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기 서구와 동구를 비교하면 이렇다. 노동자·농민의 삶은 당연 동구가 낫다. 실업이 없고 비정규직이 없고 부채가 없고 집이 있고 교육·의료가 무료니 왜 안그렇겠는가. 다만 쁘띠, 의사·변호사·교수의 삶은 서구가 낫다. 그 능력이면 서구에서 이른바 쁘띠적 자유를 누리며 잘 살 수 있다. 그러니 늘 서구를 선망하며 기회만 엿보았다. 그러다가 1968년 체코 ‘프라하사건’이 터졌고 소련이 힘으로 진압했다. 이걸 본 쁘띠적인 이브몽땅은 프랑스공산당을 탈당한다. 

사회주의제도가 섰다고 사회주의인민이 저절로 되는 건 아니다. 자본주의사상을 사회주의사상으로 개조하기 위한 지난한 노력이 동반해야 한다. 허나 과도기를 사회주의혁명시기까지만 긋고 사상영역에서의 계급투쟁, 사상사업을 홀시했다. 그러다보니 사회주의제도는 있으나 그 제도의 주인은 준비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시련의 시기가 닥치니 우선적으로 쁘띠들부터 변절했고 노동자·농민들도 덩달아 도매로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노동자·농민들은 실업이 있고 비정규직으로 살고 부채가 생기고 집이 줄거나 없어지고 교육·의료가 비싼 사회를 경험하게 됐다. 

체코 프라하에서 재미를 본 서방제국은 이젠 1989년 중국 베이징에서 일을 벌였다. 역시 당과 정부의 부패를 비판하는 순진한 사람들을 앞세우고 뒤에서 자본주의제도로의 전복을 노렸다. 허나 당시 누가 있었나, 산전수전 다 겪은 덩샤오핑이 있었고 혁명유자녀 리펑이 있었다. 후야오방에 이어 자오쯔양까지 쁘띠적으로 동요할 때다. 그렇게 해서 덩샤오핑이 당시 상하이당서기 장쩌민을 중앙으로 부르게 된다. 당시 총대를 메고 천안문사건을 책임진 사람은 리펑이다. 

한편 그 후야오방이 키운 왕자오궈가 문화대혁명당시 홍위병처럼 후야오방을 잔혹하게 비난했다. 이를 본 원로들이 후야오방의 실책도 문제지만 자신을 키워준 선배를 맹비난한 왕자오궈 또한 중앙사업은 적절치 않다고 덩샤오핑에 건의했다. 덩샤오핑이 즉시 이를 수락하고 그를 아래로 내려보냈다. 그렇게 해서 그 다음순위의 후진타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그 뒤 그는 티벳에서의 유사한 시위를 군모를 쓰고 진압을 지휘한다. 중국이 소련·동구와 달리 아직도 버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무부는 매년 6.4만 되면 천안문사건을 거들먹거리며 중국을 흔든다. 중미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말이다. 미국은 그런 나라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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