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갑을오토텍 사측이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금속노조소속 갑을오토텍지회조합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데 이어 21일에는 조합원의 가족들에게 자해공갈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경찰이 <노조파괴용병>들을 현행범 체포는 커녕, 묵인·방조해 문제가 심각하다.
경찰은 17일 무차별폭력을 행사한 <노조파괴용병>들을 현행범체포나 긴급체포는 커녕 이들이 도주하는 것을 묵인했으며, 19일에는 용역 11명을 임의동행 등의 방식으로 연행해 조사를 했으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모두 풀어줬고, 20일에는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노조파괴용병>들을 수수방관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충남 아산 갑을오토텍에 위장취업한 <노조파괴용병>들이 17일 대규모 폭력사태를 일으킨 끝에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 30여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노조파괴용병>으로 불리는 기업노조조합원 50여명은 갑을오토텍지회가 17일 부분파업과 조업을 반복하자 조합원인 조장, 반장들에게 시비를 걸며 지회가 게시한 선전물을 훼손했고, 오후3시경 공업용 대형선풍기 등 각종 집기를 휘두르며 지회조합원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
사측은 복수노조제도를 악용해 지난 2014년 12월 전직 비리경찰, 특전사 출신 등 60여명을 <노조파괴용병>으로 고용해 올해 3월12일 기업노조설립후 이들을 가입시켰다.
26명의 조합원이 다쳐 순천향병원응급실로 이송됐으며, 뇌출혈, 왼쪽눈주변 함몰 등 심각한 상해를 입은 조합원들도 속출했다.
또 이들 <노조파괴용병>들은 갑을오토텍지회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들어온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금속노조 집기를 부수고 또다시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3~4명이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지회는 경찰에 폭행현행범 체포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체포요건이 안된다거나, 담당검사가 체포하지 말라고 했다는 등 핑계를 대며 긴급체포를 거부했고, 그사이 폭력을 행사한 <노조파괴용병>들은 기업노조사무실로 몸을 피하거나 도주했다.
경찰의 묵인방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산경찰서는 이날오후9시경 폭행범을 잡겠다며 기동대를 투입했지만 기업노조사무실앞에서 조합원들과 대치할 뿐 체포에 나서지 않았고, 오히려 직접 현행범들을 잡겠다며 기업노조사무실로 향하던 금속노조조합원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여성조합원과 조합원가족을 막무가내로 밀어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갑을오토텍지회는 긴급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경찰, 노동부, 검찰은 수없이 많은 증거, 자백, 폭력에도 명분만을 언급할 뿐>이라며 <균형을 잃은 채 사용주편만 들고 있는 이 작태를 뿌리뽑는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금속노조 법률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법률위원회 등 노동법률단체들은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검·경은 금속노조조합원들에게 무자비한 테러를 자행한 노조파괴용병들을 신속히 체포하고., 이를 사주한 갑을오토텍대표이사 박효상을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이들단체들은 <회사의 신종노조파괴전략에 대한 수많은 증거가 나오고, <노조파괴용병>들이 마음껏 활개치며 잔인한 폭력으로 정당한 노조활동을 짓밟으면서 물들이는 동안, 경찰, 검찰은 이들에 대한 현행범 체포, 책임자구속수사 등 지극히 상식적인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일에는 경찰이 회사정문앞에 <노조파괴용병>들과 함께 와서, 이들도 정당한 출입권한이 있다고 하면서 회사출입에 따른 금속노조와 충돌 등 범죄예방을 위해 금속노조조합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이에 대해 <노조파괴용병들이 회사에 출입하면 이전과 같이 금속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폭력으로 짓밟고 또다시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피로 물들이는 범죄행위를 저지를 것이 명백하다.>며 <이들을 회사에 출입시키는 것 자체가 또다른 범죄행위를 종용, 방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경찰을 향해 <노조파괴용병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고 오히려 금속노조조합원들에 대해 방패와 군화발을 돌린다면 이는 또다시 노조파괴용병들의 범죄행위를 비호하는 위범한 공무집행이자 직무유기의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질타했다.
<노조파괴용병>과 경찰의 행태가 더욱 가관인 것은 21일 공장안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갑을오토텍지회 노동자들에게 아침밥을 주기 위해 조합원가족들이 공장으로 향하자, <노조파괴용병>들은 멈춰있는 차에 자신의 몸을 들이대 차에 치었다며 난도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경찰은 차가 멈춰있었다고 진술하는 조합원부인 김모씨를 협박해 시속 5km로 운전중이었다고 진술하라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갑을오토텍노사는 <노조파괴> 목적으로 채용됐다는 의혹을 받은 신입사원을 전원 입사취소하기로 합의했으며, 폭력사태가 벌어진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회는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문제가 아직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지회는 <향후 결과가 나오면 교섭 등을 통해 풀어갈 것>이라며 <아직 사측의 노조파괴 공작관련 책임문제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진권기자