 없는 기본권 제한규정이다.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주의에 반하여 그 자체로 무효다. 노동탄압이 일상화되었던 박정희 군부독재시절에도 쉽게 적용하지 못했던 노조해산명령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노조해산권이 사라진 상태에서도 반인권적인 전교조 설립취소를 자행하려 한다.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서도, 어제의 국가인권위원장의 권조이행 요청 성명에서도 노조설립취소의 근거로 삼고 있는 시행령 9조 2항의 위헌성을 분명히 확인해주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역사적 만행으로 기록될 노조해산조치를 즉각 중단하다.
박근혜 정권은 헌법과 노동법 취지에 반하는 교원노조법을 개정하라. 헌법에 의한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된 노동조합법의 제정 취지와 다르게 교원노동조합법은 오히려 교원들로 하여금 단체행동권을 금지하고 단체교섭권은 제약하고, 해직자와 퇴직자, 비정규직 교사, 유치원 교사의 단결권을 제약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며 헌법상 보장된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표현의 자유조차 억압하고 있다. 헌법과 노동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오히려 교원들의 단결권조차 부정하는 교원노조법은 차라리 폐기하고 국제기준에 맞춰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라.
우리 전교조는 제자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 해직된 동료들을 내치라는 공권력의 부당한 지시를 당당히 거부함으로써 제자들에게 사람 간의 신뢰를 가르쳤고, 악법을 고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제자들에게 법이 향한 곳은 권력이 아니라 정의와 인권임을 가르쳤다. 전교조는 정부의 부당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며, 실천하는 교사로서 제자들 앞에 당당하게 설 것이다.
2013년 10월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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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